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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에서 두번째 동화책 펴낸 한인 미술가 제임스 양


뉴욕에서 활동중인 한인 미술가 제임스 양 씨가 두번째 동화책을 냈습니다. 제임스 양 씨는 ‘조이와 젯’ 시리즈 두번째인 ‘우주에 간 조이와 젯’에서, 주인공 조이와 애완견 젯이 겪는 모험을 통해, 어린들에게 우정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있습니다. 제임스 양 씨는 또한, 미국출판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있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뉴욕타임즈와 포츈 등 주요 신문과 잡지의 삽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화제의 인물을 찾아가는 ‘워싱톤 초대석’, 오늘은 제임스 양 씨와 함께 합니다. 대담에 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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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이번에 두번째 동화책을 내셨는데요. 축하드립니다. 제목이 ‘-우주의 조이와 젯’, ‘우주에 간 조이와 젯’,인데요. 먼저 어떤 내용인지 책 소개 좀 해주시죠.

(양) 네. ‘Joey and Jet in Space’는 조이라는 이름의 소년과 애완견 젯에 관한 얘기입니다. 둘은 제일 친한 친구인데요. 조이와 젯이 우주에서 겪는 일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젯이 우주에서 사라지게 되는데요. 조이가 젯을 찾아나서면서 겪게되는 모험과 상상의 얘기입니다. 이 책은 관계에 관한 것, 즉 조이와 젯, 두 각별한 친구의 우정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 직접 동화를 쓰고, 삽 화를 그린신 걸로는 이번이 두번째죠? 지난 2004년에 ‘Joey and Jet, 조이와 젯’이라는 제목으로 첫 동화책을 내셨었는데요. 주인공 이름이 같네요. 이번에 나온 책은 속편인가요?

(양) 시리즈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조이와 젯을 주인공으로 동화책 시리즈를 낼 계획인데요. 2008년에 3편을 낼 계획입니다.

(부) 책 줄거리나 등장인물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양) 독창적이 아니다라고 들리겠지만,. 어렸을 때 하고싶었던 일들, 생각했던 것들을 책으로 쓰고싶었습니다. 또 항상 풍경이나 배경이 다른 그림을 연작으로 그리고 싶었는데요. 예를 들어 소년이 공을 던지면, 강아지가 공을 쫓아가는데, 공이 도망가듯이 계속 튀면서, 뒷 배경이 계속 바뀌는 겁니다. 다른 도시나 마을 등 재미있는 장면으로 말이죠. 그렇게 해서 첫번째 동화책 ‘조이와 젯’이 탄생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이와 젯 사이의 우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판사 편집인이 첫번째 책을 보고 시리즈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권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여러가지 얘기를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그러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책은 강아지가 계속 공을 쫓아가다가 마침내 공을 잡게된다는 얘기구요. 두번째 책에는 조이가 더 많이 등장하는데요. 조이가 젯을 찾아다니며서 겪는 얘기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둘 사이의 우정을 보여주고있습니다.

(부) 두번째 책 배경이 우주인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양) 어렸을 때 우주에 관한 책을 좋아했거든요. 애들이 그렇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주의 별이나 미래의 우주선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항상 우주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기억을 되살려서요.

(부) 육아 잡지 ‘Child’의 편집인이 최근 CBS 방송 아침쇼에 출연해서, 어린에게 권장하고싶은 동화책의 하나로 ‘Joey and Jet in Space’를 꼽았는데요. 혹시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주고싶은 어떤 메시지가 있습니까?

(양) 교훈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두번째 책은 즐겁게 노는 경험에 관한 겁니다. 아이들이 자기자신과 결부시킬 수 있다면 좋겠구요. 리차드 잭슨 씨가 제 편집인이었는데요. 얼마전에 은퇴했지만, 아주 능력있는 편집인입니다. 잭슨 씨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어린 아이때 인상에 깊이 남아있는 경험을 기억해보라구요. 그리고 그 느낌이 가는대로 써보라고 했는데 그같은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아이들 보면 어울려 놀기도 하지만, 혼자 놀 때도 많지않습니까?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상상을 하기도 하는데요. 어떤 때는 이런 경험이 매우 즐겁고, 어떤 때는 외롭기도 한데, 그런 모든 것들을 잡아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죠.

(부) 이곳 워싱톤 포스트나 뉴욕 타임즈 같은 신문은 물론이구요. 타임지라든가, 포춘 지, 포브스 지 등 여러 시사잡지에 제임스 양 씨의 삽화를 볼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기사의 삽화를 그리는 것 하고, 동화책을 직접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매우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양) 물론입니다. 다른 일은 아주 단시간에 빨리빨리 해야합니다. 어떨 때는 마치 게임하는 기분인데요. 정해진 시간아래 일을 해내야하고, 한가지 일이 끝나면, 다음 작업에 들어가고, 또 다음 일을 하는 식이지만, 동화책은 아주 다릅니다. 장기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더 많이 애착을 갖게되죠. 처음 줄거리를 구상하고 책이 나올 때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책이 완성되고 나면, 약간 섭섭한 기분까지 들어서 제 자신도 놀랐습니다.

(부) 동화책 한 권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데요?

