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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이 22일 미 의회에서 열린 벵가지 특위 청문회 시작에 앞서 트레이 가우디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이 22일 미 의회에서 열린 벵가지 특위 청문회 시작에 앞서 트레이 가우디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목요일(22일) 벵가지 사건에 관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나와서 증언했습니다. 청문회는 무려 11시간 동안 진행됐는데요.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의 목적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클린턴 전 장관을 공격하려는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번 청문회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내용도 별로 없고, 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침착하게 대답을 잘하면서 오히려 선두주자로서 위치를 굳히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오늘은 바로 이 벵가지 사건 특별 조사위원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어떤 목적에서 결성됐고, 어떤 활동들을 벌여왔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 알아보기 앞서서 벵가지 사건에 대해 먼저 짚어보고 가죠.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미국인 수천 명이 사망한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11주년이 되는 날 일어난 사건이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지난 2012년 9월 11일 밤이었는데요. 무장괴한들이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불을 지르면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국 대사와 공보관 한 명이 목숨을 잃은 겁니다. 또 다음 날 새벽에는 영사관 인근의 미 중앙정보국, CIA 사무실 건물도 공격을 받아서 미국인 CIA 직원 2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3년도 더 된 사건에 대해서 아직도 조사가 계속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몇 가지 의문점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당시 영사관의 보안이 취약했는지, 정보기관이 공격에 대한 사전 경고를 놓친 건 아닌지, 왜 구조를 위해 군 병력이 더 빨리 투입되지 못했는지, 왜 오바마 행정부가 사건 발생 초기 혼선을 보였는지 등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18개월 전, 연방 하원에서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직된 겁니다.

진행자) 의회에서 벵가지 사건을 조사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앞서 연방 하원의 5개 위원회와 상원의 2개 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각각 초점을 달리해서 조사를 벌였죠. 그리고 국무부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독립적인 ‘책임 검토 위원회’(Accountability Review Board)를 조직해서 국무부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었는지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당시 국무부 장관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조사도 당연히 있었을 텐데요. 이번에 벵가지 관련 청문회에 참석한 게 처음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1월에 열린 연방 상원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위험지역에 있는 외교 시설의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벵가지 사건이 일어나기 전 벵가지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 대한 결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영사관의 보안 문제가 국무장관 선까지 올라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전 조사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었죠?

기자) 네, 일련의 조사 결과 벵가지 영사관 측에서 사건이 일어나기 전 추가 보안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문제와 관련해 국무부와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사건 이후 오바마 행정부의 반응도 논란이 됐는데요. 사건 직후 당시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당시 공격이 미국인이 제작한 이슬람 비하 영화가 공개된 데 반발해 리비아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났는데요. 성난 군중이 우발적으로 미 영사관을 공격했다고 말한 겁니다. 하지만 이후 이 사건은 사전에 계획된 테러 공격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게 됐죠. 특히 이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선거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라이스 대사가 정치적인 목적에서 테러 위협을 축소하기 위해 고의로 한 발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자체 조사 결과 내용은 어땠습니까?

기자) 국무부의 ‘책임 검토 위원회’가 내놓은 조사 결과 역시 벵가지 사건에 대해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의 지도력과 관리상의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벵가지 사건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직접적인 잘못이나 실수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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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 연방 의회 하원의 ‘벵가지 사건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앞서 의회 차원에서 여러 차례 벵가지 사건을 조사했지만, 여전히 의혹과 논란이 남게 되면서 결국 하원에서 특별조사위원회를 조직한 거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특히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추가 조사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5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출신의 트레이 가우디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하원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합니다. 사실 그때도 내년 대선을 염두고 두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기 위해 특위를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가우디 의장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었죠. 가우디 의장은 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공화당이 원하는 사실이나 민주당이 원하는 사실이 아닌 사건 자체에 대한 사실과 진실만을 밝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특별조사위원회는 공화당의 요구로 만들어졌지만, 민주당 의원들도 포함된 걸로 아는데요?

기자) 네, 공화당 의원 7명과 민주당 의원 5명이 위원으로 선정됐고요. 이후 조사관들도 선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하원 특위가 벵가지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사를 진행한 건가요?

기자) 우선, 여러 사람을 인터뷰 그러니까 면담했는데요. 벵가지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가족들 그리고 사건의 목격자 7명을 포함해 앞선 조사에서 면담하지 않았던 사람 54명을 추가로 면담했습니다. 또 앞서 의회가 검토하지 못했던 5만 쪽에 달하는 자료를 검토했다고 하는데요. 스티븐스 대사와 관련한 7천 쪽에 이르는 이메일도 검토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 사건 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가 들인 예산만 45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하네요. 예산은 주로 직원들 월급에 사용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조사위원회가 처음에는 초당파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한 거로 아는데 왜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의혹을 사게 됐을까요?

기자) 네, 가우디 위원장은 사건 조사를 위해서 오바마 행정부에 모든 관련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분열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가우디 위원장과 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이 정부 자료 공개를 놓고 공개적으로 공방을 벌이면서 청문회도 중단됐죠. 지난 목요일에 열린 청문회도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청문회였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던 중에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클린턴 전 장관이 3만 건에 이르는 업무 관련 이메일을 특위에 추가로 넘겼는데요. 올해 3월, 뉴욕타임스 신문이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정부 이메일 계정이 아닌 개인 이메일 계정과 서버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게다가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적인 내용의 이메일 3만 건을 직접 삭제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더 커졌는데요. 이로 인해 벵가지 특위 차원에서 더욱 광범위한 조사가 벌어지게 됐고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도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계정 문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메일 계정 문제가 커지면서 벵가지 조사위원회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클린턴 장관의 흠집을 내려고 한다는 의혹 역시 더 커진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 의혹을 의식해서인지 가우디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2일 청문회를 시작하면서 특위의 조사가 클린턴 전 장관에 관한 것이란 얘기가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서 나오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벵가지 조사는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죠.

진행자) 아무튼 지난 18개월간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의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졌는데 22일 청문회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청문회가 끝났다고 해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끝나는 건 아닌데요. 특위는 지난 5월 8일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민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조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려놨고요. 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기밀 내용이 없는 공개본을 역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하원 벵가지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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