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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란 핵 개발로 지구멸망 가능성 커져


북한과 이란의 핵 계획 등으로 지구의 멸망 가능성이 냉전시대 이후 가장 높아졌다고 미국의 핵 관련 전문지 ‘핵과학자회보’ (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BAS)가 밝혔습니다.

핵과학자회보는 17일 1947년부터 핵으로 인한 지구의 멸망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표시해 온 ‘지구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를 멸망 5분 전으로 앞당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잡지 편집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핵 전문가들은 17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아직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시 행정부는 대북 압박보다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김영권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핵 과학자 회보가 어떤 단체이고 ‘지구 멸망의 날 시계’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지 부터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답: 핵과학자회보는 미국 북부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기술 핵 관련 전문지 입니다. 이 잡지는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한 해인 1945년 12월, 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일부 핵물리학자들을 중심으로 핵전쟁의 우려를 국제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창간된 전문지입니다.

의학계에서 의료기술과 의학의 윤리적 문제 등을 다루는 잡지가 각각 출간되듯이 이 잡지도 핵 관련 기술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핵이 안고 있는 위험성과 국제적 파장 등 국제안보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잡지의 이름보다 핵과학자회보가1947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지구 운명의 날 시계’를 더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문: 핵과학자회보가 ‘지구 운명의 날 시계’를 멸망을 뜻하는 자정에 더 가깝게 조정한다고 17일 발표했는데 보다 자세한 발표 내용과 시간을 앞당긴 배경을 좀 더 설명해 주시죠

답: 핵과학자회보는 17일 워싱턴과 런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구 운명의 날 시계를 자정을 기준으로 기존 11시 53분에서 55분으로 2분 더 앞당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잡지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케넷 베네딕 국장은 BAS 이사진과 노벨상 수상자 18명을 포함한 후원자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 북한의 최근 핵실험과 이란의 핵개발 야망 등은 국제사회가 1945년 1차 핵시대 이후 2차 핵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네딕 국장은 지구촌에 2만 7천개의 핵무기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 중 2천기는 당장 발사가 가능한 상태라며 핵의 군사적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고 핵 관리는 미비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네딕 국장은 또 시간을 멸망 쪽으로 앞당긴 또 다른 배경에는 날로 악화되는 기후변화도 한 몫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핵 전문가들은 핵무기 한 기가 수십만명을 살상할 수 있으나 기후변화는 단번에 수 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문: ‘지구 운명의 날 시계’가 지금까지 얼마나 자주 조정됐습니까?

답: 총 17번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멸망을 뜻하는 자정에 제일 가깝게 다가간 때는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했던 1953년으로 11시 58분까지 다가갔었습니다. 반면 자정에서 제일 거리가 멀어졌던 때는 냉전이 종식되고 구 소련이 해체된 1991년으로 11시 43분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문: 북한의 핵 위협과 그 심각성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핵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답: 북한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핵실험은 큰 성공작이 아니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도 아직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ICBM은 일반적으로 미사일 탄두에 핵을 장착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말합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인터뷰 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 목소리로 북핵 해결에 있어 압박이 아닌 진지한 협상과 포용책을 주문했습니다.

미 육군 중장 출신으로 BAS의 이사를 맡고 있는 로버트 가드 주니어 (Robert Gard,Jr) 군축비확산센터(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o) 선임 연구원은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다시 강행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드 주니어 선임 연구원은 1차 실험이 완전히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은 의심할 여지 없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며 정치적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핵무기를 실용화할 때까지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핵물리학과 우주학을 가르치고 있는 로렌스 크라우스(Lawrence M. Krauss) 교수는 북한의 핵은 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 있으나 부시 행정부가 말하는 시급한 위협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크라우스 교수는 미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는 북한의 핵실험이 새로운 위협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아직 핵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점이며, 북한의 1차 핵실험은 그런 배경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럼 미국과 일본 등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말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크라우스 교수는 특히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 위협 방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 체제 역시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라우스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것이란 전제하에 학자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모든 연구보고서는 미국이 효과적으로 북한의 ICBM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돈 낭비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의 핵 문제 해법으로 이들 전문가들은 어떤 방법을 제시했나요?

답: 앞서 말씀드렸듯이 진지한 외교적 협상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핵전문가인 로렌스 크라우스 교수는 역사적으로 적들을 압박하고 고립화하는 방법으로 핵 문제를 해결한 전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외교적 포용책만이 최선의 해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라우스 교수는 미국의 대북 압박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부추기고 나아가 핵 위협만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가드 주니어 (Robert Gard,Jr) 군축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은 북한을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경고를 확실히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보다 진지한 협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드 주니어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가 지난 6년 간 완전하지 않은 대북정책을 추진해 북한의 핵 위협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6년 동안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시 행정부의 지난 6년간 대북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드 주니어 연구원은 또 북한의 핵실험 당시 주위에서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한국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은 우수한 군사력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핵우산이 계속 존재하는 한 큰 어려움 없이 북한의 모든 공격을 분쇄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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