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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font color = 9c4500>[되돌아 본 2005]</strong></font> 절실히 요구되는 유엔의 개혁


2005년은 유엔 개혁의 해로 여겨졌었습니다. 하지만 한 해가 다간 지금 개혁은 이뤄진 것이 거의 없고, 아울러 절실히 요구되는 개혁의 앞날은 불투명합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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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개혁은 지난 10여년 동안 매년 거론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태어난 유엔이 이제 새로운 세기의 도전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현대화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합니다.

하지만 개혁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몇 년에 한번씩 개혁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 발표됐지만 이른바 개혁론자들은 합일점을 찾는데 실패했으며 개혁은 성과없이 끝나곤 했습니다. 외교관들과 관료들은 유엔은 회원국이 191개국이나 되는 큰 조직인 만큼 의견이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정기적으로 서로에게 상기시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지난 4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9월의 유엔 창설 60주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폭넓은 유엔 개혁을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해줄 것을 요청했을 때만 해도 유엔 개혁은 일말의 희망이 있었습니다.

유엔은 일련의 추문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컸던 것은 유엔이 경제제재 상태에 있던 이라크에 생필품 구매 목적의 석유 판매를 허용한 이른바 `오일-훠-푸드’ 계획과 관련해 부패가 드러난 것이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폴 볼커 전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는 유엔 직원들의 비윤리적이고 부패한 행태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이 인도적 계획을 타락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볼커씨는 분명히 드러난 관리 면에서의 실패가 유엔의 평판을 약화시키면서 긴급한 개혁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고 말합니다.

볼커씨는 위원회의 조사 결론은 유엔의 한 가지 계획에 대한 잘못을 보고하는 것으로 그치거나 혹은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볼커씨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들은 좀더 근원적인 것이라면서 60년 전 세상이 좀더 단순할 때 만들어진 유엔에서 생겨날 수 있는 일들이라고 지적합니다.

볼커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9월에 열린 유엔 정상회의 역시 개혁조처를 약속하는 성명을 냈을 뿐 아무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이 약속은 유엔의 관리 관행에 대한 큰 폭의 개혁과 권위가 추락한 인권위원회를 폐지 혹은 대체하는 등 미국이 제안한 몇 가지 우선적 관심사에 대해 거론하고 있습니다.

정상회의 전날 미국의 새 유엔대사인 존 볼튼씨는 유엔이 개혁에 완강히 저항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대한 감사 강화와 운영상의 통제를 요구한 볼커 전 의장의 제안을 주목합니다. 볼커 전 의장의 제안은 독립적인 감사위원회와 좀더 강한 조직윤리, 사무처가 유엔 자체와 유엔의 계획에 대해 좀더 통제를 가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며칠 동안 바로 이런 것들을 추진했지만 이를 거부하는 수십개 나라들의 저항에 부닥쳤습니다. 이들은 현 상태대로 가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다른 유엔의 추문을 막을 수 있도록 유엔을 개혁할 필요가 있으며 유엔의 신뢰성은 바로 이 개혁을 실행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유엔의 개혁을 주창해온 사람들은 세계 정상회의가 개혁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취하지 못한데 낙담하고 있습니다.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과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주도하는 초당파적인 의회 팀은 이는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볼튼 대사는 내년도 유엔 예산에 대한 승인을 개혁 채택과 연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대사는 미국은 유엔의 운영이 방해받지 않도록 3~4 개월의 임시예산 편성을 제안했다면서 이 기간 동안 총회 회원국들은 개혁권고안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유엔의 관료주의 내부에서 경고음이 나왔습니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임시예산은 유엔이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의 본업은 개혁이 아니라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가 부여한 권한을 수행하는 것이라면서 본업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난 총장은 그러면서 개혁 뿐 아니라 진행 중인 활동도 위태롭게 하는 제안은 어떤 것이든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 해가 다 가는 시점에 몇 가지 개혁조처가 승인됐으며 전쟁의 상처를 회복하려는 나라들을 돕기 위한 평화구축 위원회 설치는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들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새로운 인권기구 창설과 유엔에의 주 기여국들이 바라는 종합적인 사무국 개혁에 대해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존 볼튼 대사는 자신은 굳은 의지를 갖고 개혁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합니다.

볼튼 대사는 필요한 개혁에 대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개혁을 계속 강력히 추진할 것이며 이는 미국의 우선적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개혁은 미 의회도 우선적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몇몇 의원들은 유엔 예산의 22%에 달하는 미국의 분담금 가운데 최소한 일부라도 보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외교관들은 유엔 개혁에 대한 논의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볼튼 미국대사의 강력한 의지와 미 의원들의 조급함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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