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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탈퇴하면 열외 취급"...삼성 이재용 뇌물 혐의 부인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개막 일정 도중 프랑수아 올랑드(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환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오늘(9일)부터 이틀동안 회의를 엽니다. 영국의 탈퇴절차를 어떻게 처리할지와, 난민문제, 경제, 안보 각 분야에 안 그래도 현안이 산적한 상황인데요.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연임을 모국 폴란드 정부가 반대하면서 회의 자체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 실세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 후 6년이 흐른 지금도 현지 주민들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오늘(9일) 시작되는군요?

기자) 네. 오늘부터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지난해 국민투표를 통해 EU탈퇴를 결정한 영국을 내보내는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 건지, 영국 이탈 이후 결속력 약화를 비롯한 후유증을 어떻게 줄일 건지, 공식 의제 외에도 논의할 과제가 쌓여있는 상황인데요.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 의장의 연임을 모국 폴란드 정부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회의 자체를 거부할 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유럽의 미래를 위해 논의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의장 연임 문제로 잡음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오늘(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의장 선출 투표를 오늘 강행한다면, 정상회의 전체가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다른 EU 회원국들에게 통보할 것” 이라면서 “의장 투표 절차가 오늘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이미 독일 측에 알렸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EU정상회의 개막식 직후 새 상임의장을 뽑을 예정인데요. 도날트 투스크 현 의장의 재선이 유력한 상황인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폴란드가 회의 자체를 무산시키겠다고 나선 겁니다. 투스크 의장은 폴란드 출신입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 의장.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 의장.

진행자) 투스크 의장 모국인 폴란드가 왜 연임을 반대하는 거죠?

기자) 투스크 의장이 국제기구 수장답지 않게 국내 정치 문제에 지나치게 관여했다는 게 폴란드 정부의 주장입니다. 현재 폴란드는 극우정당인 ‘법과 정의당’이 하원 460석 가운데 234석을 차지해 단독 정부를 꾸리는 중인데요. 단독정부의 힘을 앞세워 헌법재판소 권한을 제한하고, 언론의 취재활동을 통제하는 조치 등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같은 폴란드 정부의 행태에 대해 ‘민주주의 후퇴’라고 비판해온 투스크 의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건데요. 폴란드 정부는 헌법재판소 권한 제한 입법에 대해 EU의 제재를 받기도 했습니다.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지난 1월 투스크 의장에 대해 “사악함과 우둔함의 상징적인 존재”라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고요, 차기 EU정상회의 상임의장 후보로 야체크 사리우스-볼스키 EU 의회 의원을 추천했습니다. 국제 기구 수장 자리를 놓고 한 나라에서 후보 두 명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투스크 의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투스크 의장은 임기 중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와 영국의 EU 탈퇴(Brexit ·브렉시트),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대량 난민 유입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음에도 탁월한 지도력과 조정· 관리 능력을 보여줘 회원국의 신임을 얻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을 주도하는 국가들인 독일과 프랑스 등이 투스크 의장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오늘 투표에서 폴란드가 반대하더라도 재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오늘 시작되는 회의에서는 새 의장 선출 말고도 의제가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투스크 의장은 경제와 난민, 안보, 그리고 EU가입을 희망하는 세르비아, 보스니아, 코소보, 알바니아 등 서발칸 지역 문제가 공식 의제가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밝혔는데요. 공식 의제 외에 영국의 EU탈퇴 절차를 진행하는 문제가 현재 가장 큰 현안이어서, 유럽 각국 정상들은 이 문제를 우선순위에 놓고 의견을 주고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탈퇴 당사국인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는 오늘(9일) 개막식에 맞춰 잠시 얼굴만 비춘 뒤 정상회의 본 일정에는 참가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영국의 EU탈퇴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요?

기자) 이달 말 EU와 영국 사이에 탈퇴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공식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어제(8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국이 ‘브렉시트(EU 탈퇴)’를 공식 통지하면 48시간 내 대응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의 EU탈퇴는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으로 시작되는데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달 말 안에 발동을 목표로 의회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중입니다.

