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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해진 북중 접경지…곳곳에 ‘트럭 행렬’


단둥 세관에 북한 쪽을 향하고 있는 트럭 6대가 보인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단둥 세관에 북한 쪽을 향하고 있는 트럭 6대가 보인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북중 육로 교역의 거점인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일대에서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고화질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활기를 되찾아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분주해진 북중 접경지…곳곳에 ‘트럭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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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 인근 중국 쪽 세관 야적장에 대형 트럭 6대가 보입니다.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에어버스의 지난 2월 위성사진 분석 결과인데, 차체의 길이가 18m로 일정합니다.

조중우의교 북한쪽 출입구 인근에 트럭과 버스 등 차량이 등장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조중우의교 북한쪽 출입구 인근에 트럭과 버스 등 차량이 등장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특히 6대 모두 운전석이 조중우의교 방면을 향하고 있어 중국에서 물품을 싣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가로 약 100m, 세로 60~80m인 세관 야적장은 신의주 향발 컨테이너 트럭이 대기하는 곳입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토대로 지난해 11월부터 이곳 야적장에서 컨테이너 트럭 추정 물체가 식별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번처럼 고화질 위성사진에 대형 트럭이 포착된 것은 처음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기 전까지만 해도 늘 트럭이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코로나 이후 수년간 텅 빈 모습만 관측돼 왔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트럭 6대가 고화질 위성사진에 포착되면서 북중 간 육로 무역의 재개 정황인지 주목됩니다.

조중우의교의 북한 쪽, 즉 신의주에서도 최근 몇 년 만에 차량 행렬이 포착되는 등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조중우의교 북한 쪽 끝자락의 한 공터에 버스 11대가 자리 잡았고, 주변엔 트럭 여러 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또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신의주 내 도로에는 다리 쪽을 향하는 트럭 14대가 눈에 띕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양국 육로 통행이 활발하던 때와 유사한 움직임입니다.

북한 의주비행장에서 트럭이 화물을 하역하고 있다. 주변에는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화물이 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 의주비행장에서 트럭이 화물을 하역하고 있다. 주변에는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화물이 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중국에서 건너온 화물이 격리돼 온 의주비행장 상황도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상세히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중국 단둥과 인접한 의주비행장 활주로에 중국에서 열차로 건너온 화물을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해 왔습니다.

이번 위성사진에는 파란색 방수포에 덮여 활주로 곳곳에 놓인 화물 더미 수십 개가 찍혔습니다

트럭이 박스 모양의 물체를 막 하역한 듯한 장면도 포착됐는데, 중국에서 막 건너온 화물을 의주비행장으로 운송한 뒤 이를 방수포에 덮어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의주비행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연결된 유도로 끝부분에선 화물을 실은 20량짜리 열차도 발견됐습니다. 열차로 운송된 화물이 의주비행장을 거쳐 내륙으로 운송되는 동선을 짐작하게 합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트럭 행렬이 포착됐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단둥으로 향하는 조중우의교가 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 신의주에서 트럭 행렬이 포착됐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단둥으로 향하는 조중우의교가 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북중 국경 지대의 활발한 모습은 최근 늘어난 양국의 무역액과도 어느 정도 일치합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올해 1~2월에 3억 1천123만 달러의 무역액을 기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1~2월의 327만 달러보다 10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이 기간 두 나라는 가발과 속눈썹 등 인조 모발 부문에서 역대 최고치인 약 8천만 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사람의 머리카락과 양모 등 원료를 수입해 가발과 속눈썹 등 인조 모발 제품을 만들어 중국에 되파는 형태의 무역을 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전보다 많은 가발 제품이 지린성과 랴오닝성 등 북중 접경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며 북중 접경 지역에서 발견된 트럭에 관련 제품이 실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if you look at the district data from the Chinese customs, you'll see that more of them are going to Jilin and Liaoning provinces and that would make sense that they would go by truck to those places.”

브라운 교수는 늘어난 트럭의 통행량이 ‘북중 교역의 정상화’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양국 교역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맞지만, 대북제재 본격화 이전인 2016년이나 2017년 무역량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wouldn't call it normal. It's just back to before the COVID shutdown, that's true. But that was not at all normal, because the North Korean exports had already dropped very sharply. So, the normal trade you have to go back to is 2017, 2016 to say the reasonable level of North Korean exports.”

실제로 북중 무역액은 대북제재가 대폭 강화되기 전인 2016년까지 월 4억 달러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2월에는 1억 2천만 달러로 당시의 약 3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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