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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빠진 EU '유럽군' 창설 논의...미군 남중국해 순찰에 자위대 동참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가 16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유럽연합 정상회의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가 16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유럽연합 정상회의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 EU 정상들이 금요일(16일) 슬로바키아에 모여 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원국 가운데 영국만 빠졌는데요, 지난 6월 결정된 영국의 EU 탈퇴 문제를 다루기 위한 모임이었습니다. 유럽 각국 군대를 통합한 '유럽군' 창설도 의제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이번 회의를 전후해서 유럽연합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이 미군의 남중국해 순찰활동에 자위대를 동참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러시아 해커들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 운동선수들의 의료기록을 빼내 내용을 공개했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고요?

기자) 네, 영국을 제외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과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지도부가 금요일(16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모여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공식적인 EU 정상회의는 아니었고요, 최근 유럽 주변에서 많은 문제들을 낳고 있는 난민 정책이나 테러 대응계획, 심각한 경제 침체 타개 방안, 그리고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방위협력을 강화하는 일정 등이 논의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영국은 왜 빠졌나요?

기자) 영국이 지난 6월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의는 영국의 탈퇴 결정 직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공식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을 제외하고 별도의 모임을 다시 열기로 결의한 데 따른 일정입니다. 그래서 이번 비공식 정상회의에서는 영국의 EU 탈퇴 절차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또 영국이 빠진 EU의 장래를 어떻게 구상할지도 주요 의제였습니다.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된 각국 정상간 논의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금요일(16일) 회의 일정을 통해 EU가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고있다”고 강조하고, 회원국들 사이에 군사 협력과 경제 발전에 공동노력을 더욱 확대해야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독일 총리가 군사협력 이야기를 했는데, 유럽 각 나라의 군대를 합쳐서 ‘유럽군’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오가는 중이라고요?

기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수요일(14일) 연례 시정연설을 했는데요, ‘유럽군’ 창설 전 단계로 유럽 각국 군대를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통합사령부를 먼저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융커 집행위원장은 이전부터 유럽군 창설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왔는데요, 지난 6월 EU 정상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유럽군 창설계획 보고서까지 만들어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주요국 정상들도 유럽군 창설 구상에 호응하고 있다고요?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목요일(15일)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슬로바키아로 향하기에 앞서 프랑스에서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공동 발표문을 통해 “유럽이 보유한 군사력을 신속히 전개할 수 있도록 통합사령부 창설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비슷한 구상을 내놓은 EU 집행위원장의 시정연설에 적극 호응한 것이고요, 유럽의 군사력을 통합하는 문제가 이번 EU 정상 모임의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었습니다.

진행자) 유럽 각 나라의 군대를 통합한 ‘유럽군’이 왜 필요한 거죠?

기자) 현재 유럽에서는 미국 주도로 유럽 각국이 참여하는 안보 협의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최대 군사협력 기구로 활동중인데요. EU 각국 정상들은 나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한다는 주장을 최근 수 년 동안 꾸준히 제기하면서, 유럽 안보를 통합적으로 담당할 유럽군 창설 주장을 펼쳐왔습니다.

진행자) 왜 나토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한다는 겁니까?

기자)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동유럽의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 반도를 무력 병합한 이후에 인근 지역 반군의 활동을 후원하면서 군사적 위협을 확대하는 등 유럽 일대의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토는 미국이 주도하는 기구여서, “유럽 각국의 안보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난 6월 EU 정상회의에서 공개된 보고서에 나타났습니다. 또한 영국을 뺀 나머지 27개 EU 국가들 중에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들이 6개국이나 된다는 점도 독자적인 유럽군 창설 계획의 배경입니다.

진행자) 유럽군 창설 논의에 대한 나토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나토는 유럽군 창설 계획에 꾸준히 반대해왔습니다. 유럽 각국의 군사협력 확대 구상은 아무래도 나토의 역할과 중복되기 때문인데요. 나토는 최근 유럽의 안보 요구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병력과 무기 배치의 범위, 지역을 넓혀왔고요. EU국가들 중 나토 회원국이 아니었던 동유럽 국가들을 속속 정식 구성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EU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미국과 EU는 각각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진행해왔는데요, 이 지역 분쟁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얼마전 미국은 제재 대상 목록을 확대했습니다. EU도 미국의 조치를 따르고 있습니다. EU 사무국은 목요일(15일)자 성명을 통해 기존 유럽연합의 대 러시아 제재 시한을 6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조치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에 연관된 것으로 파악되는 러시아의 개인 146명, 기관 37곳의 EU 역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가 내년 3월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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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남중국해 순찰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요?

