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한 가운데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두 나라의 핵과 미사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의 무기 확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두 전문가와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윤정호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방문을 어떻게 보십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군사, 심지어 핵 사안까지도 논의될 것이라는 우려가 분명히 있습니다. 두 나라 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란은 러시아에 자폭용 드론과 생산 기술을 제공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란과 북한 사이에 군사적인 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벡톨 교수) 많은 분석가들은 이런 방문이 군사협력 확대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다른 교류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교류에서 군사 장비 확산과 관련한 실질적인 거래가 수반되죠. 그런 일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방문일 겁니다. 군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과 무관하게 북한과 이란은 이미 군사적인 사안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한 탄도미사일에 북한 기술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님, 해당 탄도미사일에 북한 기술이 사용되었다고 보십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이란은 확실히 북한 기술을 받았습니다. 이런 미사일을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는 이미 오래 전에 전달됐습니다. 북한은 약 10년 전에 우크라이나 미사일 시스템에 침투해 미사일 기술을 상당히 많이 얻었습니다. 그 기술은 북한뿐만 아니라 이란에게도 가치 있는 것이죠. 저는 정보 당국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란에 대류간탄도미사일(ICBM)용 재진입체가 없다고 보는데요. 이란이 재진입체를 만들게 되면 금지선(레드라인)을 넘는 것이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북한이 재진입체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상당히 클 겁니다.
벡톨 교수) 제가 아는 것은 지난 4월 14일에 발사된 미사일 중 다수가 에마드(Emad)였고, 에마드는 이 샤하브-3를 더 강력히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샤하브-3는 노동 미사일을 모방한 것이고요. 북한은 2000년 초 이란에 샤하브-3 제조 시설을 지었습니다. 본질적으로 같은 미사일이라는 거죠. 에마드와 샤하브-3의 유일한 차이점은 에마드가 더 많은 추진력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에마드의 사거리는 1 천700 km입니다. 그 미사일들 중 하나가 14일 이스라엘의 사해까지 날아갔고 나중에 회수됐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에마드 미사일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문가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기자) 올브라이트 소장님, 북한과 이란 사이에 핵무기와 관련한 협력도 있었다고 보십니까?
올브라이트 교수) 두 나라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방문은 과소평가돼서는 안됩니다. 북한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사안, 특히 미사일과 잠재적인 핵 문제에 대해 더 많은 협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무기급 우라늄을 사용하고, 탄두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무기를 설계했습니다. 현재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과거에는 매우 활발했고 그들은 많은 것을 터득했죠. 북한은 주로 플루토늄 탄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란은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서 터득한 것에 관심이 있을 것이고, 북한도 이란이 성취한 것에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
벡톨 교수)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협력은 있었습니다. 특히 지하 시설 건설과 같은 분야에서 핵 협력이 있었다고 믿을 수 있는 정황적인 증거는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두 나라의 협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이란에 어느 정도로 무기가 확산됐는지는 모릅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 간 기술 이전은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이지 않습니까? 이란도 북한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까?
올브라이트) 저는 분명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란은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개발하거나 서양의 드론을 바탕으로 새 드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면서 제트 엔진이나 프로펠러 등을 기반으로 한 드론도 만들어냈습니다. 또 드론에 대한 전파 방해를 방지하는 기술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도 그 부분에 관심을 가질 겁니다. 그 분야에서 확실히 협력의 잠재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 밖에 이란은 핵무기에 대해서 북한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여기에도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
벡톨 교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까지 이란은 구매자였고 북한은 판매자였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이나 재래식 무기 체계에 이란의 기술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말대로 상황이 변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금 우리가 냉전 이후로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북한, 이란과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란이 실제로 북한에 기술을 파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하자면, 이란이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북한에 군사용으로 무언가를 팔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습니다. 두 나라의 관계는 북한이 이란에 시스템과 기술을 판매하고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기자) 벡톨 교수님, 중동 분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북한의 무기 확산을 억제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보십니까?
벡톨 교수) 북한 입장에서 보면 세계적으로 불안정하거나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시장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벌어지자 북한은 이란이 친이란 세력에 공급할 군사 물품을 팔았습니다. 2019년 들어서서는 북한은 후티에게도 공급했고요. 헤즈볼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마스가 자금원을 확보하면서 하마스에도 팔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북한은 불법 무기 시장은 계속 이어진 것이죠. 이제는 그 시장이 달라지고 더 커졌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땅에서 영역을 확장하는데 쓰이는 포탄과 미사일 수는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유엔 전문가패널이 군사 및 기타 유형의 장비가 북한에서 다양한 나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을 추적해 왔었죠. 북한이 무기 확산에 상당히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북한 대표단의 이란 방문과 관련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과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대담 진행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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