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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서울] 탈북민 자활 돕는 컵밥 가게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앞 컵밥 가게.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앞 컵밥 가게.

탈북자들에게 취업을 통해 자립을 도와주고, 더 나아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자와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김미영 기자입니다.

[헬로서울 오디오] 탈북민 자활 돕는 컵밥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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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앞, 수업을 마친 대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대학 앞에 유난히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바로 작은 종이그릇에 밥을 담고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서 파는 “컵밥” 집인데요,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보니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이 가게 점장 김승근 씹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2년째 지금 운영을 하고 있고요, 우리 탈북민 북에 고향을 두신 분들을 취업, 창업을 하기 위해서 시작이 됐습니다. 지금 한 몇 명이 아르바이트로 경험을 해 보고 창업을 해 보고 싶어하는 분도 있고요, 현재 한 명이 또 지금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장사가 잘 되는 대학가 식당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탈북민들에게 일을 가르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승근 씨가 오래 전부터 초기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는 정착 도우미 봉사를 하면서 이런 가게까지 운영하게 됐습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정착 도우미라고 그거를 한 9년 동안 해왔는데요 결국은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일자리 문제가 좀 해결이 되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많이 있었고요, 결국은 제가 모든 걸 경험해 봐야지, 아르바이트부터 취업 창업에 갈 수 있게끔 잘 안내를 해야겠다,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4일 숙명여대 앞 컵밥 가게에 지난 12개월 동안 통일기금 500여 만원을 모았다는 고객에 대한 감사 문구가 붙어있다.
4일 숙명여대 앞 컵밥 가게에 지난 12개월 동안 통일기금 500여 만원을 모았다는 고객에 대한 감사 문구가 붙어있다.

대학가 앞에 있다 보니 월세도 비싸고, 직원들 월급 등 나가는 경비도 만만치 않지만, 탈북민들을 위한 통일기금으로 매달 30만원씩 꾸준히 후원도 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통일기금 지금 12개월 동안 한 500여만원 정도 후원을 했는데요, 북한에 예를 들어 수해가 났을 때 작년에 일부를 보내기도 하고, 국내에 있는 또 중국에 있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북한 분들 좀 돕는 일을 했습니다. 또 여명학교라고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이런 곳 그리고 몇몇 그런 기관들에 컵밥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초기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취업인데, 이 곳에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우고 후에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작은 가게지만 자본주의사회 흐름을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매출을 다 이야기 해 줘요. 인건비와 식자재비 그런 것들이 얼마 정도 나가고 이 분들이 실제로 창업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자본의 흐름을 알려주죠. 또 인건비 같은 경우도 본인의 인건비는 근로기준법에 의해서 이렇게 이렇게 됩니다. 그렇게 자꾸 하나하나씩 알려주는 학습의 장이기도 합니다."

[녹취: 가게 현장음]

현재 이 곳에는 탈북민 1명과 몽골에서 온 유학생 1명, 그리고 탈북민 아내를 만나면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한국인 1명이 점장 김승근 씨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점원 이강 씨 이야깁니다.

[녹취: 이강 점원] "북한 탈북자들의 실상을 실질적으로 다룬 공연이죠 그 공연을 하게 되고 참석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향후에 북한 탈북자 이런 분들이 쉽게 배울 수 있고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남한에서 자리잡는데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좀 배우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승근 씨의 아내도 탈북민입니다. 남남북녀 가정을 꾸리며 이렇게 남과 북의 사람들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게 진짜 통일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탈북민들의 정착에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조금 더 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도 합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사실 매장의 경영 말고도 또 하나 생각하고 있는 게 푸드트럭이예요. 경영 입장에서는 방학 때는 좀 대학가가 한가하니까 꾸준히 매출을 내는 차원에서 푸드트럭을 같이 병행하는 것도 있지만 북한 분들, 탈북민을 위해서도 서비스에 좀 덜 부담스러운 푸드트럭을 한 해 동안 해 보고 또 이게 잘 되면 반드시 탈북민들이 컵밥으로 성공하고 싶은 그렇게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자립을 위한 일터를 꾸리고, 그 일터를 통해서 남한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는 김승근 점장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이 일이 통일에 작은 기여가 되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통일에 대한 기대감, 통일을 앞두고 해야 되겠다는 일들 중에 여기 와 있는 분들이 잘 사는 것 그게 바로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지 않을까, 우리 탈북민들이 이 땅에 오니까 잘 살더라 그런 것들이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계속 전화를 하고 그래서 아, 이 곳에 오니까 너무 좋구나 이런 소식들을 북에 자꾸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이곳에서 경험을 쌓은 탈북민들이 북한으로 가서 컵밥집을 차리고, 남한에서 받은 나눔을 북한사람들에게 다시 전할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도 이야기 했습니다.

[녹취: 김승근 점장] "통일 이후를 생각했을 때도 이 분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결코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이 분들이 저희가 하는 것 보다는 고향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우리 탈북민들이 좀 잘 적응하고 또 리더로 살수 있게끔 돕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미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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