진행자) EU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영국의 이탈 때문에, 결속력이 약해지는 것을 나머지 회원국 정상들이 우려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의 EU탈퇴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뒤따르는 나라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EU 측은 이런 외부의 진단을 반기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을 주도하는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파리에서 먼저 만나 각 나라들의 형편에 맞는 ‘다양한 속도’로, 점진적이고 순차적인 유럽 통합 노력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EU를 떠나는 영국과, 이를 지지한 미국을 동시에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EU 정상들이 연합에서 이탈하는 나라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내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 이후, 오는 25일에 다시 한번 EU정상들이 모이는데요. EU 설립의 토대가 됐던 1957년 ‘로마조약’체결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 나올 선언문 초안이 유럽 일부 언론을 통해 오늘(9일) 공개됐는데요. 선언문 초안에는 유럽의 통합을 강조하면서, EU탈퇴 국가는 향후 ‘열외’ 취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한 표현을 담아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EU정상회의 공식 의제들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네. 도널드 투스크 상임의장은 경제와 난민, 안보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는데요. 먼저 경제분야를 살펴보면, EU정상들이 현재 유럽의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단일시장 운영 전략을 다시 짜는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경제력을 가진 영국의 이탈 이후를 대비한 논의입니다. 또한 유럽 내 일자리를 늘리는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전망이고요. 난민 의제로는 지난달 3일 몰타 EU정상회의 중 제기됐던 중부 지중해 연안 경로로 유입되는 난민 급증을 처리하는 문제를 정식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보 의제에서는 우크라이나 내전을 둘러싼 러시아 군사력 확장을 비롯한 역내 긴장 상황을 평가하고, 테러에 공동 대처하는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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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한국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전자제품 제조기업,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제공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이 오늘(9일) 서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 최순실 씨 등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특별검사에 의해 구속됐는데요. 연매출 2천6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유수의 기업인 삼성 총수의 재판 진행 상황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외신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9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이 부회장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9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이 부회장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진행자) 오늘(9일) 첫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이재용 부회장 측은 법정에서 “(특검이 제기한 혐의들을) 전원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과 변호인들은 또한 공소장에 적힌 내용 상당 부분이,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에 불리한 판단 근거를 예단하도록 적혀있다고 말했고요. 이 부회장이 인정한 적이 없는 상황도 사실처럼 담겨 있어서, 공소장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사건을 수사해온 특별검사 측은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을 반박할 의견을 정리해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 내용이 뭔가요?

기자) 특별검사 측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면서, 박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최순실 씨 측에 총 433억원(약 3천730만 달러)의 금전 또는 이익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 등이 있다고 보고, 이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한국에서는 관련 사건 때문에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 최순실씨가 공모해서 국정을 농단하고 재벌기업들의 돈을 끌어모아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 때문에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고, 관계자들은 재판에 계류 중인데요. 이재용 부회장 재판도 관련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에서 헌법재판소는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를 내일(10일) 최종 선고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탄핵이 결정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박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실시됩니다. 기각되면,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 직무 정지 상태였던 박 대통령은 즉시 업무에 복귀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한국 언론은 인용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보도하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 전망을 일제히 전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해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는데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선거중립 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을 의결한 적이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해서 노대통령은 63일만에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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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6년이 흘렀군요?

기자) 네. 일본 동북지방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만 6년입니다.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큰 지진 때문에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이 새어나왔던 사건인데요. 지진과 쓰나미(지진 해일) 피해는 차근차근 복구되고 있지만 원전 사고 처리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고 처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6년이 지난 지금도 방사능 유출 지역의 오염된 흙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설명하고 있고요, 사고 직후 집을 떠났던 주변 지역 주민들의 복귀가 허용됐지만, 돌아오는 사람이 없어 마을은 텅 비었고 아이들이 뛰놀던 유치원 마당은 잡초만 무성한 형편입니다. 또 일본 국민들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되는 식품 구입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고 일본 소비자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고 주변 지역 주민들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9일) NHK 방송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에서 다른 지역으로 피난 간 741명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도했는데요. 응답자의 45.1%인 334명이 “피난지에서 괴롭힘을 당해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어제는 초등학생 시절 요코하마로 피난했던 한 중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한 수기가 아사히 신문을 통해 공개돼 큰 파장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 학생은 “세균처럼 취급 당했다”고 수기에 적고 “나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자살을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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