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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폭 생존자들, 오바마 방문에 기대감...바그다드 차량폭탄테러, 75명 사망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 당시 생존자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내 '원폭 돔'을 올려다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 당시 생존자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내 '원폭 돔'을 올려다보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지구촌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 계획이 확정된 데 대해, 히로시마 원폭투하 생존자들이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해 75명이 숨졌고요. ISIL 합류를 목적으로 시리아로 향하려던 호주인 5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또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임박했다는 소식, 이어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간다 안 간다, 말이 많았는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기자) 네. 1945년 8월 6일과 9일,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차례로 떨어뜨린 원자폭탄은 곧이어 15일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 냈고, 2차 세계대전의 종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또한 한반도가 식민지배 체재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한민족에게도 의미가 큰 사건이었는데요. 특히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은 이후 방사능 피폭자 등을 비롯해 도합 14만여 명의 사망으로 이어져 역사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습니다.

진행자) 원폭 투하가 전범 국가인 일본의 확장을 막기 위한 것이었고, 또 수많은 연합군 장병들의 인명피해를 막았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기자) 그래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인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사과를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 내부에서는, 과거사를 들춰낼수록 같은 기간 동안 한반도와 아시아 각 지역에서 행한 일본의 압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계획에 원폭 희생자들이 남다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히로시마 현지 주민의 반응 좀 더 자세히 전해 주시죠?

기자) 네, 히로시마 원폭 생존자인 올해 79세 게이코 오구라 할머니는요, “죽기 전에 (미국) 대통령을 꼭 만나고 싶다.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꼭 보고 싶다”면서 “사과를 바라는 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 다만 같은 사람으로서 같은 땅을 밟고 서서, 희생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것”이라고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오구라 할머니는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졌을 때 8살이었습니다. 당시 원폭 투하지점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있었던 오구라 할머니는 “사방이 깜깜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오직 정적만 흘렀다”고 회상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 방문 결정의 배경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기자) 일각에서는 이번 히로시마 방문이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점 정책 추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특히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고,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끝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더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과거 원자폭탄 투하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북한의 핵개발 의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주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한 지난해 체결된 한국과 일본 사이의 2차대전 종군 위안부 합의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 방문 결정에 탄력을 줬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은 어제(10일) ‘왜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에 가야만 하나’라는 제목으로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보낸 기고문을 보도했는데요. 셔먼 전 차관은 현재 미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 참모를 맡고 있는 인물입니다. 셔먼 전 차관은 이 기고문에서 “한· 일 위안부 합의는 불안한 점이 있지만 동아시아 지역 안보를 위한 두 나라 협력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사과와 용서만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셔먼 전 차관이 이 기고문을 통해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용기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 결정을 내리기 쉬웠을 것”이라고 밝힌 점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어떤 반응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의 하와이 진주만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습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늘(11일)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진주만을 방문하는 안이 일본 정부 내에서 부상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한 이후 진주만으로 향하는 일정을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태평양 지역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곳이 히로시마라면, 시작된 곳은 진주만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은 1941년 12월 8일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 해군 태평양함대를 기습 공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거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 일본 총리의 진주만 방문 계획과 관련, “미· 일 정상이 태평양전쟁을 상징하는 장소를 교차 방문함으로써 양국이 과거의 적대관계로부터 오늘날 강력한 동맹 관계로 전환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검토한 일이 없다”며 니혼게이자이 보도를 일단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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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바그다드에서 또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했군요?

기자) 수요일(11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일대에서 동시 다발적인 차량 폭탄 공격으로 지금까지 75명이 숨졌습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바그다드 동부 시아파 집단 거주지인 ‘사드르’ 시의 한 시장에서 이날 아침 폭발물을 적재한 승용차가 터져 60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인근에서 이어진 폭발로 사상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시장에 인파가 붐비던 시간에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상자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가 적지 않아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IL이 이번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ISIL은 이 일대에서 비슷한 형태의 공격을 계속해왔는데요, ISIL의 공격은 특히 시아파 거주지역에 집중돼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ISIL에 합류하려던 호주인들이 밀항까지 시도했다고요?

