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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무력공격 의도 아니다” - 논란야기


오는 14일로 예정된 부쉬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핀란드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지난 7월4일에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해 그것은 `무력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남짓 앞두고 부쉬 대통령과는 서로 다른 인식을 거듭 밝힌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핀랜드를 공식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7일 할로넨 핀랜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그동안의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지만, 그 미사일이 미국까지 가기에는 너무 초라한 것이고 한국을 향해 쏘기에는 너무 큰 것”이라면서 “그래서 나는 그 미사일을 실제 무력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발사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치적 행동으로 보지 않고 실제 무력적 위협으로 보는 언론이 더 많은 것은 문제를 더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무력적 위협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기류와는 크게 다른 것이며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만날 부쉬 대통령과도 상반된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부쉬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발언한 내용과도 다른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인 지난 7월6일 약 10분 간에 걸친 부쉬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심각한 도발행위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당시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한-미 동맹관계 재조정 문제와 더불어 오는 14일 열릴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핵심 현안에 대한 한-미 두 나라 정상의 서로 다른 인식은 정상회담의 결과를 낙관하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데 이어 조만간 추가적인 제재 조처를 취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씨는 6일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사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솔직한 대화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워싱턴 소재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또 “두 정상이 서로 우호적으로 예의를 갖추면서 긍정적인 것을 재확인하는 데 그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국민일보>는 8일자 사설에서 “국가안보에 관한 한 극히 작은 위험요소나 가능성이 있어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통령으로서 너무도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면서 “임진왜란 직전 일본의 정세를 살피러 갔던 두 통신사 중 김성일의 보고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노 대통령이 북한의 무력위협을 애써 부정하는 것이 4백여년 전 김성일이 민심혼란 방지를 이유로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던 것과 흡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부 미국 언론이 보도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고 아무런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근거없이 계속 가정을 갖고 얘기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남북한 관계를 해롭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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