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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정상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논의...중국 양쯔강 침몰 유람선 인양


4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전투에서 정부군 병사가 총을 겨누고 있다.
4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전투에서 정부군 병사가 총을 겨누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휴전협정 체결 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이 다시 벌어진 가운데,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이 일본으로부터 방위 지원을 받고, 일본 자위대에 자국 기지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중국 양쯔강에서 460명을 태운 채 침몰한 유람선이 인양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상황이 심상치 않군요?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이번 주 다시 교전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요. 지난 2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된 후 최대 규모의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다시 악화될 거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이 협정을 어기고 공격을 가했으며,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군은 정부군이 먼저 공격을 가했다는 주장이고요.

진행자) 그동안 휴전 상태에도 충돌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죠?

기자) 그동안 간간이 충돌이 있었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을 어기고 공격을 시작했다고 비난했었습니다. 그래도 위태롭지만 휴전이 유지되고는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엔 다릅니다. 지난 2일과 3일 마린카 마을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양측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훨씬 심각한데요.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교전으로 군인 5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고 밝혔고요, 반군은 반군대로 반군 병사 16명과 민간인 5명 등 21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강력히 비난했다고요?

기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제(4일) 의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러시아 병력 9천명 이상이 이미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지역에 들어와있다면서, 러시아의 전면적인 대규모 침공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나토도 러시아가 병력과 무기를 우크라이나 동부로 보내고, 대규모 공세를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런 주장을 부인하고 있죠?

기자) 러시아 크렘린궁은 어제(4일)도 자신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교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반군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했다는 것도 부인하고 있습니다. 크렘린궁은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번 주말 독일에서 열리는 서방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서, 먼저 공격을 가하고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이는 교전이 발생하기 전에 반군 지역에서 이미 교전이 벌어진 곳으로 중화기가 이동하는 것이 포착된 것을 보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반군 측에서 먼저 공격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한편 반군측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정부군이 먼저 공격을 가했고, 주거지역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고,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7개국과 정상회의를 갖는데......여기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러시아도 주요 7개국에 포함되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진 이후 주요 7개국 회의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어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의 대 러시아 제재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는데요.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카터 장관은 최근 아시아 순방을 마쳤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다시 독일로 날아갔습니다. 카터 장관은 현지 미군 사령관, 고위 외교관들과 함께 대책 회의를 갖는데요. 나토 차원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방안, 미국과 유럽의 대 러시아 제재의 효과 등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미 국방부는 이번 대책회의가 이달 말로 예정된 나토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렇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유엔 안보리도 오늘 회의를 갖기로 했는데요. 앞서 유엔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사태로 6천4백 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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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필리핀과 일본이 군사협력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요?

기자)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중인데요. 오늘(5일)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방문부대지위협정 체결을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협정은 일본 자위대 소속 항공기와 함정들이 재급유와 물자 조달을 위해 자국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두 나라가 연합군사훈련을 하는 내용도 담게 됩니다.

진행자) 필리핀이 왜 일본 자위대의 자국 기지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섭니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면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은 2년 가까이 필리핀에서 멀지 않은 남중국해 영유권 도서인 스프래틀리 군도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군사 시설로 사용될 수 있는 활주로와 부두, 유류보급시설, 막사 등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들을 합치면 면적이 축구장 1천1백개 보다 클 정도로 큰 규모인데요. 필리핀은 중국이 활주로 공사를 마치고 전투기를 배치할 경우 자국 전역이 작전권에 들게 된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었습니다. 중국이 최근 발표한 국방백서에서 공중과 해상에서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직시한 점도 이런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고요. 필리핀은 이런 안보 위협 속에 주변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일본과도 방위 지원을 받고, 대신에 일본 자위대의 자국 기지 이요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겁니다.

진행자) 어떤 방위 지원을 받나요?

