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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중전회, 시장 주도 개혁 강조...필리핀 태풍 피해, 구호지원 어려움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 전체회의에서 시장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경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필리핀 태풍 하이옌 피해 지역에서 혼란이 계속되면서, 구호 지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란이 새 중수로에 대한 유엔 사찰을 허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 중앙위원회의 3차회의인 '3중전회'가 오늘 베이징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오늘 공보를 통해 주요 결정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중국 공산당 중앙이 전면 심화 개혁에 관한 중대 결정을 통과시켰다면서, 특히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는 시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그 동안에도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강조해왔는데,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더 많은 초점을 맞춘다는 겁니까?

기자) 공보 내용을 보면, 정부와 시장의 관계에 있어서 시장이 자원을 분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경제 개혁의 핵심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과거 중국 당국은 시장이 자원 분배에서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고 기술했었는데요. 이번에 결정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유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도 언급하고 있는데요. 공보는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되 공유제를 국가경제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공유제와 사유제는 모두 사회주의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세부적인 실천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 공보에서 상세한 부분까지 밝히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장주도형 사회주의 경제의 완성을 위해 개혁전담 조직인 '심화개혁영도소조'를 구성하고 관련 업무를 총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조는 개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과 이행, 감독 등을 전담하게 되는데요, 각급의 당 위원회는 개혁에 대한 지도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개혁의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하고 있습니까?

기자) 수치화한 목표는 없고요. 다만 2020년까지 중요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면서, 목표 시점을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3중전회에서 제시한 시장 주도 경제개혁 목표는, 앞으로 시진핑 주석 체제에서 추진할 성장 정책의 근간이 될거란 분석입니다. 공보는 2020년까지 종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과학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외에 다른 분야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번 3중전회에서는 경제, 사회,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당 정치국 등이 마련한 개혁 초안을 심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중에 국가안전위원회를 새로 설립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띕니다. 공보는 국가안전위원회를 새로 만들어서 국가안전체제와 전략을 개선하고 국가안전을 확보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앞으로 공안과 무장경찰, 사법기관, 국가안전부 외에도 외교부 등 다른 부처들의 관련 업무까지 총괄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소수민족 문제 같은 국내 치안 외에 주변국들과의 외교 갈등같은 문제도 다룬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진행자) 사법 개혁에 관한 부분도 있군요?

기자) 네. 개혁안에는 헌법의 권위를 보호하고 공정한 재판권과 검찰권을 확보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또 인권사법보장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사법 개혁에 대해서도 관련 지침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지난 주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 피해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태풍은 지나갔지만 재난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풍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중부 레이테 주의 주도인 타클로반인데요. 20만 인구 중 1만 명이 이번 태풍으로 사망했다는 추정이 나올 정돕니다.

진행자) 정말 엄청난 피해군요?

기자) 워낙 피해가 크다 보니 태풍이 지난 후에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구호 인력과 물자를 투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어서, 생존자들도 여전히 심각한 위험 상황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필리핀에서 일어났던 자연 재해로는 가장 큰 규몹니까?

기자) 현재까지 기록된 재난 피해로는 최악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태풍은 지난 1991년의 셀마 였는데 당시 5천1백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모든 재난을 통틀어도 지난 1976년 필리판 남부 모로만에서 지진 후 쓰나미로 5천8백명이 사망했던 게 가장 큰 인명피해였습니다.

진행자) 타클로반 시는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타클로반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사람들에 따르면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정부 상태와 같은 모습이라고 합니다. 타클로반 사진을 보면 태풍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도로도 파괴돼 거의 전쟁터와 같은 모습입니다. 항구에는 배들이 부서진 채 기울어져 있고요. 거리에는 시신이 그대로 방치돼 악취를 풍기고 있습니다. 전기와 물, 통신도 모두 끊겼습니다. 또 사람들이 식료품과 식수를 구하기 위해 상점을 약탈해 남아있는 물건이 없다고 합니다. 며칠 째 굶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고, 외부의 지원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지원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까?

기자) 타클로반은 필리핀 중부 지역으로 들어가는 관문 같은 곳인데요. 타클로반 공항이 마비 상태라서 외부 구호인력과 물자를 투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경우 지난 9일에 이미 인근 세부섬에 의료물품을 싣고 도착했지만 사흘이 지난 오늘까지도 타클로반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공항도 태풍으로 파괴됐습니까?

기자) 물론 태풍의 영향도 있지만, 현지를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통제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말씀드린 타클로반 상황이 극도로 열악하고 또 다른 태풍이 접근한다는 예보도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도나도 살기 위해서 공항으로 몰렸습니다. 현재 군인들이 공항을 통제하지만, 아직 항공기 운항이 원활하게 이뤄지진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구호활동 지원을 위해 현지에 항공모함을 파견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가 구호 인력과 물자를 싣고 홍콩에서 필리핀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14일에야 주변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미국은 이밖에 2천만 달러의 지원 기금을 제공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국가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적은 액수여서 논란이 됐다고요?

기자) 중국 외교부는 오늘 필리핀에 10만 달러의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국의 2천만 달러, 또 캐나다와 영국의 1천만 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규모죠. 또 한국 정부의 지원금도 5백만 달러고, 한국 적십자 한 곳의 지원금만 10만 달러라는 점을 보면 얼마나 적은 규몬 지 알 수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 조차 인도적 지원 결정에 영유권 문제가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란 핵 문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이란이 새 중수로의 유엔 사찰을 허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군요?

기자) 이란에서는 어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원자력기구 대표와 테헤란을 방문한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포괄적 협력 방안에 합의했는데요. 오늘 이란 핵 당국은 아라크에 새로 건설한 중수로에 대한 사찰을 허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외에도 중수로를 통해 핵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도 확보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진행자) 하지만 그 동안 논란이 돼온 파르친 군사지기 사찰에 대해선 여전히 언급이 없군요?

기자) 네. 그 동안 외부에서는 이란이 파르친 군사기지에서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고폭실험을 비밀리에 실시했다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도 보고서에서 그런 의혹을 제기했었고요.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문에서 언급이 없었는데요. 앞으로도 더 큰 핵 협상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강대국간의 핵 협상은 합의 없이 종료됐는데, 책임 공방이 있군요?

기자) 네. 앞서 프랑스와 미국의 견해 차이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강대국들 간에는 합의가 이뤄졌고 이를 이란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었습니가. 그러자 이란 측 협상대표인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협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은 강대국들의 이견을 좁히는데 할애됐다면서, 케리 장관의 발언은 모순 된 것이고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자리프 장관과 케리 장관 모두 오는 20일 재개되는 협상을 앞두고 진전을 기대한다는 발언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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