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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은 잊지 못할 친구" 다이빙궈 회고록


지난 2009년 9월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다이빙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왼쪽)이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예방했다. (자료사진)
지난 2009년 9월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다이빙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왼쪽)이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예방했다. (자료사진)

중국의 다이빙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자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우정을 나눈 친구로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합니다.

중국 관영 `신화망’의 자매지 '국제선구보'가 지난 21일 다이빙궈 전 중국 국무위원의 회고록 일부를 소개했습니다.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후진타오 주석 체제에서 외교정책을 보좌하면서 중국 정부 특사로 북 핵 협상에 관여했으며, 최근 '전략대화 - 다이빙궈 회고록'을 출간했습니다.

`국제선구보’는 다이빙궈 회고록에서 특히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된 일화를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김정일 위원장을 10번 정도 만나면서 우정을 쌓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차 북 핵 위기가 불거진 2003년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을 감싸안으며 따뜻하게 맞아줬다고 전했습니다.

회고록에 따르면 이 방문에서 다이빙궈는 그 해 초 1차로 열린 미-중-북 3자회담을 재개하도록 김 위원장을 설득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회담의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신이 미국과 관련 당사국을 설득해 그해 6자회담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회고했습니다.

회고록에는 또 시간이 흘러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한반도 상황이 긴박해졌을 당시 일화가 나옵니다.

2009년 들어 북 핵 문제가 급박해지자 그 해 9월 16일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방북해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두 시간 동안 만났습니다.

회고록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은 미국을 북 핵 문제의 원흉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6자회담보다는 미-중-북 3자회담이나, 한국을 포함한 4자회담이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에 부정적인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다이빙궈 특사는 6자회담의 유용성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이 좌초되면 북한에 불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미국의 태도를 보고 6자회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다시 미-북 양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회고록은 밝혔습니다.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또 지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가 험악해졌을 때 다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위기 상황을 진정시키라고 권유했고, 김 위원장도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다이빙궈 특사에게, 한반도에 일이 있을 때마다 북한을 찾아 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회고록은 전했습니다.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2011년 8월에 김 위원장을 마지막으로 만났습니다. 당시 그는 러시아 방문 뒤 귀국길에 중국에 들른 김 위원장을 영접했습니다.

이후 4개월이 지난 그 해 12월 미얀마 방문 중 김 위원장이 급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처음에는 그 소식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의 죽음을 맞아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김 위원장과 쌓은 우정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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