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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보호무역거부 '항저우 합의' 채택...홍콩 선거 독립진영 약진


5일 중국 항저우에서 G20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 방문지인 라오스로 향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오르는 계단(트랩)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틀전 오바마 대통령이 항저우에 도착할 당시 트랩이 제공되지 않아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었다.
5일 중국 항저우에서 G20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 방문지인 라오스로 향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오르는 계단(트랩)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틀전 오바마 대통령이 항저우에 도착할 당시 트랩이 제공되지 않아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합의를 담은 ‘항저우 컨센서스’를 채택하고 오늘(5일) 막을 내렸습니다. 기후변화협약과 시리아 내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속 처리, 그리고 북한 핵 문제 등 경제분야 이외 과제도 참가 각국 정상간 개별회담에서 활발하게 논의됐는데요, 각각 의제들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홍콩의 의회에 해당하는 ‘입법회’ 선거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반 중국파’ 후보가 다수 당선됐습니다. 특히 지난 2014년 우산을 들고 민주화 시위를 진행한 ‘우산혁명’ 지도자가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자세한 선거 결과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빈민과 병자들을 돌보는 일에 일생을 바쳤던 테레사 수녀가 ‘성인’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오늘 막을 내렸군요?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오늘(5일) 세계 경제의 하향 위기를 지적하는 ‘항저우 컨센서스’를 선언하고 폐막했습니다. 이번 공동선언에서 G20 정상들은 일부 유럽국가와 미국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고, 이에 함께 대항한다는 입장에도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G20 정상회의 결론을 담았다고 볼 수 있는 ‘항저우 컨센서스’, 어떤 내용인지 좀 더 깊이 들어가볼까요?

기자) G20정상회의는 세계 주요 20개 나라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주로 경제 분야 현안에 의견을 나누는 자리인데요, 이번 회의 참가 정상들은 지난 1990년대 말과 2008~9년 세계를 휩쓴 외환위기 여파가 아직도 전세계적 경제 성장에 장애물이 되고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폐막과 함께 채택된 ‘항저우 컨센서스’는 “성장은 기대보다 약한 수준이고 하향 위험이 상당히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 불투명성은 다시말해 ‘불확실성’인데요, 세계 경제의 성장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로 G20 정상들은 크게 두가지를 꼽았습니다.

진행자) 세계경제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없어져야한다고 주요국 정상들이 뜻을 모은 두 가지, 뭔가요?

기자) 먼저 일부 국가들의 ‘통화절하 경쟁’, 다시 말해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관행인데요. 이건 주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발국에서 나타납니다. 다른 한가지는 일부 유럽국가들과 미국 등 기존 선진국들의 ‘포괄적인 보호무역주의’인데요. 세계 경제를 성장기조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통화절하 경쟁과 보호무역주의가 사라져 전세계적인 개방 경제 체재가 구축돼야하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각국이 연대한다는 내용이 이번 합의에 담겼습니다.

진행자) 환율조작과 보호무역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내용은 미국이 이번 회의 주요 의제로 들고나왔던 것이라고요?

기자) 네. 지금 세계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개발국들로 한정돼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경제성장이 침체되면서 양극화 문제와 실업자 양산, 식량위기까지 불거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최근 수년째 G20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가장 큰 주제였습니다. 이번 G20정상회의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의 통화절하 경쟁과 보호무역주의가 세계경제 동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의 공동선언문인 ‘항저우 컨센서스’에는 인위적인 환율 변동이 경제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고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대항한다”는 문구가 들어가면서 일부 유럽국가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사례까지 지적됐습니다. 미국에서도 보호무역주의가 발생하고 있다는 건, 그 동안 미국이 세계 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전면 무효화하거나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진영의 움직임을 겨냥한 내용이라고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와 타임지 등이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통화절하 경쟁과 보호무역주의를 없애자는 내용을 담은 G20 공동선언문 살펴봤고요, 참가국 정상간 개별회담에서 논의된 경제분야 이외 의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죠?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동시 비준했습니다. 세계 경제규모 1,2위 국가로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38%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탄소배출 감축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의 가장 의미있는 성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공장이나 산업시설,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의 주성분인 탄소 배출량을 줄여서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내용인데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동시에 작성한 기후협약 비준 증서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함께 전달했습니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12.1%를 차지하는 유럽연합(EU)도 곧 뒤따라 비준할 것으로 보이고요, 그렇게 되면 파리기후변화협약은 국제법상 구속력을 갖는 ‘조약’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유엔 감시하에 각 나라의 탄소 배출 감출 실적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게 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항저우 G20 정상회의에서 나온 성과들 짚어봤는데요, 만족할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의제들도 있었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와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국 내 인권 상황 등을 비롯한 두나라 간 갈등 요소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의견차이만 확인했는데요,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 그리고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 정부의 한반도 문제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각 당사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강하게 비판한건데요,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판결한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이행할 것을 중국 측에 촉구하면서, 중국내 인권문제와 불공정 무역 관행까지 함께 지적했지만, 양국 정상은 이들 문제에 대해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사드’ 배치 계획에 대해 항의했다고요?

