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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한반도 유사시 대비한 군사협력 본격계획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주변에 긴장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정부가 동북아시아 지역의 유사시 상황에 대비한 군사협력 계획 수립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습니다.

양국 정부는 특히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발빠른 군사력 강화 움직임에 우려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일 간 군사 공동작전 계획 중 한국 관련 부분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 공동 군사작전과 자국민 대피 계획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일본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에 대한 무력공격과 주변사태에 대응하는 상호협력 계획과 관련, 이전부터 공동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소 다로 외무상도 이날, 미-일 공동 군사협력 계획에 따라 한국에 체류 중인 일본인들을 어떻게 대피시킬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일본인 약 3만명과 미국인 8만 5천명 가량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밝힌 미-일 공동작전 계획은 지난 2002년 양국 정부가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해 수립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코드명 ’5055 개념계획’을 세부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양국은 2002년에 ‘5055 개념 계획’에 서명했지만 협력사항별 방침이나 필요한 시설 수만 기술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여러 가지 제약으로 그동안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 데는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에 긴장국면이 조성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이 진전을 보고 있습니다.

개념계획은 북한의 공격으로 인한 일본 유사시 또는 중국의 타이완 공격, 한반도 유사시 등 주변사태에 대비해 자국민 소개 작전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입니다.

주요 언론들에 보도되고 있는 미-일 공동 군사 작전 계획에 따르면, 양국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서 대피한 미국인들을 일본이 일시적으로 수용해주고, 미국은 군 항공기와 함대를 제공해 일본인 수송에 협력하게 됩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대피 민간인 선정과 원활한 출입국, 검역 절차 수립 등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양국은 또 미군의 출격이나 보급 거점이 되는 기지나 항만 제공에서부터 조난 미군 구조작업 등 정부와 민간 차원의 협력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활용해 군사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진전시키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이후 미사일 방어체제 조기 구축 방침과 함께 이지스함의 추가 배치를 서두르는 등 군사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방위청을 성으로 격상하는 등 자위대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밖에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재무장 가능성이 내포된 평화헌법 개정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한반도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의 난민 약 15만명 가량이 일본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내각부 산하 ‘사태대처전문위원회’는 원산과 청진 등의 항만과 북한이 보유한 선박 등을 토대로 이같이 추산했습니다.

아소 장관은 이날 한반도 유사시 북한으로부터 약 10만명에서 15만명 규모의 난민이 일본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런 사태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의 내각부 산하 위원회는 난민들이 유입되면 일본 정부는 행정활동에 중대한 지장이 없는 한도 내에서 시설을 개방해 수용하고, 수용 능력이 초과될 가능성에 대비해 제 3국 이송을 검토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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