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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비상사태 선포, 고요 속 긴장...미국 교사 부족 현상 심각


10일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10일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퍼거슨 사태 1주기를 맞아 벌어진 항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이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현재 퍼거슨 현지에는 고요 속에 긴장이 감돌고 있는데요. 이 소식 오늘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구조개편에 들어갔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개학을 코앞에 두고 미국의 많은 교육구가 교사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중서부 미주리 주의 작은 도시 퍼거슨에서 1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곳에서 마이클 브라운이란 이름의 10대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의 총격을 받고 숨진 지 1년이 됐는데요. 지난 일요일 (9일) 브라운 사망 1주기를 맞아 벌어진 항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고요. 이에 따라서 스티브 스텡어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군수가 월요일 (10일) 오후에 퍼거슨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일요일 시위는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됐는데, 밤이 깊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기자) 맞습니다. 일요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더니, 흑인 청년 한 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크게 다쳤습니다. 이 청년의 이름은 타이론 해리스로 밝혀졌는데요. 올해 18살이고 지난해 숨진 마이클 브라운과 친구 사이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해리스가 경찰을 향해 먼저 총을 쐈다고 하죠?

기자) 네, 경찰 발표에 따르면요. 일요일 밤 시위대가 모여 있던 퍼거슨의 웨스트 플로리산 거리에서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젊은이들 무리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용의자 타이론 해리스가 사복 경관들을 향해 총을 쐈고요. 이에 경관들이 응사했다는 겁니다. 세인트루이스 인근 노스우즈 검찰은 월요일 해리스에게 경찰 공격 혐의 등 10개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장은 경관에게 총을 쏜 사람들은 시위자들이 아니라, 범죄자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해리스의 아버지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경찰 당국의 발표는 거짓투성이라면서 아들은 총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달아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위 지도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경찰 발표에 동조하는 분위기인데요. 시위대와는 아무 상관 없는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와 있다가 말썽을 일으켰다는 겁니다. 하지만 시위 지도자들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당국의 결정 역시 비판했는데요. 경찰이 강경하게 나오면, 오히려 폭력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월요일에도 경찰이 많은 사람을 체포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유명한 민권 운동가이자 작가인 코넬 웨스트를 포함해서 세인트루이스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5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또 월요일 오후 차가 많이 밀리는 퇴근 시간에 퍼거슨 인근의 주요 고속도로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인 60여 명도 체포됐는데요. 이 날 퍼거슨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시위자들이 이 같은 시민 불복종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가 선포된 첫 날밤, 퍼거슨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별 문제 없이 지나갔습니다. 밤 10시가 지나자 경찰이 도로에서 물러나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체포했는데요. 약간의 실랑이가 있긴 했지만 또 다른 총격 사건이나 폭력 사태가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세인트루이스 당국은 퍼거슨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긴 했지만,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화요일(11일) 새벽에는 또 다른 성격의 단체가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4명의 백인이 완전무장을 하고는 현장에 등장한 건데요. 이들은 스스로를 ‘오스 키퍼스(Oath Keepers)’ 즉 ‘맹세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의 회원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시민권을 지키는 독립연합체임을 자처하는 오스 키퍼스는 작년에도 퍼거슨의 시위현장에 나타나 경찰의 진압을 비난했었는데요.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군 경찰국장은 오스 키퍼스는 선동적이며 현장에 나타날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퍼거슨 사태가 일어나자, 법무부가 자체 조사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태에 대한 법무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이 이번 폭력 사태를 규탄했는데요. 폭력은 평화적 시위의 메시지를 흐리게 할 뿐만 아니라, 평화적 시위를 보호하려는 경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시위자들에게 평정을 유지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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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지주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글이 ‘알파벳'(Alphabet)이라는 이름의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게 됩니다. 지주회사는 지배회사, 또는 모회사라고도 하는데요. 그 아래 자회사들을 지배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업체로 시작했지만 현재 무인 항공기 드론과 제약분야 또 창업투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이런 혁신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각 사업부문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조처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주회사 이름이 독특합니다. 영어철자를 뜻하는 ‘알파벳'인데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요?

기자) 네, 구글 최고경영자인 래리 페이지가 월요일(10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알파벳은 인류 최고의 혁신 중 하나인 언어를 상징한다며 알파벳은 또 구글 검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자회사의 이름을 ‘알파벳’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페이지는 또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본인에게 있어 이번 개편은 알파벳의 탄생이라는 매우 기대되는 새 장을 열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알파벳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체계를 갖추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알파벳이 지주회사가 되고요. 그 아래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게 되는데요. 구글은 인터넷 관련 사업만 관장하게 되지만 자회사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가 되고요. 그 외에 자동 온도조절기를 생산하는 주거자동화 전문 시스템 네스트와, 노화 예방 사업부문인 칼리코, 무인자동차 사업을 총괄하는 ‘구글X’등도 자회사가 돼서 알파벳에 편입됩니다.

