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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협상 최종 타결...그리스 내 추가구제금융 반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 협상 최종 협상이 열리고 있다.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 협상 최종 협상이 열리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예. 이란 핵협상이 13년만에 최종 타결됐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구제금융안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막판 진통을 거듭하던 이란 핵협상이 마침내 타결됐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이란의 핵 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핵 협상이 13년만에 최종 타결됐습니다. 이란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유럽연합 협상대표들은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모게리니 대표] "Iran reaffirms that under no circumstances Iran will.."

유럽연합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란은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추구, 개발, 확보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종합적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합의의 핵심은 이란은 핵개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는 그 대가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군사시설을 포함해 핵 활동이 의심되는 모든 이란 시설에 대한 접근, 즉 사찰이 가능하게 됐는데요.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사찰 요구를 하면, 이란이 14일 내에 IAEA와 이에 대해 합의를 봐야 하고요. 합의가 안 이뤄지면, 주요 6개국 그리고 유럽연합과 함께 구성한 중재기구를 통해 조율하기로 했습니다. 이때 중재기구의 8개 대표 중 5개 대표만 동의해도 사찰이 가능하도록 했는데요. 이란과 러시아, 중국이 힘을 합쳐 사찰을 막지 못하도록 한 조치입니다. 중재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3일 내에 사찰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제재가 복원됩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이란의 핵개발 활동은 어떻게 제한되나요?

기자) 우선 이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저농축 우라늄 98%를 향후 15년에 걸쳐 300kg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또 이란은 핵시설인 나탄즈에 설치된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원심분리기를 3분의 2정도 줄여서 5천60기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또 나머지 원심분리기도 별도로 엄격한 모니터링을 받는 보관소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신형 원심분리기를 중심으로 한 이란의 핵기술 연구와 개발은 나탄즈 시설로 한정하고, 이란이 공개하지 않았던 포르도 농축 시설에서는 농축, 연구, 핵물질 저장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란은 합의안 이행 직후부터 10년간 나탄즈에서 신형 원심분리기의 연구를 계속하되 우라늄 농축은 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만일 이란이 핵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란이 핵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65일 안에 제재가 복원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유엔의 무기 금수조치는 앞으로 5년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최소 2년마다 한 차례 만나 핵 합의 이행 상황을 공동으로 점검합니다.

진행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는 언제쯤 풀리나요?

기자)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에 해제될 예정입니다. 이란은 이번 핵 합의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됐는데요. 해외에 동결된 자산 1천억 달러 이상을 돌려받게 됩니다. 유럽연합의 이란 석유 수입 금지가 풀리고요, 이란 은행에 대한 여러 경제 제재도 해제됩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핵 협상 타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핵 협상 타결을 환영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Every pathway to a nuclear weapon.."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봉쇄됐다며, 이번 합의의 이행을 가로막는 미국 의회의 어떤 입법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신뢰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검증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란이 앞으로 합의사항을 위반할 경우 모든 제재가 복원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이번 핵 협상이 커다란 외교적 승리가 될 것 같은데요?

기자)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을 집권 2기의 최대 외교안보 현안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해왔습니다. 이번 이란 핵합의는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이룬 것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양대 외교 업적으로 남을 전망입니다.

진행자)미국의 협상 대표인 존 케리 국무장관도 입장을 밝혔죠?

기자)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핵 합의는 장기적인 함축을 가진 것”이라며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로 “이스라엘은 안전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미국과 이란 관계도 이번 핵 합의를 계기로 개선되지 않을까요?

기자) 예. 미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 이후 이란과 외교관계를 공식 단절했습니다. 그 후 미국은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또 이란은 미국을 ‘큰 악마’라고 부르며 서로 비난해왔습니다. 그런데 36년만에 두 나라가 핵협상을 계기로 화해의 전기를 마련한 겁니다. 따라서 이번 핵협상을 통해 장차 미국과 이란의 관계 정상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합의를 이룬 것 못지않게 합의를 이행하는 것도 중요한 법인데, 이번 합의가 발효되기 까지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나요?

기자) 예. 이달 안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해서 합의안을 보증하게 되고요. 이로부터 90일 이후에 발효될 예정입니다. 또 미국 의회의 승인도 받아야 하는데요. 의회가 60일간 집중 검토하면서 아무런 반대 결의안을 내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만일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면 검토 기간은 그때부터 12일 더 연장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검토 기간은 이때부터 다시 10일 더 연장됩니다. 상원과 하원은 각각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 내 기류는 어떻습니까?

기자) 예. 거부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다수당인 공화당이 이번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대통령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합의 발표 직후, 이번 합의가 미국의 안보를 해친다며 의회가 이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조심스럽게 합의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에서도 합의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행정부와 의회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이란 정부는 이번 합의에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핵협상 타결에 대해 “새 지평을 열었다”며 “핵무기는 우리의 종교(이슬람)에도 어긋난다며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 말했습니다. 또 이란 핵협상의 주역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서로 승리하는 윈-윈 방식으로 희망의 장을 열었다”면서도 “합의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국제사회는 대체로 이번 합의를 환영하는 분위기죠?

기자) 프랑스의 로랑 파비워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합의는 최소한 10년은 갈 정도로 단단하다고 믿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역사적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세계를 더욱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채택을 환영한다며, 세계는 오늘 큰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합의에 반발하는 국가들도 있죠?

기자) 예. 이란과 적대관계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나후 총리는 “전 세계에 대한 역사적 실수”라며,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있었던 모든 분야에서 타협이 이뤄졌다”고 비난했습니다. 중동에서 이란과 경쟁관계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사우디 아라비아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만약 이란 핵무기 획득을 저지한 것이라면 오늘이 ‘행복한 날’이지만, 이번 합의에서 이란에 양보했다면 중동 지역은 좀 더 위험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한국도 입장을 밝혔죠?

기자) 한국 정부는 14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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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그리스 경제 소식을 살펴보죠. 어제 그리스와 유럽연합 정상들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어떤 후속 조치가 있었나요?

기자) 예.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해 그리스 경제를 개혁하는 법안들이 그리스 의회에 상정됐습니다. 채권단이 15일까지 관련 입법을 끝내라고 촉구했기 때문인데요. 우선 세금을 인상하고, 연금 체계를 개혁하며,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등의 개혁안이 제출됐습니다.

진행자)한마디로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법안들인데, 이 법안들이 의회에서 처리되는데 문제는 없을까요?

기자) 제1야당인 신민당 등 주요 야당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의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스 의회에서 이 법안들이 통과되면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하게 됩니다.

진행자)그런데 구제금융안에 대해 그리스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예. 이번 합의안이 당초 그리스 정부가 제시한 안 보다 한층 강력한 긴축 조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민들의 삶은 더 팍팍하게 됐는데요. 우선 집권당 내부에서부터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 즉 시리자 내 강경파는 이번 합의안이 “그리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노동자들이 파업도 계획하고 있다고요.

기자) 예. 그리스의 양대 노총인 공공노조연맹은 의회가 개혁안을 처리할 15일 합의안에 반대하는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고요. 조합원인 공무원들에게 파업에 동참하고 의회 앞에서 열릴 시위에 합류하라고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반발이 만만치 않은데, 치프라스 총리가 버텨낼 수 있을까요?

기자)유럽의 언론들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조만간 실각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 신문과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치프라스 총리가 개혁안 통과 후에 얼마나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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