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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국인대상 '혐오시위' 억제법 제정...오바마, 남중국해 분쟁 평화적 해법 촉구


지난 2012년 8월 도쿄 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국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8월 도쿄 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국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지구촌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시위’를 억제하기 위한 법이 제정됐습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평화적 해법’을 촉구했습니다. 월요일(23일) 실시된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 판 데어 벨렌 후보가 극우 정당 후보를 간신히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일본에서 주로 한국인에 대한 혐오 시위를 억제시키기 위한 법을 만들었다,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일본 의회의 하원 격인 중의원이 화요일 (24일) 본회의를 열어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일본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발의한 건데요. 지난 13일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는 이미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법의 이름만 들으면,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목적인 것 같은데, 이 법이 사실상 한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거라고요?

기자) 이 법이 제정된 배경을 살피기 위해서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이후, 극우단체나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국인들에 대한 혐오감이나 적대감을 표출하는 단체 행동인, 이른바 ‘혐한 시위’가 심심치 않게 벌어져왔습니다. 일본인들은 이런 혐한 시위를 영어로 바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혐오 발언’이란 뜻인데요. 최근 5~6년 새 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헤이트 스피치가 일본 주요 도시에서 크게 늘고 시위대의 행동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면서 일본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행위를 금지시키자는 입법 청원이 줄을 이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이런 혐오 시위가 얼마나 많이 일어납니까?

기자) 일본 법무성이 조사한 데 따르면, 지난 2012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무려 1천152건이 집계됐습니다. 단순히 계산해봐도 지금까지 한 달에 23회 꼴로 시위가 일어난 셈이니, 주말과 휴일만 빼곤 거의 매일 발생한 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본 법무성 통계에 잡히지 않은 소규모 집회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납니다.

진행자) 일부 일본인들은 왜 한국인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겁니까?

기자) 혐한 시위의 원인은 다양합니다만, 독도 영유권 문제나 동해 표기법 논란, 최근에는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동원됐던 종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 배상 논쟁까지 한국과 일본 사이에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문제를 놓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담은 구호를 외치면서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겁니다. 또한, 납북 일본인 문제도 일본내 일부 과격 시민단체의 단골 시위 소재여서, 혐한 시위 대상은 남· 북한을 가리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이 같은 행동을 규제하자는 입법 청원이 나왔나 보군요.

기자) 이번 혐한시위 억제법 제정은 일본 가와사키의 평범한 주민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가와사키는 오사카 등지와 함께 일본에서 재일동포 밀집지역으로 손꼽히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가와사키 시내 곳곳에서 혐한 시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면서 깃발을 흔드는 시위대에 재일동포들이 신체적으로 위협받는 일도 잦았습니다. 보다 못한 가와사키 주민들이 시위대를 설득해 돌려보낸 일도 종종 있었고요.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와사키 주민들은 지난 3월 16일 혐한 시위를 규제하기 위한 공식 입법 청원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에 제정된 ‘혐한시위 억제법’의 내용은 뭔가요?

기자) 이 법은 ‘(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차별 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생명과 신체, 명예,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의도를 고지하는 것’과 ‘현저히 멸시하는 것’을 ‘부당한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그런 ‘부당한 차별적 언동’을 할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됩니까?

기자) 이번에 제정된 법은 처벌 조항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은 선언적 법규입니다. 단지 앞서 말씀 드린 행동들에 대해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한다’고만 명기했고요. 일본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혐한 시위에 대한) 상담 체제의 정비와 교육과 계몽 활동을 충실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지 규정과 벌칙이 없기 때문에 법규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지만, 혐한 시위와 같은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법으로 처음 선언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마이니치 신문과 지지통신은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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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이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 (24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연설했습니다. 이곳에 모인 하노이 시민들은 저마다 사진기를 꺼내들고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담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설을 들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에게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분쟁은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며,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웃 나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힌 거로군요.

기자) 네. 중국은 역사적 배경 등을 내세워 남중국해 일대가 오랫동안 중국 영해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이 해역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활동이 베트남과 필리핀, 타이완 등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빚어 왔고요.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영유권 주장이 과도하다고 판단, 이에 도전하기 위해 최근 1년 사이 3차례나 이 해역에 해군 전함을 파견해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개선은 세계 각국에 교훈이 될 것이라면서 “한때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인권에 대한 메시지도 전했고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이 베트남을 비롯한 참가국 간의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며 TPP의 비준 필요성도 역설했는데요. TPP가 이행되면 베트남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베트남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할 권리를 갖게 되고,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도 막아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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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월요일(23일) 실시된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극우정당 후보를 어렵게 이기고 당선됐다고요?

기자) 네. 무소속 판 데어 벨렌 후보가 극우정당인 자유당(FPÖ) 소속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를 불과 3만1천 표 차로 꺾고 가까스로 이겼는데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화요일(24일)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극우 지도자가 출현하는 것이 좌절되긴 했지만, 유럽 각 나라에서 우파가 급부상하고 있는 정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겁니다.

진행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 내용 좀 더 자세히 보죠.

기자) 네.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판 데어 벨렌 당선자에 맞섰다가 낙선한 극우정당 자유당 소속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의 득표율은 무려 49.7%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극우정당의 득세를 뚜렷하게 드러낸 건데요. 호퍼가 소속된 자유당은 나치주의자들이 1950년대에 설립한 정당입니다.

진행자) 벨렌 당선자가 50.3%, 호퍼 당선자가 49.7%, 그야말로 박빙의 선거였는데, 현재 구도대로라면 당장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러도 승리를 기대할 만 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록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자유당이 패하긴 했지만,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 총선에서는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런데 파인넨셜 타임스는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같은 나라에서도 최근 이런 극우, 또는 우파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극우성향 내지는 우파 정치집단이 유럽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하셨는데, 유럽에서 극우성향, 혹은 우파란 어떤 세력입니까?

기자) 유럽 각 나라마다 우파 정당의 지향점이 조금씩 다릅니다만, 크게 보면 최근 시리아나 리비아, 이라크 등지에서 유럽으로 몰리는 난민 수용에 반대하고, 유럽 주요국가들의 공동체인 유럽연합(EU)의 확장을 거부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난민수용과 유럽연합에 반대하는 정파들이 힘을 얻으면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지난해 실시된 스위스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인 스위스 국민당이 대승을 거뒀습니다. 같은 해 폴란드에서는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법과 정의’당이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요. 이런 흐름이 이번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의 선전으로 절정에 달한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스트리아 자유당은 극우 가운데서도 극우로 꼽히는 정당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오스트리아의 자유당은 나치주의자 잔존세력이 설립한 정당이어서, 극우 중의 극우로 꼽히는데요. 그래서 유럽연합은 지난 2000년 이 정당이 오스트리아 연립정부에 참여하자, 오스트리아를 제재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번에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오스트리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면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외교적인 난제를 맞을 상황이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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