진행자) 운영진에도 변화가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각각 알파벳의 CEO 즉 최고 경영자와 사장으로 취임하고요. 인도계인 순다르 피차이 현 선임 부사장이 구글의 새 CEO로 임명돼 검색과 구글 지도,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 지메일 등 인터넷 사업을 책임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정보기술 업체들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근 들어 이런 구조 개편의 변화를 보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회 연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의 경우도 단순한 SNS와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 분야가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위성사업까지 확장되고 있죠. 이런 변화에 발맞춰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분야의 사업 결과를 구분해서 발표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새로운 분야를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구글은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지주회사 체제로 아예 개편한 겁니다.

진행자) 구글이 이렇게 큰 변화를 시도한 원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구글이 혁신을 이어가기 위한 의지로 보입니다. 일부 대형 기술 업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사업 초기부터 이어오던 전통적인 요소에만 집중하다 결국 망하는 경우도 있었죠. 하지만 구글은 새로운 체제를 갖추고 각 자회사에 재량권을 좀 더 줌으로써 시대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래리 페이지 CEO는 기업들이 늘 같은 것을 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지만, 혁명적인 생각이 성장을 도모하는 첨단기술 산업에서는 적당히 안주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글은 또 이번 개편으로 자금의 투명성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요. 체제 개편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올해 4분기부터 구글의 인터넷 사업과 나머지 자회사의 사업 성과를 따로 보고할 예정입니다. 투자자들은 개별 자회사들의 성과를 하나하나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구글의 핵심 사업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그 외 부분에 어느 정도 투자하는지 등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구글의 이번 변화에 우려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기자) 있습니다. 우선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여러 자회사들에 어떻게 자금을 배분할지가 문제인데요. 여기엔 구글의 자체 규정이나 법적인 사안들도 맞물려 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관리와 운영이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단 증권시장은 구글의 이런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인데요. 사실 구글의 이번 구조개편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 회사 역시 지주회사 밑에 철도회사부터 속옷 회사까지 다양한 자회사가 편입돼 대기업을 이루고 있죠. 래리 페이지 CEO 역시 워런 버핏처럼 거대 기업집단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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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선 보통 9월 초에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개학을 코앞에 두고 학교들이 교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 전역에서 교사 부족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학과 과학, 특수 교육 교사가 부족하다고 하고요. 또한, 영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이민자녀 학생들은 증가하는 데 비해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교사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데요. 개학을 앞두고 교사 찾기에 비상에 걸린 교육구가 한두 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에서 교사가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우선 미국의 경기침체로 많은 교사가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인데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은 미 서부의 캘리포니아 주입니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가 바닥을 쳤던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직장을 잃은 교사는 8만2천 명에 달합니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는 이번 새 학기에 2만1천 5백 명의 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주에서 발급하는 교사 자격증은 매년 1만5천 명도 되지 않아 경기 회복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제 경기가 좋아졌으니 교사들도 많이 확보될 것 같은데요?

기자)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공립학교에 대한 지원금도 늘어나 교사 채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곤 하는데요. 하지만 교사 직에 지원하려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겁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했다가, 나중에 일자리가 없을까 봐 걱정한다는 거죠. 또 대학 졸업생들 경우 경기가 좋아지면서 취업시장이 살아나다 보니 교사보다는 좀 더 보수도 좋고 또 보기에도 근사한 과학기술 분야 등으로 진출한다고 하네요.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미국에서 교사는 그다지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 자료를 보면요. 지난 2010년에서 2014년 사이에 교사양성프로그램 지원자가 30%나 줄었습니다. 당연히 교사의 수도 그만큼 줄었겠죠? 교사를 양성하는 비영리단체인 ‘Teacher for America’ 경우도 올가을에 전국적으로 약 4천 명의 교사를 배정해야 하는데 현재 교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구마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교사양성프로그램 과정을 밟고 있는 수강생 중 많은 수가 학위를 다 마치기도 전에 학교로 투입돼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하고요. 극심한 교사 난을 겪고 있는 오클라호마 시티의 경우 교사를 찾기 위해 멀리 푸에르토리코와 스페인에까지 인사 담당자를 보낸 상태라고 합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교육감은 지역 회의마다 참석해서 과거 교사였던 사람이나 교사인 사람을 알고 있으면 꼭 좀 지역의 교사로 지원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닌다고 하네요.

진행자) 그런데 이런 교사 부족 현상, 결국엔 학교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급하다고 해서 검증 없이 교사를 임용하다 보면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교사가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미국 교육의 질과 교육 체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교육학과의 린다 달링 해먼드 명예교수는 다른 나라의 경우 교사를 확충하기 위해 교사 우대정책을 시행하는 등 국가가 의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도 교사 부족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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