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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언어 망라할 '겨레말 큰 사전' 편찬회의 열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는 ‘겨레말 큰 사전’ 편찬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번 8차 편찬회의에서는 그동안의 준비작업을 마치고 사전 편찬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30만개의 어휘를 수록하는 남북한 언어를 집대성하는 역사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인데요.

자세한 소식 도성민 통신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겨레말 큰 사전은 그야말로 남북한 언어를 총망라한 대사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8번째 회의가 열렸었지요?

답: 지난달 29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겨레말 큰 사전을 만들기 위한 남-북한 언어 학자들의 8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이 겨레날 큰 사전 편찬 논의는 1989년 고 문익환 목사가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당시 문 목사가 남북 통일국어사전 편찬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김 주석이 이에 동의하면서 관심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사전 편찬에 관한 본격적인 양측의 논의는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되었고, 금강산, 평양, 개성을 오가며 남북 공동의 뜻을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겨레말 큰사전 남측편찬위원장인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홍윤표 교수입니다.

(홍윤표, 겨레말 큰 사전 남측 편찬위원장) “ 실질적으로 사전은 올림말 선정하는 것은 기초 작업이고, 그것을 뜻 풀이 하는 것이 본격적인 작업인데.. 이번부터 뜻풀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본격적인 논의를 했기 때문에 ...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 겨레말 큰 사전 편찬이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8차 회의는 그 어느 회의보다도 성과가 높았던 회의라고 생각합니다. ”

문: 그러니까.. 7차 회의까지는 사전을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이었다면 이번 8차 회의부터는 사전에 올릴 말을 선정하는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사전 편찬을 위한 기준이라고 할까요? 공동 편찬요강을 만들고 세부적으로 어떤 말을 올릴 것인지. 선정하는 논의의 시간이었다면, 이번 회의부터는 사전에 올릴 어휘들을 모아서 서로 상의하는 사전 편찬을 위한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지난 6~7차 회의에서도 사전의 자모배열 순서에 따라 ‘ㄱ~ㄹ’ 부분의 올림말을 선별하기도 했지만 공동작업의 탄력이라고 할까요? 본격적인 일의 성과는 이번 회의 부터라고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문: 남북한의 공동사전을 만드는 만큼 편찬기준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말이 겨레말 큰 사전에 실리게 되나요? 현재 남북한에서 쓰고 있는 모든 어휘가 다 포함이 되나요?

답: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어휘 전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현재 남북한 사람이 쓰고 있는 말을 기준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올림말의 기준이 되는 자료로 남-북한의 대표사전인 한국의 ‘표준국어대사전’.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을 정하고 이 사전에 실린 어려운 한자어, 잘 쓰이지 않는 외래어를 빼고, 또 중국 등 해외동포들이 쓰고 있는 말 등을 집대성하기로 했습니다.

(홍윤표, 겨레말 큰 사전 남측 편찬위원장) “조선말대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말은 70% 정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 새로 뽑은 것들이 1/3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원래 우리들이 합의한 것은 겨레말 큰 사전에는 조선말대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어휘 중에서 20만개를 뽑고, 새 어휘를 10만개를 올리기로 합의했거든요...그러니까 아주 어려운 작업이지만 상당히 새로운 자료들.. 새로운 어휘들이 등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겨레말을 집대성하는 작업이니 만큼 참여하는 인원도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말이라는 것이 책을 보고 찾아내는 것도 아니고 남-북한의 각지에서 또 해외에서 전문가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또 문학작품 등 문헌에서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사전편찬의 초기 단계여서 충분한 인원을 갖추진 못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경우는 편찬위원과 사회과학원 산하 전문가 80여명이 참가하고 있구요. 남측의 경우도 지역어와 현장어 그리고 새 어휘를 찾아내는 요원 등 현재 60여명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접근을 하고 있지만 남측의 그 출발이 늦은 편인데요. 지난해 故문익환 목사의 추모재단인 (사)통일맞이 늦봄 문익환 목사 기념사업회를 통해 사전편찬이 시작되었다가 지난해 6억원의 정부예산지원이 있었고, 올해 38억원으로 대폭 예산이 증액되고 내년에는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 사전편찬 작업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문: 이제 ‘사전편찬의 여덟 고개를 넘었다’는 표현도 있던데요. 겨레말 큰 사전의 결과물이 나오려면 더 많은 고개를 넘어야 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금은 1년에 4차례 정도의 만남이지만 앞으로 수 없는 고개를 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번째 고개가 끝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으로 따지자면 적어도 7년 동안은 그 고개를 남-북한이 함께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편찬 작업은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세계의 유명 대사전들의 제작 기간은 오랜 시간을 걸쳐 만들어진 것이지만 남-북한의 겨레말 사전은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적어도 2012년에는 그 첫 번째 성과물이 나오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홍윤표, 겨레말 큰 사전 남측 편찬위원장)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첫 판이 나올 때 50년 걸렸구요. 독일의 그림사전은 200년 걸려 나왔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7년 만에 나온다는 것이 무리이기는 하지만.. 남북에 있는 우리 동포들의 바람도 크고, 현재 남북의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봐서도 이것이 빨리 결과를 보여야..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야 이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뜻풀이는 내후년부터 하기로 했는데 앞당긴 것 이거든요. 그래서 아마 앞부분 것은 어문 규범 통일된다면 금방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늦어도 7년이 가기 전 까지는 첫 권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문: 북측 관계자들의 사전 편찬에 임하는 자세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북한의 조선언어학학회 부위원장이지요, 정순기 부위원장이 이제 信心(믿음)이 생겼다는 표현을 했더군요..

