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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6차 TV 토론회 접전 예상...미 대법원, 이란 테러 피해 배상 심리


지난해 12월 미국 라스베가스 시에서 열린 미 공화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 현장.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미국 라스베가스 시에서 열린 미 공화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 현장.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의 6차 TV 토론회가 14일 열립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다루게 될 주요 쟁점 알아보고요. 미국 연방 대법원이 이란의 미국 테러 피해 가족에 대한 배상 문제를 심리했다는 소식, 또 미국 역사상 최고 당첨금으로 큰 관심을 끈 파워볼 복권의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목요일(14일) 밤 미국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들의 6차 TV 토론회가 열리는데요. 후보들로서는 매우 결정적인 토론회가 될 수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 예비선거의 주요 관문인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18일 남겨두고 열리는 TV 토론회이기 때문인데요. 경제 전문 방송 폭스 비즈니스의 주최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의 본 토론회 무대에는 공화당 후보 중 지지율에서 앞서는 후보 7명만 서게 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토론회에서는 아무래도 지지율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아성을 넘보는 테드 크루즈 의원 간의 대결 구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첫 번째 관전 포인트로 바로 두 후보의 대결을 꼽고 있습니다. 경선 초반부터 확실한 선두자리를 굳혔던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크루즈 후보가 최근 바짝 뒤쫓기 시작하고 특히 2월 1일 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에서 크루즈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1위를 차지하면서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 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줄곧 크루즈 후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 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었죠.

진행자) 크루즈 후보의 출생지와 관련된 논란이죠?

기자) 맞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쿠바 국적의 아버지와 미국인 시민권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요. 태어난 곳이 미국 본토가 아닌 캐나다이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겁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격으로 ‘태생적인 미국 시민’을 들고 있는데요. 법률 전문가들은 크루즈 후보가 미국 시민권자 어머니를 통해 시민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후보는 이를 줄곧 문제 삼아 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앞서 CNN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TV 토론회에서 크루즈 후보의 출생지 문제를 언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크루즈 후보가 출생지 논란 외에 또 다른 난관을 만났더라고요? 선거자금과 관련해 위법 논란이 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크루즈 의원이 대형은행에서 대출받은 선거자금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 2012년에 텍사스 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할 때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으로부터 1백만 달러를 빌렸고 이 돈을 선거 운동에 사용했는데 크루즈 의원이 대출받은 사실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신고하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대출을 받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위법인가요?

기자) 대출을 받은 자체는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거자금 출처를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선거법 위반 행위에 해당하는데요.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들이 대출을 받을 때 특혜를 받는 것을 막고 또 유권자들이 대출 사실을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자금출처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크루즈 의원은 몇 년 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본인과 배우자가 모았던 재산을 현금화해서 선거운동 자금을 마련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크루즈 후보 진영의 캐서린 프레이저 대변인은 대출 자금을 선거운동에 쓴 사실은 인정했는데요. 대출 신고를 고의로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숨길 의도가 전혀 없었고 필요하다면 지금이라고 제대로 된 보고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크루즈 위원이 골드만삭스나 씨티은행으로부터 특혜 대출을 받은 정황은 없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크루즈 후보의 부인이 골드만삭스에서 간부로 일하고 있다는 점과 또 크루즈 의원이 미국의 금융위기가 닥쳤을 당시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데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크루즈 후보의 이미지에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다른 후보들의 상황을 좀 보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위를 보이는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어떻습니까? TV 토론회를 할 때 마다 뛰어난 토론 실력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계속 올랐는데요?

기자) 네, 루비오 후보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만큼 다른 후보들의 공격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루비오 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3위를 기록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선봉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티 후보는 루비오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맞설 만큼, 강한 후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최근 강조하고 있고요. 또 크루즈 후보는 루비오 후보의 이민정책을 문제 삼고 있는데요. 루비오 후보가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이 질색하는 민주당의 척 슈머 의원과 이민자 법안에 대한 합의를 끌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격에 루비오 후보가 어떻게 대응할 지도 지켜볼 만하겠습니다.

진행자) 지난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를 거세게 공격했던 젭 부시 후보가 이번 토론회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부시 후보는 지지율 3위권 아래로 밀려난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최근 크리스티 후보나 루비오 후보에 대한 공격의 날을 세우고 있는데요. 부시 후보로서는 이번 토론회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또한, 트럼프 후보에게도 이번 토론회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전 토론회와 달리 7명의 후보만이 참가하고 진행자들의 질문 역시 더 심도 있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끔 얼버무리는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후보도 이번 토론회만큼은 좀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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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이란 핵 문제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미국과 이란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대법원이 수요일(13일) 동결된 이란 중앙은행의 자산을 테러 피해자 가족에게 배상해주는 문제에 관한 소송을 심리했는데요. 먼저 소송 내용부터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사건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1983년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미 해병대 기지에서 자동차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나 미군 241명이 사망했습니다.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까지 미국인에 대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던 사건인데요. 미국 법원은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이 이란의 지시를 받고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연방 대법원이 심리한 소송은 베이루트 테러 사건 피해자 가족만 관련된 게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1996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군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바타워 폭탄 테러 사건과 2001년에 이스라엘 예루살렘 피자 식당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 등의 피해자 가족이 이번 소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이루트 사건 같은 경우 이란이 배후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니까, 이란 정부 돈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동결된 이란 중앙은행 마르카지 은행의 자산 20억 달러를 피해자 가족에게 배상금으로 나눠준다는 겁니다. 지난 2007년에 미국 법원에서 이란 정부의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왔는데요. 이란 정부가 유족에게 27억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이란이 배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미국 재무부가 미국 내 이란 정부의 자산을 추적했고요. 2009년에 뉴욕 은행에 차명으로 예치돼 있던 이란 중앙은행의 자산 20억 달러를 발견해서 동결한 겁니다.

