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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건강보험법안, 상임위 통과...주 정부들 트럼프 수정 행정명령 거부 움직임


9일 미국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 테이블 위에, 공화당이 제출한 '오바마케어' 대체 건강보호법안이 놓여있다.
9일 미국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 테이블 위에, 공화당이 제출한 '오바마케어' 대체 건강보호법안이 놓여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하원에서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 맞서 소송을 제기한 주가 늘고 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미국의 지난 2월 새로운 일자리가 23만5천 개 증가하는 등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였는데요.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고용지표 내용 마지막으로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건강보험개혁법을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부르는데요.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첫 관문을 통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목요일(9일) 두 개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24시간 넘게 토론을 벌인 끝에 찬성 31표 대 반대 23표로 통과시켰고요. 이에 앞서 하원 세입위원회도 거의 18시간 동안 밤샘 토론을 벌인 뒤, 이날 새벽에 23 대 16으로 승인했습니다. 표는 소속 정당에 따라서 갈렸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 의원들은 찬성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죠? 본 회의 표결 절차가 남아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원 전체회의에서 승인이 나면,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도 좀 더 보수적인 의원들은 반대하고 있어서 과연 법안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듭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목요일(9일) 주례 기자회견에서 새 법안을 설명했는데요. 라이언 하원의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LW-America Now 031017 Act 1: // [녹취:라이언 의장] “This is the closest we will ever get to…”

기자)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번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다른 계획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화당 법안은 오바마케어와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일단 오바마케어의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는 보험 가입 의무 조항이 사실상 폐지됐습니다. 오바마케어 아래서는 모든 사람이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했고, 또 직원이 50명 이상인 사업체의 경우, 직원들에게 건강보험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했죠.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했는데요. 공화당 법안은 벌금을 0달러로 줄였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벌금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의 가장 인기 있었던 조항 두 개는 그대로 유지되는데요. 만 26살이 될 때까지 부모의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조항, 또 이미 질환이 있는 환자라도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는 일이 없게 하는 조항, 이렇게 두 가지는 그대로 가는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는 보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서 세금 혜택 형식으로 지원금을 주는데요. 이 조항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법안 역시 세금 혜택을 제공하긴 하는데, 그 기준이 다릅니다. 오바마케어는 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은 세금 혜택을 받는 겁니다. 반면에 공화당 법안은 나이를 기준으로 해서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젊은이들보다 더 큰 혜택을 받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빈곤층을 위한 의료 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 확대 문제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이게 오바마케어와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20년부터 오바마케어의 일부였던 메디케이드 확대 계획이 사라지게 됩니다. 오바마케어 아래서는 소득이 빈곤 수준의 138% 아래인 경우, 그러니까 거의 모든 빈곤층 주민에게 메디케이드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원래 메디케이드는 빈곤층 가운데서도 어린이와 임신한 여성, 노인, 장애인에게만 해당했는데, 그 대상을 크게 늘렸던 것이죠. 현재 31개 주가 오바마케어의 메디케이드 확대 계획을 받아들여서 연방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새 법안이 통과되면, 이런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진행자) 이런 점 때문에 민주당은 계속 반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새 법안이 통과되면, 많은 사람이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돈은 더 많이 들고 혜택은 줄어드는 법안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LW-America Now 031017 Act 2: Pelosi// [녹취: 펠로시 원내대표] (초-적당히 줄여주세요) “Republican bill is one of the largest transfers of wealth…”

기자) 이번 공화당 법안은 부를 노동자 계층으로부터 부유층으로 옮긴다는 건데요. 로빈 후드가 거꾸로 된 경우라고 펠로시 대표는 표현했습니다. 로빈 후드는 부자들의 돈을 훔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던 영국의 전설적인 의적을 말하죠.