기자) 네. 호주인 5명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에 합류할 목적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오늘(11일) 호주 사법당국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호주 최북단에서 길이 7m의 소형 선박을 이용해 바다 건너 인도네시아로 가려다가 체포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인구가 많은 나라인데요. 이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항공편으로 최종 목적지인 시리아로 향하려던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는 호주태생 ISIL 고위 모병책임자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호주에서 잇따르고 있는 테러조직 연계 활동 소식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이날 호주 경찰은 ISIL에 가담하려던 21살부터 33살까지의 호주 남성 5명을 북부 퀸즐랜드주 케언스에서 체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남부 멜버른에서 낡은 차량에 소형 선박을 매단 채 호주 대륙 북부해안까지 약 2천800㎞를 이동했습니다. 이후 북쪽 끝에 있는 퀸즐랜드의 케이프 요크로 이동해서, 다시 배로 약 2천500㎞ 떨어진 인도네시아로 밀항할 예정이었습니다. 조지 브랜디스 호주 법무장관은, 이들이 이미 극단주의 단체에 합류할 것으로 의심돼 각각 여권이 취소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수사 선상에 올라있었다고 호주 경찰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미 ISIL과 관련된 의혹 때문에 당국의 관심을 끌어왔던 사람들이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무사 세란토니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물의 경우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하드(성전)’에 참여할 것을 다른 이들에게 독려한 강경파로 확인됐습니다. 세란토니오는 지난 2014년에 필리핀에서 체포된 뒤 멜버른으로 추방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 경찰의 발 빠른 대처가, 자국 출신 테러분자의 본격적인 활동을 예방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호주에서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셰인 패튼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주목 대상인데다가, 여권까지 취소된 사람들이 호주를 출발해 시리아로 가려 한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잠재적 테러범이 배편으로 호주를 떠나 테러조직 합류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닐 거겐 호주 연방 경찰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에 체포된 사람들에 대해, “(테러조직에) 매우 헌신적인, 열성적인 사람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는 테러 예방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진행 중인 겁니까?

기자) 호주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광범위한 대테러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테러활동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의 근거지를 호주 전역에 걸쳐 수차례 급습했고요. 이 과정에서 호주 국내 테러를 모의했거나, 이라크와 시리아의 무장조직과 연계된 의혹을 받은 사람들을 체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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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브라질로 가보겠습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임박했군요?

기자) 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개시 여부를 놓고 오늘(11일) 상원에서 표결이 진행됩니다. 찬성이 다수면 곧바로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대법원이 탄핵 심판을 진행합니다. 현재 브라질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약 50명이 찬성 의사를 나타내 호세프 대통령의 대통령 직무 정지가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대법원이 맡게 될 탄핵 심판은 최장 6개월 동안 진행됩니다. 대법원에서 심판 청구가 인용되면, 다시 말해 대통령 탄핵 요청이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면, 브라질 상원은 최종 탄핵 투표를 진행합니다. 여기서 3분의 2가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진행자)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2014년 대통령 재선 선거운동 당시 회계 적자를 감추기 위해 비인가 대출을 받았다는 혐의에 기초합니다. 이게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지만, 브라질에서 계속된 경기 불황과 부패 등 대한 대중의 분노가 치솟은 상황이어서, 호세프 대통령은 결국 직위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진행자) 호세프 대통령 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대법원의 탄핵심판 개시와 함께 자신의 직무 정지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호세프 대통령은 얼마 전 측근들에게 “대통령직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상원의 표결로 탄핵심판이 열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호세프 대통령 측은 탄핵의 위법성을 끝까지 따질 계획입니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정부 측 변호인을 맡게 될 호세 에두아르도 카라도조 브라질 법무장관은 “호세프 대통령은 상원 표결 이후에도 법정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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