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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올해 국정운영 의회와 정면 대결 시사...미국, 일본에 플루토늄 반환 요청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 백악관이 올해 국정 운영을 놓고 의회와의 정면 대결을 시사하고 있어서 주목됩니다. 미국이 일본에 연구용으로 제공했던 플루토늄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치안 불안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올 겨울 신종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벌써 1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올해 국정 운영과 관련 의회에 강경한 입장을 예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올해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가 들어선 지 2년 차를 맞는 해인데요. 백악관 참모들이 잇달아 텔레비전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올해 국정 운영과 관련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피력해 주목됩니다.

진행자) 어떤 의지를 밝힌 겁니까?

기자) 우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26일) ABC 방송의 ‘디스 위크’라는 프로그램에서, 올해는 ‘실행하는 해’라며 가능한 한 의회와 함께 일하겠지만 필요하면 의회를 우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의회를 ‘우회’하겠다… 그렇다면 의회를 ‘무시’하겠다는 뜻인가요?

기자) 의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당적이 다른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뜻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의회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지겠지만 끝내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단독으로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법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입법 과정 없이도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그런 의도를 시사하는 또 다른 사례가 있나요?

기자) 네. 역시 어제(26일) CNN과 폭스뉴스에 잇달아 출연한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요. 올해 공화당 중심의 의회는 대통령 국정 과제에 ‘고무도장’을 찍지 않으려 할 것이고, 대통령도 의회의 안건에 순순히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이퍼 고문은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의회 승인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행정명령 발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현행법에 배치되는 행정명령이 발동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사실 그런 경우 문제가 복잡해 집니다. 만일 의회의 뜻에 반하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진다면, 이에 대한 위법 혹은 위헌 여부를 심사하게 될 테고요. 여러 논란에 따른 국정 운영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령 올해 본격 시행된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의 경우 의회에서 통과된 법률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소송들이 진행됐고, 급기야 지난해 정부 폐쇄라는 극한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자칫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가 불협화음을 내는 법안은 또 뭐가 있습니까?

기자) 우선 이미 상원을 통과한 이민개혁법안이 대표적인데요. 공화당 하원은 불법체류자들을 대거 사면하는 조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2012년 말 초등학교 총기 참사의 후속 조치로 논의됐던 총기규제법안 역시 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밖에도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제시하며 의회에 관련 입법을 해 달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성과는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내일(28일)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할 예정인데요. 여기서도 강경한 의지를 보일까요?

기자) 이번 국정연설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계층간 소득불균형 문제 해소와 실업자 지원과 같은 중산층에 호소하는 안건들을 우선 제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면서 의회의 협조를 다시 한번 당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가 본 궤도에 올랐고,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자신의 공약을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의회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백악관의 이런 언급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에 나와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타협의 무대로 나오지 않고 관료주의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같은 당 랜드 폴 상원의원 역시 CNN과 NBC에 출연해서 백악관 관료들의 이번 발언은 협박처럼 들리고 오만함이 묻어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CBS에 출연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부실한 경제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과거 일본에 제공했던 플루토늄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이 과거 냉전시기에 일본에 연구용으로 플루토늄을 제공했었는데요. 아시는 대로 플루토늄은 핵무기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핵심 물질입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최근 일본에 대해 이 플루토늄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양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미국이 일본에 제공한 플루토늄의 양의 얼마나 됩니까?

기자) 330킬로그램 분량입니다. 현재 이 플루토늄은 일본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의 고속로 임계 실험장치(FCA)에서 핵연료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고농도 플루토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핵무기 약 5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돌연 연구용 플루토늄을 돌려달라고 하는 이유는 뭔가요? 혹시 일본이 몰래 핵무기를 만들까 의심하는 건가요?

기자) 그 보다는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이 자칫 국제 테러단체들의 손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0년 열린 첫 핵안보 정상회의 때부터 줄곧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의 플루토늄을 문제 삼으며 반환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본은 고속로 연구에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오는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제3회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마무리 지을 계획입니다.

진행자) 미-일 관계가 플루토늄 반환 문제를 놓고는 삐걱이는 반면 사이버 안보 분야에는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이 자위대의 사이버 방위 능력을 키우기 위해 미군 교육과정에 전문가를 파견할 계획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다음 달 처음으로 열리는 사이버 방위 실무 회의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검토해서 내년부터 실행에 옮길 방침입니다. 참고로 일본 자위대는 오는 3월에 약 90명 규모의 사이버 방위대를 발족해 자위대의 전산망을 24시간 감시, 방어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치안 불안이 급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요?

기자) 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어제(26일) 국제안보지원군(ISAF) 합동사령부를 맡고 있는 마크 마일리 사령관의 발언을 비중있게 보도했는데요. “미군이 올해 안에 철수하면 아프간에서는 자살 테러 같은 공격 행위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말입니다. 마일리 사령관은 앞서 국방부 브리핑에서도 미군이 철수한 이후에는 자살 테러와 같은 세간의 이목을 끌만한 성격의 공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고 미군이 계속 주둔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마일리 사령관의 그같은 발언은 미군 주둔 연장을 주장하기 보다는 철수 이후에 더욱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마일리 사령관은 ‘더 힐’에서, 외국 주둔군의 철수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에는 아프간 정부군이 항공과 보급, 특수전, 정보, 의료 등의 역량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의 아프간 전투 임무도 올해 모두 끝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 군이 올해 전투 임무를 마무리 하더라도 국제 연합군은 상황과 별도 조건에 따라 추가 주둔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직 미군이 올해 이후에도 아프간에 주둔하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요. 미국과 아프간의 새 안보협정이 끝내 성사되지 않는다면 미군은 올해 모두 철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미국 서부 지역에 신종 독감이 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에 신종 독감이 확산돼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주 보건 당국은 어제(26일)까지 신종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이 95명인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난 17일에 45명이던 사망자가 일주일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건데요. 이와는 별도로 추가 51명의 사망자들도 원인이 신종 독감으로 밝혀질 경우 전체 사망자는 146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진행자) 신종 독감이 뭐길래 목숨까지 잃게 만드는 거죠?

기자) 지난 2009년에 한때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H1N1’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독감을 말하는데요. 올해 유독 캘리포니아주에 신종 독감이 유행하는 것은 적당한 기온에 습도가 낮아 바이러스 확산이 쉬운 환경이 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동북부 지역에는 올 겨울 엄청난 한파가 닥치면서 바이러스가 살아남지 못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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