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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와 아프칸 참전 경력자들 미국의 중간선거에 다수 출마 예정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들이 다수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문: 우선 출마 예상자가 얼마나 되고 또 이들의 면면이 어떤지 소개해 주십시요.

답: 현재 출마가 유력한 사람은 10명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장교 출신으로 10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민주당 소속으로 나섭니다. 지역별로는 펜실베이니아 3명, 텍사스 2명, 그리고 매릴랜드와 일리노이,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미네소타주가 각각 1명입니다.

이들 가운데 상원의원 출마자는 한 명도 없고 모두가 하원의원에 출마하고 있습니다. 부상자도 2명 있습니다. 일리노이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타미 덕워스씨는 유일한 여성으로 헬리콥터 조종사 출신인데, 조종하던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이라크에서 로켓탄에 맞아 추락하면서 두 다리를 잃었습니다. 이밖에 텍사스에서 출마하는 밴 테일러씨는 출마 예상자 10명 중 유일한 공화당 소속으로 이라크에서 한때 포로가 됐던 제시카 린치 일병 구조작전에 참가한 바 있습니다.

문: 참전용사들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이들이 다른 일반 후보들에 비해 갖는 잇점이 있습니까.

답: 미국은 이번 주에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군은 개전 초기 예상보다 빨리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침공 3년이 지난 현재 2천3백여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투입된 예산은 2천억달러를 웃도는 데도 이라크 상황은 아직 전혀 안정되지 않고 있어 반전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주요 선거쟁점이 될 것이 확실한 가운데 민주당은 참전용사 출신이 좋은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이들이 참전군인이란 사실 자체가 여론의 호의적 반응을 얻을 수 있는데다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취약하다는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 모두가 자신의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반대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당 지도부의 호의적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문: 참전용사들에게 잇점이 있다고는 해도 현역의원을 누르고 당선되기가 쉽지는 않을텐데요. 특히 미국의 상하원 선거에서는 현역의원이 선거에 패배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까.

답: 미국에서 공직선거 출마자에게 가장 큰 무기는 정치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이 점에서 현역에 비해 크게 불리합니다. 한 예로 미네소타주에서 출마하는 교사 출신 참전용사인 탐 왈즈씨가 지금까지 확보한 정치자금은 4만달러에 불과합니다. 반면 상대인 현역 길 구츠넥 하원의원은 62만달러를 모금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치자금 뿐 아니라 정치경험도 큰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참전 경험이 좋은 자산이긴 하지만 선거전은 이 것 하나로 결정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참전용사 출신들의 이라크 전쟁 반대 목소리에 공감하더라도 실제로 선거전을 결정하는 것은 경제 등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 여부인 만큼 이런 분야에서 자질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공화당 관계자들은 민주당의 참전용사 출신 후보들은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선거전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별로 경계하지 않는 기류입니다.

문: 그래도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최대 쟁점은 아무래도 이라크 상황이 되지 않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역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그리고 태풍 카트리나 대응에서 드러난 부쉬 행정부의 무능, 경제상황 등이 쟁점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통령 선거와는 달리 상하원 선거는 아무래도 지역별 특성에 따른 쟁점이 선거결과를 좌우하게 되는 만큼 부쉬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 등 전국적인 쟁점을 선거분석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상황이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측에 유리하게 돼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 해도 공화당이 53석에 민주당이 46석인 상원과 공화당 230석에 민주당 202석인 하원의 의석구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문: 부쉬 대통령은 요즘 연일 기자회견과 대국민 연설 등을 통해 이라크 상황에 대한 여론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답: 그렇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상황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누구도 전쟁을 좋아 하지 않으며 또 성공을 확신하지 않았다면 자신은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 상황이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앞서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를 지낸 아야드 알라위씨는 영국 비비씨 방송과의 회견에서 `지금 상황이 내전이 아니면 무엇이 내전이냐'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어제는 클리블랜드에서 연설하면서 이라크 상황과 관련해 언론보도를 탓하기도 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라크의 도시인 탈 아파르의 예를 들면서 이 곳 어린이들은 지금 학교에 가고 거리에서 안전하게 뛰어노는 등 도시가 정상으로 되돌아갔다면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인데도 대다수 미국민들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런 내용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선거일이 가까워오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라크 상황에 대한 대국민 직접 설득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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