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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진주' 시리아 팔미라


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 귀중한 고대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어서 '사막의 진주'로 불린다. 지난해 5월 이후 ISIL이 장악랬었지만, 지난달 시리아 군이 최근 탈환했다. 사진은 시리아 군의 팔미라 탈환 직후, 관영 '사나' 통신이 공개한 고대 유적 모습이다.
시리아 고대 도시 팔미라. 귀중한 고대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어서 '사막의 진주'로 불린다. 지난해 5월 이후 ISIL이 장악랬었지만, 지난달 시리아 군이 최근 탈환했다. 사진은 시리아 군의 팔미라 탈환 직후, 관영 '사나' 통신이 공개한 고대 유적 모습이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3월 말, 시리아 정부군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ISIL)가 장악하고 있던 팔미라 시를 10개월 만에 탈환했습니다. 팔미라 시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고대 유적 도시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사막의 진주라고 불리는 시리아 팔미라 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사막의 진주 팔미라”

팔미라(Palmyra)시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동쪽으로 약 2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고대 유적 도시입니다. 팔미라 시가 형성된 게 무려 기원전 2천 년 경이라고 하는데요. ‘사막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중동지역에서는 아름답고 중요한 유적지 가운데 하나로 유네스코가 1980년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팔미라는 시리아의 정 중앙, 사막에 있는 도시입니다. 비록 사막 위에 세워졌지만, 한때는 페르시아와 인도, 중국, 로마 제국을 연결하는 무역 도시로 아주 번성했습니다. 그건 바로 사막 지대에 흔하지 않은 오아시스, 물이 나오는 지역이었기 때문인데요. 팔미라는 이 오아시스 덕분에 주변 사막지대와는 달리 고대부터 동서를 오가는 상인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팔미라라는 이름의 어원도 야자수의 일종인 종려나무, ‘팜 트리(Palm Tree)의 도시’라는 뜻이 있다고 하네요. 팔미라 시는 300년 가까이 전성기를 누리다 13세기 말 오스만 제국 시대에 접어들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요. 하지만 지금도 ISIL이 사실상 수도로 삼고 있는 락카를 비롯해 시리아 주요 도시로 통하는 도로가 연결돼 있어 지리적,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요충지입니다.

“동양과 서양 문화의 교차로”

고대 도시 팔미라는 인도와 중국 등 동양의 상인들과 그리스, 로마 등 서양의 상인, 그리고 중동 상인 등 수많은 상인이 쉬어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여러 문화가 혼합하는 문명의 교차로가 됐습니다. 팔미라의 예술과 건축은 고대 시리아인들의 전통적 기술에다 그리스 로마 양식이 혼합돼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여러 신전과 대형 원형극장, 거대한 돌기둥, 수로와 광활한 공동묘지 등은 당시 팔미라인들의 정교한 기술과 생활 방식 등을 짐작하게 합니다.

“위기에 처한 세계 문화유산”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ISIL)이 지난해 5월 이 도시를 장악하고 이곳에 있는 유적과 유물 들을 파괴했습니다. 우상 숭배를 부추긴다는 이유였는데요. 팔미라의 가장 유명한 유적 가운데 하나인 ‘바알 샤민’ 신전이나 팔미라 박물관 앞의 거대한 사자상, 개선문 등이 파괴됐습니다.

ISIL은 이보다 더 끔찍한 일도 자행했습니다. 팔미라 유적 연구에 평생을 바친 82살의 시리아 노학자 칼리드 알아사드를 살해해 시신을 유적지 기둥에 매단 겁니다. 아사드 박사는 ISIL이 팔미라 인근까지 진격하자 피신을 거부하고 팔미라 박물관에 있던 주요 유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지휘했는데요. ISIL의 모진 고문과 협박에도 유물의 행방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IL은 또 팔미라 도시 곳곳에 지뢰와 폭발물을 묻어뒀는데요. 팔미라 탈환 후 지금까지 러시아 전문가들이 제거한 지뢰만도 1천500여 개가 넘습니다.

“팔미라 유적지 복원 가능할까?”

전 세계 고고학계는 팔미라 탈환 소식이 들리자 ISIL이 팔미라 유적지를 얼마나 파괴했는지, 복원은 어느 정도나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는데요. 마물 압둘카림 시리아 고대유적 박물관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마물 압둘카림 박물관장] “We expected the worst because of the liberation fighting, but….”

압둘카림 관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고, 전체적으로 팔미라의 상태가 괜찮다면서 이제 악몽은 끝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압둘카림 관장은 전문 인력과 능력, 또 복원 경험이 이미 많기 때문에 5년 안에는 시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한 목표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곳곳에 있는 지뢰를 제거해 안전을 되찾는 일도 문제고 사람들도 다 뿔뿔이 흩어져서 현재 거의 아무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5년은 무리라는 겁입니다.

유엔은 유적 파괴 행위는 전쟁 범죄라고 비난하고 있는데요. 유네스코와 유엔은 시리아 문화 당국과 협력해서 복구사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끔찍한 고통을 겪은 팔미라 주민들”

팔미라 탈환 후 북동쪽 지역에서 집단 무덤이 발견됐습니다. 무덤에는 약 40여 구의 시체가 있었는데요. 여자와 아이들도 있었고요. 고문당한 흔적이 있었고요. 참수당한 시체도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ISIL이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손목을 자르고 정부에 충성했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여 시체를 거리에 전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끔찍한 증언을 했습니다. ISIL은 포로로 잡은 여성을 파는 시장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IL이 장악하기 전 팔미라에는 약 5만 명이 거주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1천 명 정도만 남고 모두 도망가거나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살아남아 탈출한 사람들도 난민촌에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습니다. 팔미라 생존자들은 국제사회에 팔미라 유적도 중요하지만 삶의 터전을 잃고 끔찍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팔미라 주민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런던에 복원되는 팔미라 개선문 ”

[IDA 3D 프린팅 효과음]

지금 듣고 계신 소리는 얼핏 그냥 소음처럼 들리실 텐데요. 실은 디지털 고고학 연구소(IDA)가 ISIL이 파괴한 팔미라의 개선문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재현하고 있는 소리입니다. 3D 프린팅 기술이란 쉽게 말해 그림이나 글씨를 종이에 복사하는 수준의 기존 프린팅 작업이 아니라 사물을 입체적으로 복사해 내는 기술인데요. 팔미라 유적 복원은 이제 이런 디지털 기술 발전에 힘입어서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디지털 고고학 연구소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미국 하버드 대학교, 두바이 미래 박물관이 함께 만든 공동연구기관인데요. 디지털 고고학 연구소는 오는 4월 19일, 2016년 세계문화유산 주간에 맞춰 3D 프린터로 복원한 팔미라 개선문을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전시할 계획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시리아 고대 유적 도시 팔미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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