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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예산 과정


지난 2013년 미국 워싱턴에서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오른쪽)과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왼쪽)가 연방 정부 예산안에 관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자료사진)
지난 2013년 미국 워싱턴에서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오른쪽)과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왼쪽)가 연방 정부 예산안에 관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자료사진)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 연방 의회가 새 회계연도 예산법안을 처리해야 할 시한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회계연도가 10월부터 다음 해 9월까지라서 연방 의회가 9월 30일까지 예산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요. 오늘 주제는 바로 ‘Federal Budget Process’, 즉 ‘연방 예산과정’입니다.

진행자) ‘연방 예산과정’이라면 연방 정부의 예산을 짜는 과정을 말하죠? 그런데 올해 초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그럼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만든 예산안을 의회가 수정해서 통과시키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연방 정부 예산은 대통령이 아니라 연방 의회가 만듭니다.

진행자) 그럼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뭔가요?

기자) 네. 쉽게 말해서 이건 행정부가 새 회계연도에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예산이라면서 의회에 참고하라고 주는 예산안입니다. 미국 대통령은 매년 2월 첫째 월요일까지 예산안을 연방 의회에 제출하는데요. 여기에는 정부의 지출, 수입, 재정적자의 추정치, 또 정부 조직과 정부가 벌이는 사업의 예산 내용, 그리고 경제 전망과 권고 사항 등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알아두어야 할 점이 연방 의회가 이걸 꼭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의회가 이 대통령 예산안을 참조할 수도 있지만, 아예 이걸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죠. 하지만 대통령에게는 나중에 의회가 최종적으로 통과시킨 예산법안을 거부할 권한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어찌 됐든 대통령 예산안이 연방 의회에 넘어가면서부터 ‘연방 예산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정부의 예산을 짜는 과정은 대략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단계는 방금 말했듯이 대통령이 제시한 예산안이 의회에 들어가는 단계고요. 2단계에서는 연방 상하원이 ‘예산결의안’을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의회가 이 예산결의안을 바탕으로 지출승인법안을 만들어 이걸 통과시키는 과정입니다.

진행자) 대통령 예산안이 제출되면 다음 단계로 의회가 ‘예산결의안’을 만든다고 했는데요. 곧바로 ‘예산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예산결의안’을 거치는 게 특이하군요?

기자) 그렇죠? 미국 연방 예산과정 가운데 독특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요. 이건 쉽게 말해서 예산을 구체적으로 짜는 데 필요한 청사진이나 설계도, 그리고 기본 지침쯤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예산결의안’은 상하원에 있는 예산위원회가 초안을 만듭니다. 여기에는 연방 정부가 새 회계연도에 쓸 돈과 거둬들일 돈의 총액이 들어가고요. 또 ‘Reconciliation Instruction’이라고 해서 기존 법을 새로 나올 예산안에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조정 작업에 필요한 지침도 이 ‘예산결의안’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단 이 ‘예산결의안’이 상원과 하원을 통과해야 예산과정이 진행되는 거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양원이 만들어서 각자 통과시킨 예산결의안을 가지고 단일한 안을 만들어야 하고요. 이 단일안이 다시 상하원을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연방 의회는 이 ‘예산결의안’을 4월 15일까지 통과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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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연방 정부의 예산안을 만드는 과정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아까 2단계까지 설명해 드렸는데, 다음은 마지막 단계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지막 단계인 3단계는 ‘예산결의안’이 정해준 지침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를 쓸지를 결정하고 승인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는 세출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상하원 세출위원회는 각각 12개로 나뉘어 있는 소위원회에 예산을 분배하고요. 각 소위원회는 이걸 바탕으로 해서 할당된 예산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를 쓸지 정합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 미국 의회가 ‘국방 수권 법안’이란 걸 통과시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게 내용이 주로 국방예산과 관련됐던데, 그럼 이 법은 예산과정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이게 좀 헷갈리는데요. 해당 부분별 지출 규모, 즉 부분별 예산을 결정하려면 먼저 예산을 쓸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좀 복잡하죠? 이런 권한을 주는 법을 ‘수권법’이라고도 하고요. ‘지출권한법’이라고도 합니다. 이게 뭐냐면 정부 부처나 정부가 벌이는 사업을 새로 만들거나 존속시키고 아니면 고치는 데 필요한 권한을 법으로 보장해주고요. 또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 규모를 제안하는 법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국방수권법’은 바로 이 ‘지출권한법’에 들어가는데요. 이건 미국이 추진할 국방 관련 정책을 추진할 주체와 방향, 그리고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을 제안한 법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먼저 이 ‘지출권한법’이 있어야 부분별 지출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출권한법'이 나오고 다음 단계, 그러니까 지출 규모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는 12개 소위원회가 경제 상황과 정부 수입 등을 생각해서 연방 정부 조직이나 정부 사업에 돈을 얼마나 줄 것인지 결정합니다. 아까 ‘지출권한법’이 나왔는데, 상하 양원의 12개 소위원회는 ‘수권법’, 즉 ‘지출권한법’이 제안하고 있는 예산을 그대로 줄지 아니면 깎거나 아예 없애버릴지 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소위원회는 검토 결과를 담은 ‘지출승인법안’을 만들어서 제출하는데요. 이 ‘지출승인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면 이게 미국 연방 정부의 예산이 되는 겁니다. 참고로 이 ‘지출승인법안’은 ‘세출법안’이라고도 부릅니다.

진행자) 상하원에서 소위원회가 각각 12개가 있다니까 그럼 지출승인법이 모두 24개가 나오는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24개가 다 남는 건 아니겠죠? 상원과 하원이 각자 통과시킨 ‘지출승인법안’을 가지고 다시 단일안을 만드니까 마지막에는 12개 법안이 남을 거고요. 이 12개 법안이 오바마 대통령의 책상에 서명을 받으려고 올라가는 겁니다. 참고로 연방 의회는 ‘지출승인법안’, 즉 ‘세출법안’을 매년 9월 30일까지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 밖에 또 새 예산이 나오면 기존 법, 그러니까 기존에 있는 세금 법 같은 것을 고칠 필요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엔 양원 예산위원회가 예산결의안에 들어가 있는 조정 지침에 근거해서 따로 법안을 만들어 처리합니다.

진행자) 그럼 궁금한 게 연방 의회가 9월 30일까지 예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게 되면 원래는 10월 1일부터 몇몇 핵심 부처를 빼고는 연방 정부가 그냥 일손을 놓아야 합니다. 예산이 없으니까 당연히 일을 못 하는 건데요. 지난 2013년에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서 당시에 16일 동안 중앙 정부가 문을 닫았었죠? 이런 경우에는 의회가 결의안 형태로 잠정 예산을 짜서 정부 기능을 유지할 수도 있는데요. 임시로 얼마 동안 지난해 예산을 그대로 집행하는 거죠? 만약에 이 결의안도 없으면 예산을 못 받은 부서는 모두 문을 닫습니다. 자, 지금 9월 30일이 점점 다가오는데요. 미국 연방 의회가 과연 이달 말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 또다시 연방 정부 폐쇄 사태가 일어나는 건 아닌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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