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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스라엘행 폭탄 선적 중단... 홍콩 법원, 반정부 시위곡 금지


미군 F-35 전투기가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을 투하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군 F-35 전투기가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을 투하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내려던 폭탄의 선적을 중단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휴전 협상이재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항소법원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부르던 노래를 금지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에 대한 일부 기업의 수출 허가를 취소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이스라엘로 갈 예정이었던 미국산 폭탄의 선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영국 BBC 방송 등 몇몇 언론이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이스라엘로 보낼 폭탄 수천 개의 선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조처가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260억 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안보 지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한 관리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런 조처를 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번 결정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스라엘은 1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갈 곳이 없이 대피하고 있는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900kg 폭탄의 최종 용도와 가자지구 내 다른 곳에서 본 것처럼 이것이 밀집된 도시 환경에 미칠 영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이 관리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보내는 강력한 폭탄이 라파 공격에 쓰일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고려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이번 조처가 “약 150만 명이 이집트 국경 인근 캠프에 모여 있는 라파를 겨냥한 공세에 대한 미국의 심각한 우려를 이스라엘 지도부에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8일 상원 청문회에 나와 무기 선적을 보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청문회에서 라파에서 진행되는 일들의 맥락에서 일부 단기 안보 지원 선적에 대해 현재 재검토 중이기 때문에 무기 선적을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분쟁이 시작되고 미국이 이스라엘행 무기의 선적을 중단한 적이 있었나요?

기자) 지난해 10월 7일부터 가자지구 전투가 시작된 뒤로 알려진 사례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간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시작되고 가자지구 내 많은 곳이 폐허가 되고, 3만4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어도, 미국은 폭탄과 미사일 수만 발을 계속 이스라엘에 보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선적을 중단한 폭탄 수량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900kg 폭탄 1천800발, 그리고 226kg 폭탄 1천700발이라고 미국 정부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그 밖에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6천500발도 나중에 보낼 예정이었는데, 바이든 정부가 이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휴전을 성사하기 위한 협상이 재개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집트 소식통들을 인용해, 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 회담에 참여한 다섯 당사자가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회의가 8일 오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8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이집트 소식통이 언급한 다섯 당사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미국, 이집트, 그리고 카타르입니다.

진행자) 지난 6일에 하마스가 중재국들이 제시한 휴전안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했지만, 이스라엘은 이 휴전안을 거부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7일 양측에 휴전에 합의하라고 다시 촉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조정관은 카이로에서 재개될 협상이 “남아 있는 간극을 좁힐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 대표단을 포함해 모두 협상 테이블로 오고 있다”면서 “남아 있는 이견이 해결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믿는다”고 커비 조정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중재국들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측에 3단계 휴전안을 제안했다고 알려졌죠?

기자) 네. 세 단계에 걸쳐서 이스라엘 인질들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맞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떤 항목에서 이견이 남아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가장 중요한 항목은 휴전의 성격에 관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측은 휴전이 끝나면 군사작전을 재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요. 반면에 하마스 측은 휴전이 전투를 완전하게 중단하는 의미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특히 휴전안에 들어있는 ‘지속 가능한 평온(sustainable calm)’이라는 문구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속 가능한 평온이라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기자) 네. BBC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휴전안 초안에 2단계에서 지속 가능한 평온으로의 복귀에 대한 언급이 있고, 이는 군사 및 적대적 작전의 영구 중단으로 정의돼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휴전안 초안은 지속 가능한 평온을 전투를 완전하게 중단한다는 뜻으로 정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AP통신은 하마스가 휴전 2단계에서 지속 가능한 평온이 발효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해야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7일 보도했습니다.

홍콩 행정원장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대 (자료사진)
홍콩 행정원장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법원이 반정부 시위대가 부르던 노래를 금지했군요?

기자) 네. 홍콩 항소법원이 8일 반정부 시위대의 노래를 금지해 달라는 홍콩 정부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지난해 홍콩 고등법원은 해당 노래 금지가 무고한 제3자들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이유로 같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항소법원에서 이 결정이 뒤집어진 겁니다.

