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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고 전 역전승 이후 16강 진출 기대 높아


한국을 포함해서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 나라들이 모두 한 차례 씩 경기를 치룬 가운데, 개최국인 독일의 축구 열기가 점점 더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토고 전 승리 이후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 나가 있는 이연철 기자를 자세한 소식 보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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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인들이 보여준 축구 열기에 전 세계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번 대회 주최국인 독일의 열기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대회가 계속될 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느낌입니다.

특히 어제는 독일이 숙적인 폴란드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벌이는 날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열광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독일 국기나 대표팀 유니폼은 기본적인 소품이었고, 아예 머리까지 국기 색깔로 물들인 사람들이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구호를 외치며 하루 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 곳곳을 활보했습니다.

프랑프푸르트의 공식 야외 응원장인 마인 강변의 마인 아레나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이미 독일 팬들이 만 5천 석의 좌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독일 팬들은 국가와 응원가를 번갈아 부르고 국기를 흔들면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독일이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치면서도 폴란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하지 못하다가, 정규 경기시간이 모두 지나고 3분간의 인저리 타임에 올리버 뇌빌의 결승골로 폴란드를 1-0으로 물리치자 우뢰와 같은 함성이 마인 강변을 뒤흔들었습니다.

이어서 뢰머 광장으로 자리를 옮긴 독일 팬들은 밤늦도록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베를린이나 뮌헨 등 독일 다른 도시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개최국인 독일의 축구 열기가 지난 2002년의 한국에 비해 너무 약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2년 한국에서 붉은 함성을 경험했던 김도형 씨의 말입니다.

“많은 한국 분들을 만났는데, 그리고 개막전이 열리는 아레나 경기장에도 갔다 왔는데, 2002년도 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고, 많은 분들이 실망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로 8년 째 독일에 살고 있는 유정아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거리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만 보셔서 그러는데, 사실 구석구석 들어가 보면 전 도시가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보시면 돼요. 그게 잘 표현이 안돼서 못보셔서 그러는데, 완전히 완전히 틀려요 저희가 여기 사는 사는 입장에서 보면.”

한편, 독일 전역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들도 벌어 졌습니다. 독일 경찰은 독일과 폴란드의 경기를 앞두고 베를린의 브란덴부르그 광장을 폐쇄했는가 하면, 경기가 열린 도르트문트에서는 약 3백명의 훌리건 용의자들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의 김종해 총영사는 한인 응원단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나라들이 조별리그 한 경기 씩을 벌인 가운데, 난적 우크라이나를 4-0으로 대파한 스페인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스페인은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H조에 속해 있어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에 3-0 완승을 거둔 체코도 우승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있고, 집중력이 돋보이는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반면,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은 크로아티아에 1-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역대 월드컵 대회에서는 크고 작은 이변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는데, 이번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이변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처녀 출전한 크로아티아가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아프리카의 세네갈이 개막전에서 전대회 우승국인 프랑스를 물리치고 결국 8강전까지 진출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지난 대회에서 4강에 까지 오른 것도 큰 이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세계 축구 팬들이 월드컵 대회에 열광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약체로 평가되던 팀이 강팀을 잡는 뜻밖의 승부와 극적인 반전인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변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의 부진과 큰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모두 9개 나라가 출전했는데, 승리를 거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고 튀니지와 사우디 아라비아는 서로 비겼을 뿐,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첫 경기에서 패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유럽 대륙에서 열리는 점과 유럽 국가들이 좀 더 철저한 준비를 한 것도, 이변이 거의 없는 이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팀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토고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19일 오전 4시에 벌어질 프랑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당초 프랑스와는 무승부 작전으로 나선다는 입장이었지만, 토고 전 승리 이후 프랑스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팀은 프랑스 전에서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습니다.

토고 전에서 한국 팀의 첫번째 골을 뽑아낸 이천수 선수는 프랑스에 대해 세계 최강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은 프랑스가 아니라 한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스위스와 무승부를 기록한 프랑스는 한국 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자유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한 대표팀 선수들은 오늘 오후에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프랑스 전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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