답: 그만큼 남-북한의 공동작업이 잘 되고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북한의 경우 우리말 순화에 관해서는 한국보다 더 열성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통일된 조선말 사전을 갖는다는 것은 민족의 과업이자 자랑이다.. 라고 강조하기도 했답니다.

(홍윤표, 겨레말 큰 사전 남측 편찬위원장)“문영호 위원장 정순기 선생이나...평생을 사전편찬에 몸담아 온 분들이예요. 그래서 서로 제일 처음에는 의심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나눴지만... 오래 만나다 보니까 그 뜻을 잘 알게 되었고 . 이것이 뒤에 정치적인 의욕이 있거나 하지 않다는 것을 훤히 알게 되어서... 지금 그 분들과 진실하게 대하고 있고 저희들도 진실하게 대해서 사전 편찬에 전념을 다하고 있는 셈이지요.”

문: 그동안 개성이나 금강산, 평양.. 그리고 이번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편찬회의를 했는데... 늘 만나서 일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보자는 데 남북한 전문가들이 마음을 모았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회의만 할 것이 아니라 실무적인 일을 해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남-북한 각기에서 찾아온 어휘들을 모아서 논의하고 사전에 올리고 하는 일은 가끔 만나서 할 일이 아니라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제요. 남측은 이번 회의에서 '겨레말 큰 사전‘ 편찬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

(홍윤표, 겨레말 큰 사전 남측 편찬위원장) “개성 쪽에 ‘겨레말의 집’이라는 집을 지어서... 남-북이 동시에 출퇴근하는 이러한 방법으로 사전을 편찬하자고 제안했는데..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무진에서요...그런데 이것도 남-북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그것도 어려워지구요. 빨리 이루어져서 편찬위원들이 매일 같이 출퇴근해서 일을 하면 제일 좋겠는데...어렵구요, 편찬위원들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실무진도 대동해서 직접 회의는 1시간을 끝내고 실무진이 만나서 작업하자는데 합의는 했습니다.”

문: 8차 편찬회의 이후, 중국 어문학자 등이 참가한 ‘겨레말 큰 사전 전문가 초청회의’ 가 열렸습니다. 아 자리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본래 그 자리는 중국에서의 우리말... 의 쓰임새와 겨레말큰사전 활용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었는데요. 생각지 못했던 상황도 생겼다고 합니다. 북한의 전문가들은 일정한 북한으로 돌아간 뒤였는데.. 참가한 중국의 전문가들이 조선어는 이제 소수민족의 언어이다. 한국어가 세계어 국제어이니까.. 겨레말 사전의 기준은 한국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홍윤표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남측의 손을 들어준 듯 하기도 하지만 남-북 공동의 작업을 해야 하는 일이어서 북한의 전문가들이 불쾌해 할 지도 모른다고 오히려 조심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60년분단세월 이질화된 언어를 통합하는 작업이 될 겨레말 큰 사전~ 남측의 편찬위원들은 민족문화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윤표, 겨레말 큰 사전 남측 편찬위원장) “언어는 협동을 통해서 일을.. 문화를 창조하고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 언어 문화를 통일시키고 통합시키는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가 사전 편찬입니다. 그래서 사전편찬을 통해서 서로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통할 수 있고, 의사소통할 수 있고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 저희들은 그러한 자부심으로 지금 이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남측 편찬위원회에서는 금강산에서 열릴 다음 9차 회의는 국제적인 사전편찬 전문가를 초청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남측의 제안에 북측이 동의를 할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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