진행자) 베이루트 테러 사건 같은 경우, 사건이 일어난 지 20년이 넘었네요. 배상금 받는 데 참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번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왔는데요.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여러 하급 법원이 피해자 가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자 이란 중앙은행이 상고하면서 대법원까지 오게 된 거죠.

진행자) 이번 소송이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법과 상관이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는 지난 2012년에 미국 내 동결돼 있는 이란 중앙은행 자금을 테러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바로 이란위협감소와 시리아 인권법인데요. 하지만 이란 중앙은행 측은 이번 소송이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반발하고 있는 거죠.

진행자) 어떤 점에서 헌법에 어긋난다는 거죠?

기자) 연방 의회가 재판에 관여함으로써 미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3권분립 원칙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테러 희생자 가족 측은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나온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 심리 분위기를 보면 판결이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 예측이 가능하기도 한데요. 수요일(13일) 대법관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대법관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습니다. 사실 이번 소송은 연방 의회의 권한에 관한 소송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연방 의회가 테러 피해자 가족이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했느냐, 이게 중요한 쟁점입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의회의 그런 행동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의견이 갈렸다고 했는데요. 다른 대법관들은 뭐라고 했나요?

기자)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을 비롯한 몇몇 다른 대법관들은 의회에 충분히 그런 권한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의회가 통과시킨 법을 대통령이 서명하는 등 입법부와 행정부가 뜻을 같이 했다는 것을 볼 때, 3권분립을 침해한다고 보기 힘들다는 겁니다. 대법원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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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파워볼 복권 당첨자가 나왔죠? 간밤에 누군가는 억만장자가 됐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밤에 당첨번호가 나왔는데요. 15억8천6백만 달러, 거의 16억 달러에 달하지 않습니까? 미국 역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복권 당첨자가 나온 겁니다. 최소한 3명인데요. 캘리포니아와 테네시, 플로리다 주에서 당첨번호가 찍힌 복권이 팔렸다고 합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당첨자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현재 인터넷에 당첨번호가 찍힌 복권을 든 사람의 사진이 돌고 있긴 한데요. 이 사람이 진짜 당첨자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거의 3백만분의 1에 달하는 확률을 뚫고 한 순간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당첨자가 최소한 3명이라고 했으니까, 세 사람이 나눠 갖게 될 텐데요. 그래도 어마어마한 액수죠?

기자) 네, 상금을 한꺼번에 수령하는 방식을 택하면 세금을 제하고 9억3천만 달러를 나눠 갖게 됩니다. 한 사람당 3억 달러 넘게 받게 되는 거죠. 아니면 29년에 걸쳐서 나눠 받을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나눠 받으면 이자가 붙기 때문에 더 이익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한꺼번에 받길 원하죠.

진행자) 사상 최고액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상금이 불어났나요?

기자) 네, 지난해 11월 초부터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서 상금이 계속 쌓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복권을 많이 사면 살수록 상금이 커지거든요. 상금이 커지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게 되고 복권을 사니까, 눈덩이처럼 상금이 불어나는 겁니다. 만약 이번에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상금이 2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을 거라고 하네요.

진행자) 파워볼 복권 한 장에 2달러이죠. 숫자 여섯 개를 맞추면 당첨되는 방식인데요. 이 복권 판매 수익금은 어디에 쓰이나요?

기자) 주에 따라서 다른데요. 파워볼을 판 주가 각각 수익금을 챙기는데, 예를 들어서 5백만 달러어치 복권을 팔았다고 하면 그 가운데 2백만 달러 정도를 주 정부가 갖는다고 합니다. 많은 주가 복권 수익금을 교육에 투자하는데요. 위스콘신 주 같은 경우, 재산세를 낮추는 데 사용한다고 하네요.

진행자) 파워볼 복권이 미국 모든 주에서 팔리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앨라배마와 알래스카, 하와이, 미시시피, 네바다, 유타, 이렇게 50개 주 가운데 6개 주는 파워볼 복권을 팔지 않습니다. 네바다와 미시시피는 주의 도박산업을 돕기 위해서, 앨라배마와 유타 주 등은 종교적인 이유로 복권을 팔지 않습니다. 하와이의 경우, 복권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도박을 금하고 있고요. 알래스카 주는 인구가 얼마 안 되다 보니, 경제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파워볼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런 주에 사는 주민은 다른 주에 가서 복권을 사는데요. 그러면서 주 경계선 부근의 상점에서는 사람들이 몇 시간씩 기다려서 복권을 사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와이나 알래스카 사는 주민들은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멀리 뚝 떨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다른 주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래도 사고 싶은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파워볼 복권은 미국 사람이 아니라도 살 수 있고 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내려와서 복권을 사간 사람도 많고요. 멀리 한국이나 중국에서도 판매대행사를 통해서 복권을 샀다고 합니다. 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대통령 후보들도 이번 복권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동안 복권 당첨자들이 삶을 돌아보면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다는 통계가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갑자기 굴러들어온 돈을 주체하지 못해서 폐인이 된 사람도 있고요. 투자를 잘못해서 상금을 금방 다 써버린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복권 추첨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여러 조언을 했는데요.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상금을 한 번에 받지 말고 매년 나눠서 받으라고 했고요. 복권을 살 계획이면 빨리 사는 게 좋다고 권했는데요. 어차피 안 될 테니까, 좀 더 오랜 시간 행복한 꿈이라도 꾸라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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