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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비상사태', 대통령에 권력집중 … 미국-쿠바 국교정상화 1년, 체재 변화 조짐


터키 에르주룸 시민들이 지난 19일 쿠데타 배후 의심을 받고있는 판사를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터키 에르주룸 시민들이 지난 19일 쿠데타 배후 의심을 받고있는 판사를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발생한 군사 쿠데타를 6시간만에 진압했던 터키 정부가 그 후속대책으로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터키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고 대통령이 입법권 일부를 행사할 수 있는 등 사실상 헌법 기능이 정지되는데요, 군사반란 이후의 터키 현지 상황,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주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가 정상화된 지 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두나라 관계와 쿠바 내부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겠고요, 홍콩 법원이 지난 2014년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주도한 대학생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터키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군요?

기자) 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점에 위치한 터키에서 지난 15일 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반대하는 일부 군부세력이 반란을 일으켰지만 다음날 새벽이 밝기 전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터키 정부는 연루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진행했는데요, 군과 정부 각 부처, 교육계를 비롯한 터키 사회 각분야에서 쿠데타 관련 혐의를 받아 구금됐거나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이 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제(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각료회의를 잇따라 주재한 뒤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어떤 것이 달라지나요?

기자) 터키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대통령과 정부는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칙령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제한하거나 유예하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인 ‘3권 분립의 원칙’이 부인되는 건데요, 다시 말해, 법을 만드는 권한과 이를 집행하는 권한, 또한 법과 관련해 잘잘못을 가리는 권한이 모두 대통령과 정부에게 집중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국가권력을 한꺼번에 행사할 수 있게 된 건데, 터키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뭡니까?

기자) 터키 정부가 국가비상사태 선포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쿠데타 배후 세력 척결’입니다. 대통령에게 특별 권한을 부여해 반란세력을 정리하는 일에 효율성을 더하자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가담 세력 가운데) 많은 사람이 체포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해, 체포와 구속·감금·직위해제 등 쿠데타 진압 이후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숙청 작업이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한층 강해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터키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국제사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서방국가들과 국제기구 등은 터키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상황에 대해, 인권침해와 독재체제 전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자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앞서 성명을 통해 “터키 정부가 인권 보호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일이 없기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터키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세계 각국 언론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를 이슬람국가로 바꾸려 하고 있다’는 분석을 일제히 내놓고 있습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쿠데타를 빌미로 터키를 완전한 이슬람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고요, 미국의 USA투데이는 “술탄 역할을 맡아 오스만투르크를 재건하려 하고 있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오스만투르크는 13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 터키 영토에서 번성했던 이슬람제국으로 유럽을 정복하기도 했습니다. 술탄은 이슬람교 최고 권위자인 칼리프가 정치적 지배자에게 수여하는 이름입니다.

진행자) 오스만투르크 제국 이야기가 나왔는데, 터키가 원래 이슬람 국가였다가 현대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해 공화국 체재로 바뀌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국부 ‘케말 파샤’가 제1차 세계대전 무렵, 1922년에 술탄 제도를 폐지하고 오스만투르크 이슬람 제국의 잔재를 청소한 이후에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헌법을 채택했습니다. 터키 공화국 헌법 개정 당시 이슬람이 국교라는 조항을 삭제하고 ‘종교와 종파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었습니다. 이후 세속주의는 현대 터키 국가운영의 대전제였는데요, 종교와 정치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웃나라인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과 확연히 다른 민주주의 체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서방의 지원과 협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를 다시 이슬람국가화 할 것이라는 염려가 이번 쿠데타 이전부터 있었다고요?

기자) 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집권 직후부터 모든 공립학교에서 이슬람 수니파 교리를 가르치도록 하는 등 이슬람주의를 강화해왔습니다. 또한 여성들이 집밖에서 머리와 가슴부분을 가리는 ‘히잡’을 착용하도록 했고요, 공공장소에서 남녀간 애정행위를 불법화하는 한편, 밤 늦은 시간에는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등 이슬람 교리에 따른 법규를 속속 채택했습니다. 에르도안 정부의 이 같은 이슬람 주의 강화 정책은 터키 인구의 95% 이상이 이슬람 신자이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없이 자리잡아 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금 터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골자로 한 ‘중대발표’를 예고했던 지난 화요일(1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쿠데타 후속 조치를 위한 터키 당국의 수사에 적절한 협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백악관이 전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민주적으로 선출된 터키의 민간정부를 폭력으로 무너뜨리려 했던 쿠데타 시도를 다시 한번 강하게 비난하고, 터키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터키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지키고 있는 거군요?

기자) 미국이 터키 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기 보다는 사안에 따라 지원할 부분은 지원하고, 돕지 말아야 될 부분에서는 손을 떼는 것으로 보시면 되겠는데요. 터키는 지정학적인 가치 때문에 미국의 중동 전략 전개상 주요 협력 대상이지만, 에르도안 정부의 독재적인 행태와 인권탄압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터키의 협력이 두드러지는 부분은 뭔가요?