진행자) 항소법원이 금지한 노래가 어떤 노래입니까?

기자) 네. 제목이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이라는 노래인데요. 지난 2019년에 진행된 반정부 시위에서 널리 불리면서 알려졌습니다. 이후 이 노래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상징하는 노래가 됐는데요.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몇몇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이 노래가 연주되면서 홍콩 당국을 격분시켰습니다. 심지어 어떤 행사에서는 중국 국가 대신에 이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는데요. 홍콩은 중국의 반자치 지역이기 때문에 국가가 없고, 대신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사용합니다.

진행자) 홍콩 항소법원이 하급법원 결정을 뒤집고 이 노래를 금지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제레미 푼 판사는 판결문에서 작곡자가 노래를 ‘무기’로 만들려고 의도했고, 그렇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푼 판사는 또 “이 노래는 2019년 이래 홍콩을 괴롭히는 폭력 시위를 부추기는 원동력으로 쓰였고, 특정 사회 부분에서 감정을 자극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원 판결로 홍콩 내 공공장소에서 이 노래를 일절 들을 수 없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범죄 의도를 가지고 노래를 방송하거나 연주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거기에 인터넷 기반 플랫폼에서도 노래를 재생하거나 배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인터넷에서도 노래를 재생하거나 들을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AFP통신은 벌써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몇몇 계정에 접근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은 A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홍콩 법원 판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법원 명령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법원 모독죄가 적용될 수 있고, 벌금이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1997년에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뒤에 홍콩에서 노래가 금지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과거에 이 노래 때문에 체포된 사람이 있었나요?

기자) 네. AP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공공장소에서 이 노래를 연주한 사람들을, 허가 없이 공공장소에서 악기를 연주했다는 것 같은 죄목으로 당국이 체포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항소법원 판결에 대해서 중국 정부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판결이 나온 뒤에 중국 외교부 논평이 나왔는데요.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써서 분열을 선동하고 국가를 모욕하는 일을 막는 것이 홍콩 당국이 국가안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화웨이 회사 로고 (자료사진)
화웨이 회사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사에 대한 수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미국 상무부가 인텔과 퀄컴을 비롯한 일부 기업의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허용하는 라이선스를 취소했다고 로이터, CNBC 등 주요 매체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일부 기업은 8일부로 즉각 허가 취소가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상무부도 해당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상무부는 앞서 이날(8일), 화웨이에 대한 특정 라이선스를 취소했다고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해당 기업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상무부 대변인도 8일 CNBC에 보낸 성명에서, 어떤 기업들이 해당됐고, 어떤 라이선스가 취소됐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특정 라이선스가 취소된 것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무부가 왜 이런 조처를 취하는 건지는 설명했습니까?

기자)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우리의 통제가 어떻게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이익을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는지 평가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위협적 환경과 기술 환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때때로 수출 허가를 취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는 미국의 수출 통제 명단에 올라 있는 기업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9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있으며, 개인 정보 등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는데요. 해당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거론된 기업들은 허가증을 받았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20년, 인텔에 노트북에 들어가는 칩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내줬고요. 퀄컴도 2020년 구형 휴대전화용 4G 칩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해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인 ‘메이트60 프로’를 선보였는데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7나노’ 칩이 탑재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처가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화웨이는 또 지난달, 최초의 인공지능(AI) 지원 노트북인 ‘메이트북 X 프로’를 출시했는데요. 이 노트북은 인텔의 새로운 ‘코어울트라9프로세서’로 구동됩니다.

진행자) 인텔 기술이 이용됐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정부를 크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상무부가 인텔 측에, 이 칩을 화웨이에 판매하도록 승인했다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라이선스가 화웨이의 부활에 기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화웨이사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의 부품 공급 규제로 화웨이는 한때 큰 위기를 맞았는데요. 작년 회사 순이익이 메이트 60 프로 판매 등에 힘입어 1년 전보다 144%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라이선스가 취소된 해당 기업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로이터 통신의 요청에 인텔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요. 퀄컴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화웨이도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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