(양) 1년정도 걸리는데요. 줄거리를 구상하고 쓰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걸리구요. 정작 삽화를 그리는데는 별로 시간이 안 걸립니다. 두 달 정도 걸리죠. 줄거리를 만들 때 편집인하고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상의를 하는데, 마치 글쓰기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아무래도 제가 삽화가 출신이다보니 배울게 많습니다. 제가 만든 스토리를 보고, 여기는 이렇게 고치면 어떻겠느냐, 이런 방향으로 한번 생각을 해봐라하는 식으로, 편집인들이 조언을 많이 해줍니다. 삽화가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또 전체적인 아이디어나 줄거리를 정하는 일은 잘 하지만, 저같은 경우, 긴장요소를 끌어내는 면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부) 이전에 ‘조이와 젯’ 시리즈 말고도 동화책 삽화를 그리신 일이 있죠? ‘Built it up and Knock it Down-만들고 부숴라’라는 책에서는 그림만 담당하셨는데, 직접 동화책을 쓰는데 그 영향이 있지않았나 싶은데요?

(양) 물론입니다. 저는 그런 단순간결한 얘기를 좋아합니다. ‘Built It Up and Knock It Down’의 삽화를 그리고나서, 바로 이거다, 이런게 바로 내가 하고싶은 얘기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 신문기사나 잡지기사의 삽화를 그릴 때 어떻게 구상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는지 궁금한데요.

(양) 뭐랄까요. 별로 웃기지않는 농담을 하려고한다고나 할까요? 은유를 많이 합니다. 작업을 할 때 기사내용을 보고 그 저간에 흐르는 것이 무엇인가 파악하려고 합니다. 전쟁이든 사람들간의 논쟁이든 결국은 모두 갈등에 관한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부) 신문이나 잡지 삽화도 편집자들이 먼저 방향을 잡아주나요?

(양) 그럴 때도 있지만, 다들 제 작업방식을 잘 알기 때문에 기사 내용을 한 단락 정도로 요약해서 보내줍니다. 그러면 그걸 읽어보고 그림을 그리는 거죠.

(부) 아까 신문이나 잡지 삽화는 정해진 시간내에 빨리빨리 마쳐야한다고 하셨는데, 보통 어느 정도나 시간을 받나요?

(양) 뉴욕 타임즈 신문 같은 경우는 하루만에 완성해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삽화를 완성하기까지 여섯시간 정도 걸립니다. 잡지는 보통 일주일 정도 시간을 받습니다. 전 별로 마감시간 때문에 압박감을 받지는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다른데서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제가 골프를 잘 못치거든요. 그래서 골프장에 가면 스트레스 지수가 팍팍 올라갑니다. 한국사람들 왜들 그렇게 골프를 잘 치는지 모르겠어요. 저만 빼고 다 잘 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미쉘 위 선수가 제 재능을 다 뺐어간 것 같습니다.

(부) 경쟁심이 굉장히 강하신거 아닌가 생각되네요. 골프장에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골프로 미셸 위 선수를 따라갈 순 없겠지만, 제임스 양 씨는 또 나름대로 미술분야에서는 성공한 분 아닙니까? 아무리 재능이 많아도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능력있는 삽화가로 성공하게된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양) 아까 말씀하신대로 경쟁심이 많은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다 그렇지않을까요? 또한가지 중요한 것은, 끈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항상 노력하는 거죠. 전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다들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걸 알 수 있죠. 설사 직업이 남을 웃기는 코미디언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죠. 또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들 열심히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일러스트레이터, 삽화가라는 제 일을 참 좋아하거든요. 작업과정도 좋아하구요. 그게 도움이 되지않았나 싶습니다. 또 저는 스스로에게 정직한 편입니다. 어디 개선할 점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반문하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고쳐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 조각도 하셨죠? 워싱톤에 있는 미국역사 박물관에 ‘클락맨’이라는 작품이 전시되고있는걸로 알고있는데요.

(양) 그건 제가 직접 조각한 것은 아니구요. 디자인해서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만든 겁니다. 그런데 아주 세밀하게 만들어서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실수로 그린 것도, 조각에 꼭 표현하려고한 건 아닌데도, 그런 것까지 세밀하게 똑같이 만들었더라구요. 제가 전에 10년동안 워싱톤에 살았었는데요. 그때 인연으로 스미소니안 조각 디자인을 맡게됐습니다.

(부) 미술재능은 누구로부터 물려받으셨나요? 가족중에 미술가가 또 있습니까?

(양) 저희 할아버님이 한국에서 유명한 화가십니다. 여산 양달석 님이신데요. 한국 미술 전환기의 화가로서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화가였던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부산 미술관에 제 할아버님의 작품이 전시돼있습니다. 제 아버지쪽을 보면, 재미있게도 모두가 과학자 아니면 예술가입니다. 제 아버지는 과학자셨구요. 제 여동생은 수학자인데, 창의적인 분야의 수학을 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과학하고 예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그리 먼 사이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부) 제임스 양 씨의 작품 스타일을 보면 선이 굉장히 단순하고 간결한데요?

(양)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된 게 아니라, 점차적으로 그런 스타일로 발전해왔다고 할 수 있죠. 어렸을 때 설 스타인버그 (Saul Steinberg)나 폴 클레이, 미로 같은 화가를 좋아했었거든요. 그런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겁니다.

(부) 동화책 얘기로 돌아가서요. ‘조이와 젯’의 한국판이 나올 계획은 없는지요?

(양) 첫번째 책, ‘조이와 젯’은 이미 한글로 번역돼 나온 걸로 알고있구요. 두번째 책도 한글판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있습니다.

(부) 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책 많이 쓰시고, 좋은 그림도 많이 그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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