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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영국기자, '북한주민들은 전쟁위협 느끼지 않아'


지난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북한 내 동향에 관해서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인사들은 북한 주민들의 동향에 대해 상반된 의견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보도입니다.

최근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라프> 신문의 피터 심슨 기자는 서방 세계 언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심슨 기자는 언론인 신분을 숨기고 북한 내 투자 증가를 목적으로 한, 대부분 영국인들로 구성된 12명의 사업 협상단을 따라 지난 10월 27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심슨 기자는 이번이 자신의 첫번째 북한 방문이었던 점과 이들 사업가들은 안내원들과 호텔 종업원등 극히 제한된 북한 주민들과 대화가 허용됐다는 점을 강조 하면서도, 자신은 북한에서 핵실험 이후 서방 언론이 보도하는 것과 같은 긴장감과 불안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심슨 기자는 북한 주민들은 직장에 나가고 가족을 돌보는 등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심슨 기자는 이들은 핵실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핵실험은 북한의 자위적 국방력을 위한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10월 20일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핵실험의 성공을 축하하는 10만명 군민대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평양 거리에는 역사적인 핵실험을 자축하는 선전문구와 포스터가 가득하고 북한 주민들은 도리어 대외적으로는 핵실험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표시하고 있었다고 심슨 기자는 말했습니다.

심슨 기자는 평양 거리에서 만난 두 아들을 둔 한 기혼 여성이 자신에게 미국은 왜 북한을 그렇게 미워하는냐고 물으면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영국은 모두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북한도 이제 핵무기를 갖게되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면서, 위대한 김정일 지도자 덕분에 북한은 강대국이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실시이후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는 대북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고, 최근에는 결의안에 따른 금수 물품 목록을 확정하는 등 대한 제재에 대한 이행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들은 북한 내 경제상황이 상당히 악화되고 주민들의 어려움 역시 가중되고 있다는 상반된 동향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 소식통은 평양 소재 비정부 단체들이 북한은 굶주림은 아니지만 영양결핍 현상이 팽배하다고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세계 식량 기구도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한 주민들이 식량 부족으로 올해 어려운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렐드지도 6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최근에는 북한의 당간부 가족들도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가고 있으며 북한의 밀 수출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 10년간 연변에서 북한인 2만명을 도운 한 기독교인의 말을 인용해, 과거에는 대부분 함경북도 출신의 농부와 노동자들의 탈북을 도왔지만 최근에는 평양의 지배층 집단인 당간부들의 가족들도 불법으로 월경하고 있다고 전해, 북한의 핵실험이후 더욱 악화된 북한 내 실상의 단면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에 피터 심슨 기자가 동행한 영국의 사업 협상단은 일정에 따라 대성 호수에서 50분 거리에 있는 ‘평양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평양의 김일성 광장을 방문한 후, 북한 상공 회의소의 투자 설명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투자 설명회에서 북한관리들은 북한은 외국 투자를 환영하고 있고, 대북한 투자 고려시 유엔의 대북한 경제제재조치는 무시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중국 보다 낮은 임금과 숙련된 기술공으로 국제 벤처 사업가들의 투자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지만, 심슨 기자는 사업가들은 확실히 추가적인 대북 경제제재 조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심슨 기자는 이미 북한에서 운영되고 있는 업체들은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경제제재조치가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고 일반 북한 주민들의 삶에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피터 심슨 기자는 지난 주 영국의 BBC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최근 북한방문 경험을 전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한국, 말레이시아 등 전세계에서 많은 청취자들이 전화를 걸어 심슨 기자에게 질의하는 등, 핵 실험 이후 북한의 동향에 관한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과 북한의 핵 야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의 일상 삶에 관해서는 그리 접하지 못한 많은 청취자들은, 북한에 “암시장”이 있는지,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외부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 많은 질문을 쏟아부으며 궁금증과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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