기자) 시 주석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만남에서도 사드 배치 문제를 들고나왔습니다. 박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했지만, 시 주석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북한이 동해 상에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요, 신화통신은 “한반도 당사국은 긴장 조성행위를 자제하라”는 중국 외교부의 기존 입장을 다시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내전과 우크라이나 분쟁, 영국의 EU탈퇴 후속 조치 등도 이번 G20 일정 중에 논의됐다고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서, 시리아 내전 상황을 안정시킬 방안과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는데요. 양국 정상이 뜻을 모으지 못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수 년째 내전이 진행중인 시리아에서는 미국이 지원하는 온건 반군과 러시아가 뒷받침하는 정부군이 맞서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중이고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이웃나라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이후 우크라이나 주변에서도 무력 분쟁이 끊이지 않는 형편입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한 이후 실무절차 진행을 맡기위해 취임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도 처음으로 만나서 “EU 탈퇴절차가 사려깊게 다뤄지지 못할 경우 미·영간 강력한 경제관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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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독립파’ 후보들이 선전했다고요?

기자) 어제(4일) 실시된 홍콩의 의회에 해당하는 ‘입법회’ 선거 결과가 오늘 발표됐는데요, 본토의 중국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부분인 ‘건제파’는 직선제 의석 35개 가운데 17개를 차지하는데 그친 반면, 홍콩을 중국에서 독립시키자고 주장하는 인사들을 포함한 ‘자치파’가 18석을 가져 가 의결권에 필요한 과반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2년전 홍콩에서 있었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죠,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젊은 후보가 당선돼서 눈길을 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홍콩 주요지역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모여 우산을 들고 민주화를 요구했던 ‘우산혁명’ 지도자 가운데 한명인, 올해 23세의 네이선 로 ‘홍콩 데모시스토당’ 주석이 이번 선거에서 역대 최연소 입법회 의원이 됐습니다. 로 당선자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인들이 진정한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절박함이 있다”고 말하면서, 홍콩 독립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른 정파와 연계할 뜻을 밝혔습니다. 로 주석을 포함한 이번 선거 당선자 8명이 독립주의자들로 분류되는데요, 로 주석은 향후 10년 내 홍콩의 미래를 결정할 주민 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이 현지에서 매우 높았다고요?

기자) 이번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약 370만명인 전체 유권자 가운데 58%인 220만명이 이번 선거에 투표했다고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혔는데요, 지난 2012년 선거 대비 5%p 상승한 수치로,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이후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일부 투표소에서는 자정 넘어서까지 줄을 선 유권자들이 많았다고 홍콩 현지 언론들은 전했는데요, 일부 지역의 경우 준비 미흡 등으로 투표 시간이 연장되기도 했고요, 새벽 3시까지 투표가 이어진 곳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홍콩은 또 한번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요?

기자) 내년 3월에 홍콩의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 선거가 주민 직선 투표로 치러질 예정인데요,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는 렁춘잉 장관이 연임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 중국 성격이 강한 젊은 정치인들이 이번에 입법회에 상당수 진출함에 따라 행정장관 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요, 중국 정부의 홍콩 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홍콩 정치 전문가 윌리 램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홍콩을 더욱 옭아맬 가능성이 있다”고 이번 선거 이후 정국 변화를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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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테레사 수녀가 ‘가톨릭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고요?

기자) 1929년 인도 콜카타에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평생 빈민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다가 지난 1997년 숨을 거둔 테레사 수녀가 어제(4일) ‘성인’으로 추대됐습니다. 세계 가톨릭 교회를 관장하는 로마 교황청은 순교를 했거나 덕행이 특별히 뛰어난 이들에 대해 사후 심사를 거쳐 복자로 추대하는 ‘시복식’과 성인으로 추대하는 ‘시성식’을 실시하는데요, 교황청 추산에 따르면 약 12만명이 모인 가운데, 어제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테레사 수녀에 대한 시성식이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성인’으로 추대되는 조건이 뭔가요?

기자) 가톨릭 교회에서 ‘성인’ 반열에 오르려면 생전에 신앙의 모범을 보였던 인물로서, 해당 인물에 대해 두 차례이상 초자연적인 기적이 있었던 것으로 교황청이 인정해야하는데요. 테레사 수녀의 경우 지난 1998년 타계 1주기 기도회에 참석한 인도 여성의 종양이 사라진 것과, 2008년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한 브라질의 시한부 남성의 뇌종양이 완치된 것이 기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진행자) 테레사 수녀는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테레사 수녀는 1910년 마케도니아에서 알바니아계 로마 가톨릭 집안의 3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1928년 아일랜드에서 수녀 생활을 시작했고요, 이듬해 인도 콜카타에서 빈민과 환자들을 돌보는 ‘사랑의 선교회’를 세웠습니다. 이후 이 지역에서 꾸준히 가난한 사람들을 돌본 공로로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때부터 ‘가난한 교회’로 돌아갈 것을 강조해온 로마 교황청은 올해 ‘자비의 희년’에 맞춰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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