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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수립 65주년 북한, 경제난·외교적 고립 양대 과제"


9일 북한 정권수립 65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농적위군의 대규모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9일 북한 정권수립 65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농적위군의 대규모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정권수립 65주년을 맞은 북한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로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을 꼽고 있습니다. 북한의 현실과 과제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원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권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런대로 권력기반을 굳힌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전현준 원장] “탈북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것을 보면 김정은에 대한 지지가 60%는 된다고 합니다. 기대감도 있고, 전반적으로 안정화 추세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이래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노동당의 득세를 지적합니다.

원래 북한의 정치체제는 수령을 정점으로 노동당이 군부와 내각을 지도, 통제하는 체제입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른바 `선군정치'를 앞세워 지난 20년간 군부에 힘을 실어주는 바람에 당과 내각은 뒷전에 물러나 있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해 7월 군부의 최고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한 데 이어 원로 장성들을 대거 교체했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정권이 리영호를 제거함으로써 다시 당 우위체제로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이런 사람을 여럿 교체했는데, 이는 선군정치의 폐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김정은의 정책으로 보여지고, 새로운 영도체계가 안착되는 것같습니다.”

군부를 장악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3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건설과 핵 무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 전략'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시한 ‘경제개발-핵 병진’ 노선이 실현불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강인덕 전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지금 핵 개발에 10억 달러 이상 써야할 텐데, 외화가 있겠느냐, 에너지 문제에 그리고 식량난, 이런 3대 부족 현상이 문제인데, 거기에 국제적 제재가 가해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경제 회생이 안될 겁니다. 3대 부족을 해결할 길이 없어요.”

북한은 또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대북 제재 결의 2094호를 채택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등 국제사회의 압박은 이전보다 한층 더 강화됐습니다.

주목할 것은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 시진핑 정부도 평양에 대한 압박에 동참한 점입니다.

중국의 국영은행인 중국은행은 지난 5월 북한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 중단과 계좌폐쇄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북한 화물트럭들에 대한 검사와 검색을 강화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도널드 그레그 전 한국주재 대사는 북-중 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그레그 전 대사] “I think there is lot more hostility between two countries…

북한과 중국 간 적대감과 냉랭한 기류가 언론 등을 통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겁니다.

빈부격차도 북한이 직면한 심각한 사회 문제입니다.

미국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평양에는 고급 롤렉스 시계를 차고 달러를 펑펑 쓰는 특권층이 있는가 하면 지방에서는 1천만 명 이상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대표] “사회주의는 실종됐고, 계획경제와 중앙공급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권력과 결탁한 사람은 돈과 권력을 움켜쥐고 있지만 일반 백성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돈을 쥘 수는 없기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같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내부적으로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적으로는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양의 수뇌부가 핵 문제에 대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우라늄 농축을 일단 중단하든가,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든가, 그런 조치가 없으면 미국이 응하지 않고 중국도 혼자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핵 문제에 대한 새 대책이 없으면 북한의 경제, 핵 병진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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