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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유엔 북한상주조정관 "올해 대북 지원에 1억달러 긴급히 필요"


지난 5월 평양에 부임한 굴람 이작싸이 유엔 상주조정관이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5월 평양에 부임한 굴람 이작싸이 유엔 상주조정관이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북한에 주재하는 UN 기구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약 1억 달러가 당장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상주조정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인도주의 자금 모금에 어느정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내 유엔 기구들의 협의체인 ‘유엔 국가팀’이 15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미화 9천8백만 달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유엔 기구들이 대북 지원을 위해 필요로 하는 총 예산은 1억5천만 달러이지만, 6월 15일까지 약 35%인 5천2백17만 달러만 확보됐다는 것입니다. 확보 자금에는 지난해에서 이월된 자금과 올해 모금된 자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 내 유엔의 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굴람 이작싸이(Ghulam Isaczai) 유엔 상주조정관 (UN Resident Coordinator)은 15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환경이 대북 지원 자금 모금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습니다. 유엔개발계획 UNDP 평양사무소장도 겸임하고 있는 이작싸이 조정관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 녹취] “Certainly there is an indirect impact due to the difficult political environment..”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대북 제재에서 인도주의 지원은 명시적으로 제외돼 있기 때문에, 유엔 회원국들이 제재 때문에 지원을 보류하고 있다는 결론을 지을 수는 없고, 어떤 국가도 제재 때문에 대북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국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그러나 “북한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적 환경이 원조국의 기부 의욕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여전히 열악하다고 경고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기부를 촉구했습니다. 연간 식량부족량이 2011년 108만6천t에서 2013년 50만 7천t으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약간의 개선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은 권장량에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유엔은 현재 북한 주민 1천6백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난을겪고 있으며, 2백40만명의 매우 취약한 계층은 정기적인 외부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 녹취] “It’s not always the supply of food but also the quality of food that is most important..”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식량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한데, 북한 주민들은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과 어린이들은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단백질과 비타민, 미량 영양소 등을 유엔을 통해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이 계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하반기 동안 유엔의 북한 내 활동의 우선 과제 중 하나로 2백40만명의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식량과 미량영양소를 제공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 녹취] “For instance food and micronutrient products for 2.4 million children…”

이 외에도 예방접종,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 북한의 협동 농장에 종자와 비료를 제공하는 활동 등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예산 부족 외에 북한으로 원활히 활동 자금을 송금하지 못하는 것도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지난 5월 중국의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이 조선대외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 녹취] “Agency headquarters in New York and other places have been talking to member states…”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뉴욕의 유엔 본부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회원국들과 논의를 했고, 기존의 은행 경로를 복구하던가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즉각적인 해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현재 북한에서 현금이 떨어지고 있지만 유엔이 북한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기 때문에 해결책이 곧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이 같은 문제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엄격한 분배감시 체제를 구축했지만, 현금이 없어 연료를 사지 못하면 감시에 나서지 못한다고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설명했습니다. 또 식량을 곳곳에 전달할 수도 없고, 수재민들을 위한 이동식 진료소도 파견할 수 없어 결국 북한 주민들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작싸이 상주조정관은 원조국들이 인도주의적 지원은 정치와 분리돼 있다는 점을 실제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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