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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시위 사태 속 건국 65주년 맞아...미국 에볼라 감염 환자 첫 확인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건국 65주년을 맞은 가운데, 국제 사회의 관심은 홍콩 민주화 시위 사태에 쏠려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으로 동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미국이 처음으로 기갑부대를 동유럽 국가에 파병합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감염 환자가 확인돼,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홍콩 시위 사태 소식부터 알아볼죠. 어제 시위대가 렁춘잉 행정장관에게 사퇴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었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여전히 렁춘잉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1일)은 중국 건국 65주년 기념일이고, 7일간의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한데요. 홍콩에서도 휴일을 맞아 더 많은 시민들이 시위에 참가하면서, 시위대의 규모는 더 커졌습니다. 시위대는 오늘도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렁 장관이 내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정부 청사 점거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건국 65주년을 맞은 중국의 표정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은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경축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현직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기념식이 어젯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고요, 오늘도 베이징 톈안먼 광장 국기 게양식 등 관련 행사가 거행됐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은 온통 홍콩 시위 사태에 쏠려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각 국 언론들도 중국의 건국 65주년 행사를 다루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고요, 대부분 홍콩 시위 사태 상황을 시시각각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어제 기념식에서 홍콩 사태 관련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중앙정부가 흔들림 없이 '일국양제' 방침과 기본법을 관철하고,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인 번영와 안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기본법을 관철하겠다는 것은 홍콩 행정장관 선거와 관련해 중앙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입니다. 시 주석은 중국이 지난 65년간 이룬 성과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는 시대의 발전요구에 들어맞는 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서도 건국 65주년 행사가 열렸나요?

기자) 네. 렁춘잉 행정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는데요. 하지만 민주화 시위 현장에 비하면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또 오늘 건국 65주년을 맞아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불꽃놀이 행사도 취소됐습니다. 홍콩 당국은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고 있어서 안전하게 행사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취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렁 장관이 시위대와 만났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렁 장관이 일부러 시위 현장을 찾은 것은 아니고요. 오늘 건국 65주년 기념식의 일환으로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국기게양식에 열렸는데요. 이 곳은 시위 현장과도 멀지 않습니다. 시위 학생 중 일부가 국기게양식에 참석했는데요, 렁 장관이 나타나자 사퇴하라고 외친 겁니다. 이들은 렁 장관이 기념사를 하는 동안에도 거부의 뜻으로 등을 돌리고 있었는데요, 충돌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렁 장관은 기념사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아닙니다. 전혀 언급이 없었는데요. 시위대는 렁 장관이 평화적인 시위를 최루탄을 이용해 강경 진압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더 이상 렁 장관과는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밝혔는데요. 대신에 중국 중앙정부와는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중앙정부 관계자가 직접 시위현장에 와서 홍콩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시위대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홍콩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습니까?

기자) 이번주 초부터는 경찰의 진압 시도는 없었습니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지난주초 대학생들의 수업거부 시위로 시작됐는데요. 중고등학생들과 시민들까지 가세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들이 지난주말 도심 중심가를 점거하자 홍콩 당국은 처음으로 최루탄과 최루액을 사용해 강제 해산에 나섰지만 실패했는데요. 오히려 분노한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시위는 더욱 불어났습니다. 이후 경찰의 시위 진압 시도는 없습니다.

