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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푸미폰 태국 국왕


13일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를 발표한 직후 이웃나라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이 왕궁 사찰에 푸미폰 국왕의 영정을 설치한 뒤 촛불을 밝히고 있다.

13일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를 발표한 직후 이웃나라 부탄의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이 왕궁 사찰에 푸미폰 국왕의 영정을 설치한 뒤 촛불을 밝히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70년 동안 왕좌를 지키면서 ‘세계 최장기 군주’ 기록을 가졌던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목요일(13일) 향년 88세를 일기로 서거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에 대해 알아봅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세계 최장기 집권 군주”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태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이 있는데요.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은 10월 13일 서거할 때까지 현존하는 세계 최장기 집권 군주이자 태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위한 군주였습니다.

푸미폰 국왕은 1946년 6월, 18살 때 태국 국왕에 즉위해 70년간 재위했는데요. 참고로 오랜 군주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2년 25살에 즉위해 65년째 집권하고 있습니다.‘푸미폰 아둔야뎃’이라는 이름의 뜻은 ‘땅의 강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고요. 푸미폰 국왕의 정식 호칭은 ‘라마 9세’입니다.

“스위스 유학파 국왕”

푸미폰 국왕은 태국 근대 의학과 공중 보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히돌 아둔야뎃 왕세자의 둘째 아들로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푸미폰 국왕의 부친인 마히돌 아둔야뎃 왕세자는 하버드 대학에서 공중 보건학을 전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푸미폰 국왕의 부친은 일찍 사망했고요. 1946년, 푸미폰 국왕의 형인 아난다 마히돈 국왕이 20살 때 왕실 침대에서 의문의 총격을 받고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다음 왕위 서열이었던 푸미폰 왕자가 태국의 국왕으로 즉위했습니다.

스위스에서 유학 중이던 푸미폰 국왕은 즉위 후 삼촌을 섭정으로 임명하고, 스위스로 돌아가 학업을 마칩니다. 푸미폰 국왕은 스위스 로잔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정치, 법학을 공부했습니다. 푸미폰 국왕은 194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치고, 한쪽 눈 시력을 잃었습니다.

“태국 왕실”

태국의 현재 왕실은 ‘짜끄리 왕조(Chakri Dynasty)’로 1782년에 라마 1세가 세운 겁니다. 하지만 1932년 입헌군주제를 도입하면서 태국 왕실의 위상은 많이 축소됐는데요. 태국의 헌법에는 국왕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상징적인 존재지만, 국가가 어려운 국면에 처했을 때 국왕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태국은 절대 왕정에서 입헌군주제로 전환한 이래 80여 년간 지금까지 19차례나 쿠데타가 발생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4~5년마다 한 번씩 쿠데타가 발생한 셈인데요. 그때마다 푸미폰 국왕이 나서 최악의 상황을 막는 구심점이자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습니다.

1973년 태국 군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에 발포하자, 이들이 피신할 수 있도록 궁전 문을 개방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또 지난 1992년 쿠데타를 일으킨 수찐다 끄라쁘라윤 총리가 야권 지도자인 짬롱 스리무앙 전 방콕 시장과 대립하자, 푸미폰 국왕이 두 사람을 왕궁으로 불러 무릎을 꿇어앉히고 질책하면서 국왕의 위엄을 국민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이후 태국에서는 푸미폰 국왕의 재가 여부에 따라 정권의 운명이 갈렸습니다.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건 국왕의 절대적인 권위 때문이 아니라, 푸미폰 국왕에 대한 태국 국민의 절대적인 존경심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푸미폰 국왕 육성]

푸미폰 국왕의 85세 생일때 국민들에게 행한 연설 잠시 들으셨는데요. 푸미폰 국왕은 생전에 태국 국민들로부터 ‘살아있는 신’으로까지 추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목소리에서도 감지되듯 푸미폰 국왕의 건강은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요. 특히 2009년부터 저혈압과 폐렴, 뇌수종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시달려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13일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를 발표한 직후, 태국 수도 방콕의 시리라지 병원 앞에서 푸미폰 병세 회복을 기원하던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태국 왕실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서거를 발표한 직후, 태국 수도 방콕의 시리라지 병원 앞에서 푸미폰 병세 회복을 기원하던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에 대한 헌신 “

푸미폰 국왕이 태국 국민의 절대적 존경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국민에 대한 헌신 때문이었습니다. 푸미폰 국왕은 귀국한 후부터 태국 오지를 다니면서 서민들을 직접 만나고 살폈고요. 또 막대한 왕실 재산을 투자해서 농업과 수자원, 삼림, 환경,복지 등의 개발 사업을 추진해, 국민의 복지 혜택에 힘쓰고 태국의 경제 개발을 앞당긴 개발의 아버지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1988년, 푸미폰 국왕은 태국 북부의 소수종족인 고산족의 복지 개선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2006년에는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푸미폰 국왕에게 유엔환경개발계획이 제정한 ‘인간개발평생업적상’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후계자는 누가 될까”

태국의 왕실 승계법에 따르면, 국왕은 왕실 가족 중 누구라도 후계자로 지명할 수 있습니다. 푸미폰 국왕은 21살 때, 프랑스 주재 태국 대사의 딸과 결혼해 슬하에 1남 3녀를 두었는데요. 장남인 마하 와치라롱꼰 왕세자가 현재 왕위 계승 서열 1위입니다. 와치라롱꼰 왕세자는 올해로 64살인데요. 3번 결혼해 3번 모두 이혼했습니다.

프라윳 총리는 푸미폰 국왕 서거 직후, 와치라롱꼰 왕세자가 왕위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태국 국민으로부터 신뢰는 푸미폰 국왕만큼 두텁지 않은 편입니다.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는 차녀인 마하 차끄리 시린톤 공주의 인기가 상당한데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시린톤 공주는 올해 61살로, 어릴 때부터 푸미폰 국왕을 따라다니며 개발 사업에 참여해, 국민들이 더 친근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태국 국민들은 시린톤 공주를 천사 공주, 쁘라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현재 태국 군부에서는 와치라롱꼰 왕세자를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는 시린톤 공주를 지지하고 있어, 자칫 왕위 계승을 놓고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와치라롱꼰 왕세자에 대한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아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군주제 폐지 움직임도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프라윳 찬 오차 총리의 철권 통치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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