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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상설중재재판소(PCA)


인도 어부를 해적으로 오인해 살해한 이탈리아 해군 병사가 인도 당국에 억류된 사건과 관련,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서 인도 대표단(왼쪽)과 이탈리아 대표단(오른쪽)이 심리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인도 어부를 해적으로 오인해 살해한 이탈리아 해군 병사가 인도 당국에 억류된 사건과 관련,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서 인도 대표단(왼쪽)과 이탈리아 대표단(오른쪽)이 심리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화요일(12일), 국제상설재판소가 필리핀의 제소로 이뤄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관한 판결을 내릴 예정입니다.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라 과연 어떤 재판결과가 나올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상설중재재판소’ 가 과연 어떤 곳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상설중재재판소란?"

상설중재재판소의 영어 정식 명칭은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인데요. 흔히 줄여 PCA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상설중재재판소’라는 이름 때문에 흔히 전통적인 의미의 법정이나 재판소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상설중재재판소는 법원이라기보다는 분쟁 당사자 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행정적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종종 상설중재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국제사법재판소는 국제연합(UN)의 산하 기구로 국제연합 조직의 일부지만 상설중재재판소는 국제연합과는 완전히 별개인 국제기구입니다.

"국제사법재판소와 상설중재재판소의 차이점"

국제사법재판소는 국가와 국가 간의 분쟁만 다루는 반면, 상설중재재판소는 국가 간의 분쟁은 물론, 국제기구나 기업, 개인과 나라 간의 분쟁도 맡고 있습니다.

또 15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가 늘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와는 달리 상설중재재판소는 소송이 제기될 때마다 그때그때 재판소가 구성된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됩니다. 특히 상설중재재판소는 분쟁당사자가 직접 중재관, 즉 재판관을 선임할 수 있는데요. 단 재판관들의 명단이 마련돼 있어 그 명단 중에서 각각 4명 이내의 재판관을 골라야 합니다.

또 국제사법재판소의 규범과 재판 절차 등은 가입국들이 합의한 조약에 준거하는 반면, 상설중재재판소는 각 소송마다 분쟁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규범이나 절차가 만들어집니다

[녹취: 남중국해 분쟁 소송 보도]

오는 12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판결이 임박했다는 보도인데요, 상설중재재판소도 국제사법재판소처럼 이런 국가간의 영유권 분쟁, 인권, 환경 문제 등은 물론이고, 무역, 투자 갈등 같은 문제도 다루는데요. 분쟁 당사자들이 소송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중재재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설중재재판소는 국제사법재판소보다는 덜 알려진 편인데요. 재판과정이 일단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다가 국제사법재판소가 설립된 이후 소송이 줄어든 이유도 있고요. 또 분쟁 당사자의 요청 등으로 재판 결과마저 극비에 부쳐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상설중재재판소의 이모저모"

상설중재재판소는 국가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국제 기구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기관입니다. 189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1회 만국평화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이 국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상설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만들어진 건데요. 2016년 3월 기준으로 PCA 설립의 근거가 되는 조약에 동의한 나라는 총 119개국입니다.

상설중재재판소는 국제사법재판소,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적인 사법기구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헤이그의 ‘평화궁’ 안에 있는데요. 원래 이 평화궁은 미국의 강철왕인 앤드루 카네기가 당시 150만 달러, 요즘 시세로 약 4천만 달러를 내서 상설중재재판소를 위해 지은 건물입니다.

[녹취: 휴고 한스 시블레즈 사무총장 연설]

현재 상설중재재판소의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프랑스, 모나코 대사 등을 역임한 외교통 휴고 한스 시블레즈(Hugo Hans Siblesz)입니다.

"복잡해진 국제 분쟁에 따른 소송 증가"

국제 사회가 복잡해지고 분쟁이 다양해지면서 상설중재재판소가 맡는 소송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올해 초 상설중재재판소가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11건에 불과했던 소송이 2014년에는 128건으로 급증했고요, 지난해에는 138건에 달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상설중재재판소가 가장 많이 맡은 소송은 국가와 투자자 간의 무역, 투자 관련 분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설중재재판소의 재판은 1심으로 끝나고요. 판결 역시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처럼 구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법재판소의 경우, 패소한 나라가 판결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유엔안보리가 나서서 권고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반면 상설중재재판소는 이런 이행확보수단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양자간의 합의로 법정이 세워지고, 국제법에 근거해 내려진 판결인 만큼 대개는 상설중재재판소의 재판 결과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녹취: 남중국해 관련 보도]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과 긴장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는데요. 필리핀 정부는 지난 2013년 이와 관련해 상설중재재판소에 중국을 제소했었고요. 상설중재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10월부터 중재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상설중재재판소의 중재에 응하지 않겠다면서 필리핀과 일대일 협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공공연히 상설중재재판소가 어떠한 판결을 내리든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는데요. 지난달 말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현재 중국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라서, 화요일(12일) 나올 상설중재재판소의 재판 결과와 그에 따른 중국과 필리핀의 반응이 어떨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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