진행자) 중앙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기자) 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톈안먼 사태를 떠올리는 무력 진압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 사태가 오히려 홍콩 주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위가 약화되기를 기다리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오늘 게재한 칼럼에서 "홍콩 점거 시위는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고, 홍콩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기본법과 전인대 결정을 따를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실제로 정부청사 점거에 나선다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는건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내일 렁 장관 사퇴 시한 이후 시위 사태의 추이가 주목되는데요. 중국 중앙정부는 시위대가 요구하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위 사태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으로 동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이 커졌는데요, 폴란드 신임 총리가 자국에 주둔 중인 미국 병력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에바 코파츠 총리가 오늘(1일) 취임식을 가졌는데요. 취임 연설에서 그런 내용을 밝혔습니다. 코파즈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폴란드의 안보와 미국-폴란드 관계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자국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의 증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폴란드는 앞선 정부에서도 미국에 병력 배치를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도 폴란드에 추가 병력 배치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미군이 오늘 발표한 내용인데요. 2주 내에 폴란드와 발트 3국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 '철마(Ironhorse)' 기갑 부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대는 700명의 병력과 수십대의 M1A1 전차, 브래들리 전차,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구성돼있습니다. 이 부대 공보장교인 존 파머 대위는 "이번 파병 목적은 동맹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매우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탱크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말했습니다. 미군에 따르면 냉전이 끝난 1990년대 이후 미군이 기갑부대를 새로 유럽에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앞서서도 이들 나라에 병력을 보냈었죠?

기자) 네 지난 4월 미 육군 병력 600명을 폴란드와 발트 3국에 배치했는데요. 미 국방부는 당시 파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군 병력이 이들 나라에 순환배치되며, 현지 병력과 실탄사격 훈련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미국은 또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에 대응해 F-16 전투기 12대와 300명의 지원 병력을 폴란드에 한시적으로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개입했을 때는 미국이 제재와 경고에 그쳤지만, 나토 동맹국에 대해서는 확실한 군사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폴란드와 발트 3국은 나토 동맹국이기 때문에, 외국의 침공을 받을 경우 나머지 나토 회원국이 함께 대응합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과거 소련 연방에 속했거나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현지에서의 군사 태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병력 추가 배치를 요구했었고, 미군 기지를 유치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었는데요. 나토는 앞서 러시아와 맺는 협정에서 동유럽 국가에 항구적인 기지를 두지 않기로 합의했었기 때문에 제약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입니다.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감염 환자가 확인돼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에볼라 발생 지역인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방문하고 텍사스로 돌아온 남성인데요. 에볼라 의심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에볼라 사태 이후 미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확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남성은 나이와 국적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질 수도 있는거고요?

기자) 미 보건당국은 현재 이 남성이 텍사스에 돌아와서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해 조사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안심시켰습니다. 에볼라는 잠복기에는 전염되지 않고 증상이 나온 후에만 전염되는데요. 이 남성은 비행 중에는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비행기에 함께 탔던 사람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요, 텍사스에 돌아와서 만난 사람들은 조사해서 추가 감염 사례가 있을 경우 통제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에볼라 발생 지역을 방문하는 미국인들에 대해서는 거듭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앞서서도 에볼라에 감염됐던 미국인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여러 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아프리카에서 감염이 확인된 후 미국으로 옮겨져서 치료를 받은 것인데요. 앞서 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미국인 의사 두 명이 미국에 돌아와 치료를 받은 후 완치됐고요, 지난 주말에도 또 다른 미국인 한 명이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의심 증세를 보인 후 미국으로 이송됐는데요. 이 남성은 현재 이곳 워싱턴 인근 국립보건원 산하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볼라의 초기 증상이 어떤가요?

기자) 피로감과 고열, 근육통, 구토, 설사, 출혈 같은 증상이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은 지난달 19일에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들어왔고요, 24일부터 증상이 나타나서 26일에 병원에 갔고, 28일부터 격리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에볼라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까지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떻게 전염되나요?

기자) 에볼라에 걸려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체액과 접촉하거나, 에볼라 감염 사망자의 시신과 접촉한 경우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이번 에볼라 사태의 감염자 수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서아프리카의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이 주요 발병 국가인데요. 지금까지 6천500명의 감염이 확인됐고, 이 중 3천100명이 사망했으니까 치사율이 매우 높습니다. 또 아직까지 예방약이나 치료약이 없다는 것도 문제인데요. 미국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아직 최종 허가가 나지 않은 개발 단계의 치료약을 투약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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