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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커스와 프라이머리 제도


지난 1일 열린 미국 대선 코커스, 당원대회를 하루 앞두고 아이오와 주에서 경선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
지난 1일 열린 미국 대선 코커스, 당원대회를 하루 앞두고 아이오와 주에서 경선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일 아이오와 주에서 첫 코커스, 당원대회가 열린 데 이어서 오는 9일에는 뉴햄프셔 주에서 프라이머리, 일반 투표 방식의 예비선거가 실시됩니다. 미국 각 주는 오는 6월까지 이런 코커스나 프라이머리를 통해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게 되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 시간에는 미국의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제도를 알아봅니다. 부지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오바마-롬니 지명 수락 연설

2012년 여름, 민주당과 공화당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각각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이렇게 각 당의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미국 각 주는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를 통해서 대통령 후보를 뽑습니다.

“코커스란 무엇일까?”

코커스는 한국어로 당원대회라고 하는데요. 그 지역 당원들의 모임을 말합니다. 보통 당원대회에서는 세 가지 일이 벌어집니다. 어느 후보가 좋은지 의논해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고요. 또 지역 지도자를 뽑고 당의 정강을 논의합니다. 노스다코타 주나 미네소타 주처럼 예외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주는 등록된 당원만 참가할 수 있는 폐쇄형 코커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정치학과 벤저민 긴즈버그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긴즈버그 교수
“특정 정당에 등록된 사람들이 주 전역의 여러 장소에 모입니다. 그곳에서 서로 어떤 후보가 좋은지 열심히 토론한 뒤에 투표를 하는데요. 그렇게 그 주 여러 곳에서 실시된 투표 결과를 합산해서 승자를 가리게 됩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체제인데요. 두 당의 당원대회 진행 방식에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공화당의 경우, 보통 비밀투표로 승자를 가리는데요. 민주당은 좀 더 복잡합니다. 지지 후보별로 따로 모이는 건데요. 그러면 각 후보 측에서 서로 지지자들을 빼 오려고 설득 작업을 벌이고요. 유권자들은 중간에 얼마든지 마음을 바꿔서 다른 후보 쪽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프라이머리란 무엇일까?”

넓은 의미에서 프라이머리는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예선이라고 할 수 있는 예비선거 과정을 통틀어서 말합니다. 하지만 좁은 의미로 프라이머리는 코커스, 당원대회에 대비해서 일반 투표로 후보를 뽑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넓은 의미든 좁은 의미든 한국어로는 예비선거로 해석합니다.

프라이머리 방식은 각 주에 따라서 다른데요. 크게 네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등록 유권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이 있습니다. 반면에 특정 정당에 등록한 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이 있는데요. 폐쇄형의 경우에는 소속 정당 후보에게만 투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을 절충한 형태인 준 개방형과 준 폐쇄형이 있습니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의 차이”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는 연방 정부 차원이 아니라, 주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하지만 코커스는 각 주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주관하고요. 프라이머리는 주 정부와 지방 정부가 주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주에서는 유권자가 투표 당일 마감 시간 전에 아무 때나 편한 시간에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면 됩니다. 그리고 투표만 하고 바로 나오면 되니까,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죠.

하지만 코커스는 시나 카운티 등 지역별로 모이는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갈 수 없으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거죠. 코커스는 프라이머리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요. 당원들이 서로 의논해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보통 2시간 정도 걸립니다. 프라이머리는 보통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코커스는 공개투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코커스, 당원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소속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훨씬 높고 열성적입니다. 하지만 당원대회 참가율은 프라이머리, 일반 투표 방식의 예비선거보다는 떨어지는데요. 그래서 유권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코커스의 공개투표 방식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조지타운대학교 정부학과 마크 롬 교수의 설명 들어보시죠.

[녹취] 마크 롬 교수

“당원대회는 확실히 전체 유권자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시간 내서 당원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유권자들 가운데 가장 당파적인 사람들이죠. 당원대회에 참가하는 공화당원들은 전체 유권자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요. 마찬가지로 당원대회에 참가하는 민주당원들은 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긴 토론 과정을 거쳐서 당원들이 합의를 이뤄나가기 때문에 프라이머리보다 코커스가 더 민주적이란 지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20세기 들어서는 예비선거 방식을 채택하는 주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코커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주는 아이오와 주와 알래스카, 콜로라도, 하와이, 캔자스 등 10여 개 주에 불과하고요. 나머지는 모두 프라이머리, 예비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대선 풍향계”

흔히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가리켜 대선 풍향계라고 부릅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주들 가운데 제일 먼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실시하기 때문인데요. 정치 전문가들은 두 주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했느냐에 따라서 대선 판세를 가늠해보곤 합니다. 그래서 4년에 한 번씩 대통령 선거해가 돌아오면,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 온 미국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겁니다.

미국 여러 주는 서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날짜를 앞당기려고 노력하기도 하는데요. 초기에 승자의 윤곽이 드러나면, 나중에 열리는 코커스나 프라이머리는 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는 처음 코커스를 실시하는 주, 또 처음 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주란 명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요. 아이오와 주는 어느 다른 주보다도 8일 앞서 코커스를 열도록 주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슈퍼 화요일이란 무엇일까”

슈퍼 튜즈데이(Super Tuesday), 슈퍼 화요일은 여러 주가 한꺼번에 코커스, 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 예비선거를 치르는 날을 말합니다. 올해 슈퍼 화요일은 3월 1일인데요. 이날 앨라배마 주와 아칸소, 콜로라도 등 14개 주에서 당원대회나 예비선거가 실시됩니다. 그런가 하면 올해 3월 15일을 두 번째 슈퍼 화요일로 꼽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날 참여하는 주는 5개 주뿐이지만 일리노이와 플로리다 등 대의원 수가 많은 주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겁니다. 참고로 당원대회와 예비선거 날짜는 매번 대선 때마다 바뀝니다.

“대의원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각 당의 후보를 뽑기 위한 예비선거의 중심에는 대의원이 있습니다. 엄격하게 얘기하면 코커스나 프라이머리에서 유권자가 던지는 표는 특정 후보를 뽑는다기 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할 대의원을 뽑는 겁니다. 각 주의 대의원 숫자가 정해져 있는데요. 이들 대의원이 여름에 열리는 각 당의 전당대회에 가서 투표합니다.

각 대의원은 한 표씩 행사할 수 있는데요. 보통 그 주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후보에게 표를 던지게 됩니다. 대부분 주가 이런 승자독식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요. 아이오와 주처럼 비례제를 채택하고 있는 주도 있는데요. 지지율에 따라서 대의원을 분배하는 겁니다. 그리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과반수 표를 얻는 후보가 11월 본 선거에 나갈 그 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코커스, 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 예비선거를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부지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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