기자) 아키토 대통령은 지난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강화에 우려를 표하면서, 일본 방위장비와 기술의 필리핀 이전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무기 수출이 가능하도록 방위 규정을 개정하면서, 최근 호주의 신형 잠수함 도입 계획에 참여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호주에 제공하기로 했고, 이번에 필리핀에도 무기와 기술 이전을 논의했는데요. 일본 언론들은 필리핀에 수출이 가능한 무기로 P-3C 대잠 초계기와 관련 레이더 기술을 꼽고 있는데요. P-3C는 원래 미국 록히드마틴 사가 개발한 것인데, 지금은 일본 카와사키 중공업에서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으로서는 필리핀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돼면, 남중국해 진출이 더욱 용이해지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아베 정부는 그동안 국방 태세 강화를 추진해왔는데요. 최근에는 내각에서 방위 규정을 개정해, 자위대 활동 영역의 제한을 거의 업앴는데요.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연합군사훈련을 벌이고, 필리핀 기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남중국해 진출이 용이해지는 것이죠. 한편 앞서 인도를 방문한 애슈턴 카터 장관은 인도 정부에, 미국과 인도의 연합군사훈련에 일본도 참가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는데요. 만약 인도가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면, 인도양으로도 진출하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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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국 양쯔강 유람선 침몰 사고 속보입니다. 중국 당국이 사고 유람선을 인양했군요?

기자) 침몰 사고 발생 5일 만에 유람선을 인양했는데요. 완전히 뒤집어져서 강 아래로 잠겼던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유람선에는 456명이 타고 있었고, 이 중에 탈출하거나 구조된 사람은 14명인데요. 그리고 이제 나머지 442명은 모두 사망했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수습된 시신은 100여구 정돕니다.

진행자) 지난해 한국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인양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엔 굉장히 빠르게 인양이 이뤄졌군요?

기자) 사실 한국 세월호는 아직도 인양되지 못하고 물 속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지난 4월 사고 1주기를 즈음해서 인양 결정만 내려진 상탭니다. 인양이 미뤄진 건 사고 초기에 일단 선체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한 채 수색과 구조 작업을 진행하려는 의도도 있었고, 또 세월호 사고 현장의 경우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른 바다라서 인양 자체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이번 양쯔강 사고에서도 인양을 반대하는 가족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닷새가 지났고, 생존자가 남아있기 어려운 상황이란 판단으로 인양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한편 현장 구조를 지휘한 리커창 총리는 어제(4일) 베이징으로 복귀했는데요. 오늘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말의 희망이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수색과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인양된 선체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물을 빼고 수색 작업을 진행하는데요. 선체가 인양되기 전에는 물 속 시계가 좋지 않고 선체 진입도 어려워서 수색이 어려웠지만. 이제 본격적인 수색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선체를 인양한 상황에서 생존자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운데요. 그렇다면 이번 양쯔강 유람선 침몰 사고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44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참사로 기록되는 것입니다.

진행자) 유람선 침몰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사고 윈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인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고 원인을 엄정하게 조사해서 한 점의 의심도 없게 철저히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앞서 배에서 탈출한 선장은 갑자기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불었고, 배가 순식간에 뒤집어졌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후 배를 무리하게 증축했다거나, 이 날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운항을 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배의 크기를 상당히 늘렸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가 난 유람선 '둥팡즈싱'은 원래 길이가 60미터였는데, 승객과 화물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도록 76.5미터까지 늘렸는데요. 물론 아직 이런 개조가 사고의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세월호 침몰 사고 때도 무리한 개조가 배의 균형을 잃게 만들어서 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죠.

진행자) 배를 무리하게 운항했다는 건 뭡니까?

기자) 선장이 운항하기 어려운 날씨라는 기상국의 경고를 사고 발생 30분 전까지 7차례나 무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중국 기상국도 사고 당일 배가 운행하기 어려운 정도인 초속 35m의 강한 회오리 바람이 불었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선장이 기상국의 경고를 무시한 게 사실이라면, 선장 혹은 무리하게 유람선 운항을 결정한 선사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고가 난 유람선은 충칭시의 한 국유기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중국 당국의 기자회견 장에 유람선에 탑승자 가족들이 들이닥쳤는데요. 이들은 선박이 무리하게 운항됐다는 점과 관련해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고요. 또 그동안 구조 등의 작업에서 가족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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