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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안 폭력 이스라엘인 제재...미-일 필리핀 해역 합동훈련


요드단강 서안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 (자료사진)
요드단강 서안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한 이스라엘인들을 미국 정부가 제재했습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필리핀 주변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들을 제재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겨냥한 공격을 주도한 이스라엘인 4명을 1일 미국 정부가 제재했습니다. 제재 명단에 올라간 사람들 가운데 3명은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에 살고요. 나머지 1명은 요르단강 서안 인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일) 이들을 제재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이 조처에 따라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들이 이들과 금융 거래를 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된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연관된 겁니까?

기자) 네. 이들 가운데 1명인 다비드 차이 차스다이 씨는 후와라에서 발생한 폭동을 주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 집들을 불태웠는데요.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이논 레비라는 사람은 몇몇 이스라엘 정착민을 이끌어 팔레스타인과 베두인 주민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경작지와 자산을 파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현지 주민을 살해하거나 주민들 집을 불태운 혐의를 받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이들이 폭력 행사와 반복된 위협, 그리고 재산 파괴 행위를 통해 팔레스타인 공동체의 강제 이주를 유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네. 유엔 집계로는 지금까지 약 37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스라엘군에 살해됐지만, 적어도 8명은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살해했습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민이 상당히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현재 약 49만 명이 살고 있고요. 반면 팔레스타인 주민 수는 대략 300만 명 정도 됩니다. 요르단강 서안은 지난 1967년에 발생한 3차 중동전쟁, 이른바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빼앗은 곳인데요. 현 국제법으로는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는 곳으로 간주합니다.

진행자) 그간 미국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지속해서 우려를 전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극단적인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 수준이나 주민들의 강제 이주, 그리고 자산 파괴 등 현 요르단강 서안 상황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 됐고, 평화와 안보, 그리고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 정부는 현지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이스라엘 측에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유대인 정착민들 폭력에 대해 이스라엘 측에 주기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요. 그는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내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막고, 여기에 관여한 사람들에 책임을 묻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미국 정부가 제재한 4명 가운데 3명을 처벌했지만 “미국은 필요하면 추가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렇게 이스라엘인들을 제재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일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주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조처가 현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에 대한 미국 내 아랍인 공동체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아랍계 미국인들이 많이 사는 미시간주로 가면서 이번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아랍계 미국인들의 비판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죠?

기자) 네. 민간 기관인 아랍미국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된 이래 아랍계 미국인들의 민주당 지지율이 17%까지 하락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2020년에 이 지지율이 59%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아랍계 미국인들이 전체 유권자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미시간주와 같이 대선 승리에서 중요한 이른바 ‘경합주’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의 비판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 정부 제재에 대해서 이스라엘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총리실이 성명을 냈는데요.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민들 가운데 대다수가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며 이스라엘 정부가 범법자들을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같은 예외적인 조처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왼쪽)과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항모 이즈모함이 남중국해에서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왼쪽)과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항모 이즈모함이 남중국해에서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필리핀 주변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이번 주 필리핀 주변 해역에서 진행한 4일간의 합동훈련이 끝났다고 미 해군이 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에서 훈련에 어떤 전력이 참여했습니까?

기자) 네. 미 해군에서는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인 칼 빈슨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그리고 미사일 유도구축함 7척과 순양함 2척이 참가했습니다. 또 일본 해상자위대에서는 휴가급 헬기항모인 이세함이 훈련에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어떤 훈련이 진행됐나요?

기자) 네. 미 해군 측은 성명을 내고 고도의 전투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방어 훈련, 해상 정찰, 그리고 전술 기동 훈련 등을 실시하면서 전함 수십 척과 군용기들이 국제 수역에서 국제법에 따라 항해하고 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 해군 성명이 국제 수역과 국제법을 강조했는데요. 미국과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은 그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강조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성명은 이번 훈련에 참여한 두 핵 추진 항모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지하기 위해 7함대 작전 구역에 배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상호방위조약을 공유하는 워싱턴과 도쿄 정부는 인도태평양에서의 상호안보 이익을 지지하기 위해 다수의 해군력을 신속하게 집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과 이곳에서의 양국 안보 이익은 중국의 위협과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네. 중국이 필리핀 주변 해역, 즉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내 대부분 수역을 자기 영해로 주장하면서 주변 나라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타이완 등과 대립하고 있고요. 동중국해에서는 일본, 그리고 타이완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등 필리핀 주변 해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은 이런 중국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에 미 해군 항모 칼 빈슨함과 로널드 레이건함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이번과 비슷한 훈련을 한 바 있습니다. 또 1월에는 미국과 인도, 호주, 한국 해군,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대잠수함전에 초점을 맞춘 시드래곤 훈련을 진행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필리핀 해군은 미국, 그리고 호주 해군 등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합동 순찰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이런 합동훈련이나 순찰이 역내 긴장을 불러오는 자신들 문 앞에서의 도발이라고 비난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군용기와 함정들이 초근접 기동으로 미군이나 필리핀군 비행기나 함정들을 자주 위협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특히 필리핀과 자주 충돌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 근해에서 중국 해양경비대나 민병대 함정들이 필리핀 해양경비대나 해군 함정과 자주 대치하고요. 필리핀 어부들의 어로 작업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러자 필리핀은 미국과의 기존 군사협정을 갱신하는 등 미국과의 군사협력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 시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직원이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산둥성 칭다오 시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직원이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중국 소식 한 가지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의 자리에 올랐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지난해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자동차제조협회(JAMA)는 일본이 지난해 442만 대를 수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해 491만 대를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자동차 수출이 위축된 건가요?

기자)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2023년 일본 자동차 수출은 전년도인 2022년보다 16% 증가한 겁니다. 2022년 일본이 수출한 자동차는 약 420만 대였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난해 일본의 자동차 수출도 늘긴 했지만, 중국이 일본보다 더 많이 수출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2022년보다 무려 58%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일본은 2017년까지는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2000년부터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최근 유럽 등지에서 친환경 자동차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란 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를 둘 다 장착해 필요에 따라 가동할 수 있는 자동차입니다. 여기에, 중국산 자동차가 다른 나라 경쟁 업체 자동차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주요인이 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차가 가격 경쟁에서 앞선다는 건데, 하지만 중국 차는 정부 보조금을 둘러싼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수년간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해, 공정 무역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현재 중국 정부의 보조금 실태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중국 자동차 수출을 이끈 또 다른 요인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중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과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줄줄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는데요. 이 틈을 타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러시아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진행자) 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가 차지한 비율은 10%가 채 안 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자동차 비율이 점점 늘어, 가장 최고조에 달했던 8월에는 중국산 자동차가 점한 비율이 거의 56%에 달했습니다. 러시아로 수출된 중국산 자동차는 70% 이상 내연 기관 자동차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자동차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금 중국이 러시아에 자동차 수출 규모를 늘리고 있는 건데요. 중국 세관 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이 러시아에 판매한 자동차는 94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전년 같은 기간에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 규모는 11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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