진행자)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공화당 의원 중에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네, 비용과 효과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을 잃는 사람이 나올까 봐 우려하는 의원도 있고요. 좀 더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오바마케어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단문 사이트인 트위터에서 언론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듣든, 건강 보험은 아주 좋아질 것이라며 새 건강보험개혁법안은 멋진 그림으로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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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월요일(6일) 새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1월에 발표했던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제동에 걸리자, 이를 수정한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반대가 거세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와이 주가 지난 수요일(8일)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소송을 냈죠. 행정명령 시행을 중단해 달라고 연방 법원에 요청했는데요. 여기에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 뉴욕 주, 매사추세츠 주 등 다섯 개 주가 합세하면서 현재 모두 6개 주가 소송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들 주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종교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일부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정책으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주 경제에 해를 끼친다는 겁니다. 뉴욕 주는 새 행정명령이 이전 것과 다를 게 없다면서 다른 이름의 ‘무슬림 입국 금지’라고 말했고요. 하와이 주는 이슬람교도들과 외국 유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특히 주의 관광 사업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행정명령 내용을 좀 살펴보고 넘어가죠?

기자) 네, 입국 금지 국가가 이전 7개국에서 6개국으로 줄었습니다. 이라크가 빠진 건데요. 이란과 시리아, 예멘,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이렇게 6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과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90일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또 영주권자나 이미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 받은 사람, 이미 망명이 승인된 난민들은 입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고요.

진행자) 지난 1월에 나온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과 동시에 효력을 발생해서 상당한 혼란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유예기간을 두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열흘 정도 유예기간을 거쳐서 3월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요. 새 행정명령은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무기한 수용 금지 조항, 또 난민 심사 과정에서 종교적 소수자들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내용도 삭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 미국 입국 심사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명령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이민 정책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라면서, 수정된 행정명령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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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됐는데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금요일(10일) 지난 2월의 노동지표를 발표했는데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23만5천 개 새로 만들어지고, 실업률은 전달보다 0.1%p 떨어진 4.7%로 나타나는 등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특히 일자리 증가량이 주목할 만 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1월에 새로 생긴 일자리 수가 22만7천 건으로 4개월 만에 20만 개를 넘어섰는데요. 2월엔 그보다 더 늘어난 겁니다. 신규 일자리 수가 20만 건을 넘으면 고용시장이 호황상태임을 의미합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겨울치고는 포근한 날씨 탓에 건축분야에서 채용이 많이 이뤄졌고요. 그 외에 사교육과 제조, 의료분야, 광산업 등에서도 신규 채용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2월 고용지표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인터넷 단문 사이트인 트위터에 2월 노동 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번째 고용지표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거짓이고 완벽한 소설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고용시장이 활기를 찾았다면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 역시 올랐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민간부문의 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6센트 올랐는데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물가상승률보다도 높았습니다.

진행자) 신규일자리가 많아지고, 임금은 오르고, 실업률은 떨어지고. 노동시장이 견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렇게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 예상되는 게 있죠? 바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미연방준비제도, 연준의 고위 관리들은 미국의 노동시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안정되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 주에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추가 금리 인상을 논의하고요. 수요일(15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달 초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한 기업인 행사에 참석해 금리 추가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한 데다 2월의 노동지표가 이렇게 호조로 나오면서 많은 금융전문가가 연준이 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경제가 연준이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그렇게 보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은 지난 2008년에 미국에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기준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5년 말과 작년 12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죠.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받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연준은 경제가 나쁘면 기준금리를 낮춰서 시장에 돈을 풀고, 경제가 호황을 맞으면 반대로 금리를 높여서 경기가 과열되는 것을 막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달 노동지표가 수치상으로는 높게 나왔지만, 직장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그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2월의 실업률은 4.7%로 완전고용 수준인 5%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750만 명이 무직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570만 명은 정규직을 원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시간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률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지난 4주간 직장을 찾으려고 시도한 사람을 집계한 수치인데요. 따라서 일을 하고 싶어도 집에서 자녀를 양육하거나, 학교에 다니거나, 은퇴한 사람의 경우 실업률에 공식적으로 집계가 되지 않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의 실업률이 낮긴 하지만 아직 완전 고용에 이른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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