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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고이케 유리코 도쿄 지사


고이케 유리코(가운데) 도쿄 도지사 (자료사진)
고이케 유리코(가운데) 도쿄 도지사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일본 도쿄에서 첫 여성 도지사가 선출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열린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 소속의 여성 정치인, 고이케 유리코 후보가 당선된 건데요. 오늘은 고이케 신임 도쿄 도지사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녹취: 고이케 당선인 도지사 당선 확정 기자회견]

일본 도지사 선거가 있었던 지난달 31일 밤. 출구 조사 결과 고이케 유리코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고이케 후보는 선거운동 본부에서 당선 소감을 밝혔는데요.

[녹취: 고이케 당선인 도지사 당선 확정 기자회견]

“도쿄 도민의 삶이 더 나아지고 남녀노소, 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를 빛낼 수 있는 도쿄가 되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습니다. 고이케 당선인은 이로써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하는 인구 1천300만 명의 거대도시, 도쿄를 이끌 첫 번째 여성 책임자가 됐습니다.

“방송진행자에서 정치인으로…고이케 유리코 신임 도쿄 도지사”

1952년, 일본 효고 현 아시야 시에서 태어난 고이케 도지사는 1971년 간세이 가쿠인 대학 사회학부를 중퇴하고 가족과 함께 이집트로 옮겨갔습니다. 고이케 도지사의 아버지는 해외 무역업을 하면서 정치에도 뜻을 품었던 사업가였는데요. 고이케 도지사에게 늘 일본이 산유국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중동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합니다. 이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집트로 간 고이케 도지사는 아랍어를 배웠고 1976년에 카이로 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아랍어 통역과 아랍어 강사로 일했던 고이케 도지사는 20대 후반부터 일본 TV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하는 등 10여 년간 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는데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나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등과의 단독 인터뷰를 성공시키며 유명세를 얻게 됩니다.

“고이케 도지사의 정치 경력”

방송인으로서 얼굴을 알린 고이케 도지사는 1992년 일본 의회의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미혼인 고이케 도지사는 이후 중의원을 거치며 8선 의원의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했죠.

고이케 도지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환경상, 환경성 장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고이케 도지사는 당시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실내의 에어컨의 냉방 설정 온도를 올리는 대신 가벼운 복장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했는데요. 보통 6월에서 9월까지 일본의 직장인 남성들이 넥타이도 하지 않고 양복 재킷도 입지 않은 채 가벼운 모습으로 일하는 모습은 바로 고이케 환경상 시절에 시작된 겁니다.

그리고 2007년 7월, 아베 신조 내각에서 방위상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방위상으로 일본의 국방정책을 총괄했었죠.

고이케 도지사는 최근까지도 아베 총리와 같은 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이었지만, 2012년 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아닌 이시바 시게루 당시 자민당 간사장을 지지하면서 아베 총리와 관계가 멀어졌고 결국 이번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본인이 오랫동안 활동해온 극우단체 ‘일본회의’의 지원을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우익집단의 활발한 선거 운동에 힘입어 당선됐는데요. 일본 정계에서 고이케 도지사를 최초의 여성 총리감으로 보고 있을 정도로 보수 정치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입니다.

“고이케 도지사의 정치적 성향”

고이케 신임 도지사는 극우성향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일본이 핵무장을 선택하는 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군국주의 복귀를 공공연하게 주장하기도 했고요, 대표적인 ‘반 한국인 단체’인 ‘재특회’에서도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중의원과 방위상으로 재직 당시 여러번 한국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독도와 관련해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제국주의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했을 당시 종군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일이 없다는 입장을 지금까지도 굽히지 않고 있죠. 지난 2007년에는 미국 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일본 총리실 차원의 저지활동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리 천장을 깨트린 여성”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도쿄 도의 수장에 오른 고이케 신임 도지사를 두고 유리천장을 깨트린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성공을 가로막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깨트렸다는 건데요. 최근 전 세계는 유리 천장을 깨트린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에 이어 이제 일본의 도쿄까지 강대국의 수도 수장 자리에 여성들이 오르고 있고 또 영국은 테레사 메이 총리가 26년 만에 영국의 여성 총리로 올랐죠. 또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돼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고 있습니다. 도쿄 도민들에게 깨끗한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약속한 고이케 도지사가 여성 수장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고이케 유리코 신임 도쿄 도지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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