기자)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이 목요일(15일) 미국을 방문해서 일본 해상자위대를 미군의 남중국해 순찰활동에 동참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간담회에서 이나다 방위상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확대시키고 있는 중국의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중국이 국제적인 질서를 재편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악영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나다 방위상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일본 자위대가 미군의 남중국해 순찰활동을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위대가 동참하게 될 미군의 남중국해 순찰활동,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 해군은 남중국해 중심 해역에서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고 있는 ‘스카보로’ 암초 주변에 대해 순찰활동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입니다. 중국이 해당지역에 군사시설을 지어 기지화될 경우, 인근 필리핀 수비크만의 미군 시설에 전략적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건데요, 이나다 일본 방위상은 이런 미군의 활동을 도와 양국 동맹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위대의 해외 활동이 본격화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차대전 전범 국가인 일본은 군대 보유가 금지돼왔는데요, 일본이 자국을 지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방어력 행사를 허용한 조직이 자위대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는 ‘동맹국의 안보 위협은 곧 일본의 안보 위협’이라는 ‘집단 자위권’ 개념을 담은 ‘안보법’을 만들어 자위대가 실질적으로 군대처럼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나다 방위상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밖에서 미군과 합동 훈련 및 공동 작전을 수행하는 등 자위대의 해외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나다 방위상이 미국 국방장관과도 회담했다고요?

기자) 이나다 일본 방위상은 이날 CSIS 간담회에 앞서 미 국방부, 펜타곤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을 만났습니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방위 당국 간에 긴밀히 공조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나다 방위상은 또한 동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강화 움직임에 관련해 “중국이 계속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의 협조를 구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미국과의 방위협력이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워싱턴 주재 일본 대사관 측은 금요일(16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나다 방위상의 방미 일정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면서,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서의 양국 합동 임무 수행 계획과 북핵 대응 공조 확인을 비롯한 성과를 설명했습니다.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앞으로 수년 사이 두나라의 방위 부문 협력은 눈에 띌 정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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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러시아 해커들이 유명 운동 선수들의 의료기록을 빼내서 공개했다고요?

기자) 러시아의 컴퓨터 기술자들이 세계반도핑기구, 운동선수들의 불법약물 사용을 통제하는 국제기관의 전산망을 뚫고 들어가서 자료를 빼내 속속 공개하고 있습니다. 수요일(14일)에는 지난 리우 올림픽 체조 4관왕 시몬 바일스와 인기 테니스 선수인 세레나 윌리엄스,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가 포함된 미국선수들의 의료기록을 빼내 인터넷에 올렸고요. 다음날에는 영국과 독일, 체코 등 세계 각국 선수 25명의 의료기록이 러시아 쪽으로 빠져나간 사례가 세계반도핑기구 발표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일을 하는 거죠?

기자) 지난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막을 내린 올림픽에 일부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좌절되고, 현재 같은 곳에서 열리고 있는 장애인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선수단이 아예 퇴출된 데 대해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운동선수들은 지난 2014년 자국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사용하고 이를 은폐한 일이 적발돼 이번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출전에 제한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말씀해주신 미국과 다른나라 선수들의 의료기록이 반도핑기구 전산망에 있었다는 건, 이들도 금지약물을 사용했다는 뜻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이번에 러시아 컴퓨터 기술자들이 빼낸 기록이 세계반도핑기구 전산망에 올라 있었던 것은, 의학적 이유로 금지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난치병 치료를 위한 예외’에 따라 해당 선수들이 약물을 사용한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자료가 공개된 선수들 가운데 크리스 프룸은 세계 최대 도로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3차례 연속 우승한 영국 선수인데요,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를 사용하고, 천식약을 먹었던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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