기자) 터키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활동 근거지인 시리아, 이라크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ISIL 공습에 사용하는 공군기지를 터키 영토 내에서 운영하는 등, 터키를 ISIL 격퇴전의 주요 협력대상으로 삼아왔는데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만약 터키에서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이 지역 정세가 지속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내전으로 진행될 수 있었고, 이런 사태는 ISIL과의 전투를 비롯한 중동 사태 대처에서 터키의 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최근 통화에서도 “ISIL의 위협에 대응하는 일에 초점을 유지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터키와 거리를 두는 부분은요?

기자) 미국은 에르도안 정부가 지난 2013년 6월 이스탄불의 탁심광장 개발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시위를 폭력 진압한 뒤부터 공식대화를 삼가해왔습니다. 또한 이번 쿠데타 직후 터키 정부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배후 조종자로 지목하고, 미국정부에 추방해달라는 요청을 접수했는데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쿠데타 배후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증거를 보내야한다”면서 터키 정부의 요청에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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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정상화 한지 1년이 됐군요?

기자) 미국과 쿠바가 지난해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교차 개설해 국교를 재개한 지 이번주로 1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미국 국가원수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쿠바가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뒤 경제 회복 전망이 커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쿠바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요?

기자) 일단 미국인 관광객들이 쿠바로 몰려들면서 관광수익이 크게 늘었습니다. 쿠바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쿠바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약 16만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76.6% 증가한 규모인데요, 올해도 지난 4월까지 집계된 방문객만 9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연말에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 기업의 쿠바 진출도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네. 쿠바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거나, 쿠바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수도 아바나에서 미국계 ‘스타우드’ 호텔 1호가 문을 열었는데요, 미국의 호텔기업이 쿠바에 진출한 것은 60여년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스타우드 측은 아바나에서 또 다른 호텔 3곳을 함께 운영하기 위해 쿠바 정부와 특별계약을 맺고 직원 고용 방식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쿠바 당국은 스타우드와 협력업체들이 자국내에서 상당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 사이의 교통편도 확대되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미국 최대 여객선 회사인 ‘카니발’이 미국 동부 최남단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출발해 쿠바로 가는 크루즈 유람선을 출항했습니다. 그동안 양국 정부는 해상 이동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통행 금지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올 가을에는 미국 민간 항공사 8곳이 로스앤젤레스와 애틀랜타를 비롯한 미국 주요도시에서 쿠바 수도 아바나를 오가는 직항편을 띄울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쿠바 사회 자체가 변하는 모습도 관측된다고요?

기자) 사회주의 혁명 이후 쿠바에서는 자영업 혹은 개인사업이 금지돼왔는데요, 최근 밀려드는 관광객을 효과적으로 맞을 수 있도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직접 나서서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자영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회주의 체재가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쿠바 현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에서는 쿠바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이후 만성적으로 진행돼온 경제 악화를 타개할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최근의 변화를 반기고 있지만, 사회적인 격차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IPS통신이 전했습니다. 쿠바가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에 있었던 만큼 급격한 경제적 변화는 소득 격차로 인한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쿠바와의 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어제(20일) 쿠바와의 관계 현안과 관련, “지난 한해 동안 (쿠바와의) 관계 진전이 크게 눈에 띄었다”고 밝히고, “쿠바의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경제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해야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자유를 증진시키는 일에도 큰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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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 2014년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학생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홍콩에서 민주적인 선거를 요구하며 우산을 든채 75일동안 도로 점거로 진행된 반 중국 시위, ‘우산혁명’을 주도한 학생들에게 오늘(21일) 홍콩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동구 법원은 이날 우산혁명 주도 단체였던 ‘학민사조’의 조슈아 웡 전 대표, ‘홍콩전상학생연합’ 알렉스 차우 비서장과 네이선 로 전 비서장에게 불법 시위 참가죄 등을 적용해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불법 시위 참가죄, 형량은 얼마나 나왔습니까?

기자) 법원은 즉시 형량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홍콩 동구법원 재판부는 앞으로 이들에 대한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명령 요청을 감안해 오는 8월15일 형량을 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은 학생들은 형량 선고일까지 조건부 석방됐습니다.

진행자) 2014년 홍콩에서 진행된 ‘우산혁명’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조슈아 웡은 중국정부가 기존에 약속했던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 실시 약속을 지키지 않자 9월 26일 거리로 나서 가두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최루액을 뿌리는 경찰의 진압에 우산으로 맞서자고 웡이 제안했고, 대학생과 시민 등이 합류하면서 두달 넘게 지속된 우산혁명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오늘 판결 직후 석방된 시위주도 학생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한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옳은 일이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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