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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북한 40여 차례 방문한 사진기자 특집 실어


11일 뉴욕타임스가 북한을 40차례 넘게 방문한 객원 사진기자 데이비드 거튼펠더의 특집을 실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11일 뉴욕타임스가 북한을 40차례 넘게 방문한 객원 사진기자 데이비드 거튼펠더의 특집을 실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북한을 40차례 방문한 미국의 한 사진기자가 최근의 북한 모습을 미 유력 신문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보여주려는 모습이 아닌 실제 북한의 모습을 바깥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과 개성을 잇는 고속도로가 텅 비어 있습니다.

한 여성이 무거운 보따리를 실은 자전거를 힘겹게 끌고 가고 있고, 그 앞에서는 보안원들이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 사이에는 낡은 트럭이 매연을 내뿜으며 비포장 도로를 달립니다.

북한을 찾은 국제 여성운동가들의 평화 행진을 준비하는 개성의 여성들 모습도 있습니다. 아리따운 한복을 입고 손에는 꽃다발을 들었지만 표정은 당국의 동원 행사가 달갑지 않은 듯 그리 밝지 않습니다.

미국의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가 북한을 40차례 넘게 방문한 데이비드 거튼펠더 객원 사진기자가 찍은 최근 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인터넷에 게재된 이 사진들은 거튼펠더 기자가 최근 비무장지대 평화걷기 행사를 펼친 국제 여성운동가들의 방북 일정을 6일 간 동행하며 촬영한 겁니다.

거튼펠더 기자는 ‘AP통신’ 아시아지국 사진부장 출신으로 지난 2000년부터 북한을 방문해 내부의 모습들을 바깥 세상에 알려 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은 북한 정부가 보여주려는 공식 행사의 모습보다 그가 장소를 이동하면서 틈틈이 포착한 내부 환경과 주민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짜깁기 하지 않은 모든 북한인들의 삶과 일상이 가장 궁금하다”는 그의 사진 속 부연 설명 역시 이런 의도를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포착하기 쉽지 않은 일반 주민들 뿐아니라 평양의 상류층이 주로 찾는 상점에 걸린 여성 수영복, 아동병원의 재활시설 등 외국 관광객들이 그냥 스쳐 가기 쉬운 모습들도 있습니다.

거튼펠더 기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폐쇄적 환경을 설명하며, 정보를 전하는 기자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사진 촬영이나 외국인들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 곳 보다 사진 저널리즘의 힘을 시험할 수 있는 더 나은 장소는 없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수 십 년 간 베일에 가려진 곳 중에서도 가장 알려지지 않은 곳”이며 “유일한 사진들은 정부가 선전용으로 배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언론인으로서 “북한 당국이 통제하는 행사와 거리가 먼 생생한 북한의 실제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줄 의무감을 느꼈다”는 겁니다.

거튼펠더 기자는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 풍경, 주민들의 모습, 농장, 시골 마을의 풍경을 찍으려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신 휴대폰 (손전화기)인 아이폰으로 호텔 객실에서 내다 보이는 평양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거튼펠더 기자의 이런 사진이 차원이 다른 사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많은 미국인들 역시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 11일 ‘뉴욕타임스’가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한 거튼펠더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는 많은 누리꾼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누리꾼들은 북한의 철저한 검열과 통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지방 주민들과 어린이들의 영양실조 문제, 아이들의 꿈이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대해 거튼펠더 기자는 (감시하는) 안내원이 있어 사적으로 주민들을 접촉해 인터뷰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통제사회라고 해도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에 자신의 관점을 갖고 사진을 찍으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튼펠더 기자는 비무장 지대를 통해 한반도 분단의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는 것처럼 북한의 모습 역시 북한 당국이 보여주려는 것과 일반인들의 시각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야말로 가장 밝혀낼 가치가 있는 수수께끼 (미스터리)”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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