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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12년래 최대폭 절상…조류독감 사망 잇따라


중국은행 산시성 타이위안 지점 관계자가 지난 4일 달러화와 위안화 뭉치를 세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위안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왔다.
중국은행 산시성 타이위안 지점 관계자가 지난 4일 달러화와 위안화 뭉치를 세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위안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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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오늘(6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기록적으로 끌어내렸습니다. 환율을 내렸다는 건 위안화 가치를 올렸다는 건데요. 중국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뜻입니다. 위안화 가치가 2005년 7월 이후 11년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되면서 국제 경제에 파장을 미치고 있는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닭이나 오리, 혹은 야생 조류에서 바이러스를 통해 퍼지는 전염병인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번진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 올들어 두번째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겨울철 세계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형편,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크게 올렸다고요?

기자) 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오늘(6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6.8668위안으로 조정했습니다. 전날보다 0.92%p가 한꺼번에 내려갔는데요. 2005년 7월 이후 최대폭입니다. 달러 대비 환율이 내려가면, 그만큼 돈의 가치는 올라가는 건데요. 어제(5일) 달러당 환율이 6.9526위안까지 올라간 직후 이번 파격적인 조치가 나왔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달러당 7위안 선까지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끌어올리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국제금융시장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돈 가치를 올리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최근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약세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연말부터 위안화 가치는 2008년 중반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는데요. 이게 중국기업들의 해외 수출에는 크게 도움이 됐지만, 다국적기업과 투자자들은 위안화를 외국 돈으로 바꿔서 해외로 송금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렇게 자본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급감했습니다. 지난 연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1월 기준으로, 3조515억달러에 머물러 연초에 비해 1천793억달러 가까이 줄었습니다.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011년 3월 이래 최저 외환보유고에 이르게 된겁니다. 중국 금융당국은 내일(7일), 12월 외환보유고를 발표해야 되는데요, 3조달러를 겨우 넘을 것으로 글로벌투자은행(IB)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미국의 정치상황과도 맞물려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주 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월 대선 승리 직후부터 대규모 재정정책 시행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곧이어 12월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가고 위안 가치는 더 떨어지리라는 예상을 낳았고요, 중국 돈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이어지면서 중국 자본의 해외 탈출이 이어진 겁니다.

진행자)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조치로도 볼 수 있군요?

기자) 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시위 성격도 있는 것으로 이번 조치를 분석했습니다. 트럼트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직전에 과감하게 환율을 손봐서 자국 통화 가치를 지킴으로써, 미국의 무역전쟁 의도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빠져나가는 자본을 잡기 위해 강력한 통제를 실시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중국 금융당국은 자국 내에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의 해외 송금 상한액을 기존 관행이었던 5천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크게 낮춰잡아 명문화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중국에서 외국으로 돈을 보낼수 있는 액수가 10분의 1로 줄어든 건데요. 인민은행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들의 역외 송금 상한선을 설정한 조치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는 7월부터는 중국에서 금융기관들이 해외에 돈을 보낼 때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을 기존의 4분의 1로 줄일 예정이라고 중국 현지 매체들이 오늘(6일) 일제히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개인 외환매입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국영기업들이 갖고 있는 외환을 매도하도록 하는 등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11년 반 만에 위안화 가치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외국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당분간 막아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절하 추세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자본 유출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인데요. 일본 금융사 노무라홀딩스의 자오양 중국 담당 수석경제학자는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3조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위안화 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지적했고요,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달러 대비 7위안 선을 넘지 않으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와는 달리, 위안화가 올해 연말이 되면 달러당 7.15위안까지 떨어지고 내년에는 7.3위안 대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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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조류독감 때문에 사람이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닭이나 오리, 야생 조류 등에서 바이러스를 통해 퍼지는 전염병으로, 드물게 사람에게도 감염증을 일으키는 ‘조류 인플루엔자’, 보통 ‘조류 독감’이라고 부르는데요, 오늘(6일) 홍콩 보건당국은 얼마전 중국 본토를 다녀왔던 62세 남성이 지난주 금요일(30일) 조류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들어 조류독감 감염자 3명이 확인된 홍콩에서 사망자가 나온 두번째 사례입니다. 사망한 남성은 지난달 중국 남부 광저우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직후 입원했는데요,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와 접촉하거나 가금류 시장 같은 장소에도 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 파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본토에서 감염된 건 확실하잖아요. 최근 중국에서 조류독감 감염자가 많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번에 사망한 남성이 다녀온 광저우성에서 조류독감 인체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확인된 사례만 올들어 19건에 이르는 것으로 지난 화요일(3일) 광저우 보건당국이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이 이미 사망했습니다. 이밖에 광둥성 둥관과 푸젠성 샤먼, 그리고 상하이에서 조류독감 확진 환자가 보고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에서도 조류독감이 퍼지고 있다고요?

기자)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세계 60여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유럽에서도 빠르게 퍼지는 중인데요. 조류독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영국의 스코틀랜드 지방정부는 조류전시회나 가금류 장터를 비롯한, 조류를 한데 모으는 행사를 전면 금지했고요. 프랑스와 폴란드, 헝가리에서도 닭이나 오리, 거위 같은 가금류 농장에서 살처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농림부는 오늘(6일) 조류독감 위험경보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올렸는데요, '미식가들의 나라'로 유명한 프랑스에서는, 오리나 거위의 간 요리로 잘 알려진 '푸아그라' 업계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한국에서는 지난 11월 첫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빠른 속도로 조류독감이 전국에 퍼졌는데요. 더 이상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한 닭과 오리가 3천만마리를 넘어섰습니다. 농가가 키우고 있는 전체 가금류의 15%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닭고기와 오리고기 값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달걀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당국은 미국산을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20일께 미국산 달걀이 한국 가정의 식탁에 오를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주 경기도 포천 일대에서 고양이 2마리가 조류독감에 감염돼 죽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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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세계각국에서 겨울철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고요?

기자) 네. 추운 겨울철 날씨가 절정에 달하면서, 매연으로 공기가 오염되는 ‘스모그’ 현상에 세계 각국이 시달리는 중이라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스모그는 기온이 낮아지고 바람이 잦아져서, 순환이 잘 안되는 대기에 오염물질이 뒤섞이기 쉬운 겨울에 특히 심해지는데요, 최근 경제개발이 활발하게 진행중인 인도나 중국의 대도시에서 스모그 확산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6일) 중국 환경보호부는 수도 베이징과 톈진, 그밖에 허베이성과 산시성 주요도시 총 31곳에 내려진 스모그 적색경보와 21곳의 주황색 경보, 8곳에서 진행중인 황색 경보를 8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주말까지 스모그경보가 발령된 중국 내 도시는 60개에 이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도 스모그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스모그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옮겨가면서, 서울을 비롯한 한국 주요 도시에서는 공기속 작은 오염물인 '미세먼지' 농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 같은 세계적인 대도시도 스모그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파리에서는 최근 10년간 가장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해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고요, 당국은 자동차를 절반만 다닐 수 있게 하는 차량 2부제를 시행했습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도 지난달 말, 같은 이유로 차량 2부제를 실시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연간 700만명이 스모그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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