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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없이 끝난 BDA 회담, 6자회담에 미칠 영향 주목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 간의 금융 실무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31일 끝나면서, 이번 회담 결과가 오는 8일 재개될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미국은 이틀에 걸친 북한과의 이번 실무회담이 유익했다고 밝혔지만, 북한 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제2차 금융 실무회담이 유익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한 대표들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BDA)의 동결된 북한계좌 문제를 논의했으나 아무런 합의 없이 회담을 끝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는 회담이 생산적이었으며, 이번 회담을 통해 희망적인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오랜 기간 조사를 거쳐 BDA 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진전을 이루기 시작할 상황에 도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 역시 “좋은 회의를 했다고 본다”며 “아마도 유익한 정보교환이 있었고, 이같은 협의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양측이 앞으로 회담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문제는 6자회담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미국 측의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북한은 아직까지 이번 회담과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친북 성향의 일본 내 한인단체인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약칭 ‘조총련’의 기관지 ‘조선신보’는 1일 북한은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미국에 대해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해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금융제재를 해제하고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9.19 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 공약 이행에 관한 토의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 BDA 회담 결과가 8일 열리는 6자회담의 걸림돌이 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당국자는 북한측 오광철 수석대표가 평양으로 돌아간 만큼 6자회담 전에 다시 미-북 간에 금융협상이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6자회담 관련국들은 다음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에 따른 초기이행 조치를 문서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8일 재개되는 6자회담을 앞두고 관련국들과의 사전조율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합니다.

힐 차관보는 3일 한국을 방문해 천영우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각각 만난 뒤, 5일에는 일본으로 떠나 일본측 관계자들과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일본 언론은 1일 이번 6자회담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참가국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역시 31일 6자회담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하자는 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참가국들이 그같은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최근 베를린 회동에서 미국이 북한 측에 외무장관급 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KEI) 소장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은 동결할 가능성이 있지만 핵무기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31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 영변의 핵 시설은 협상카드로 활용하겠지만 핵 무기나 플루토늄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앞서 클린턴 행정부와 초기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의 대북 특사를 지낸 바 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미국과 북한 수석대표들 간의 양자회담이 열린 것은 의미가 크며, 이는 미국의 대북 접근방식이 달라진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베를린 회동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부시 대통령이 직접 승인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또한 힐 차관보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낼 당시와 같이 힐 차관보가 협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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