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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희천발전소 긴급 방류… 댐 부실 의혹


지난해 6월 촬영한 북한 희천발전소의 댐. 북한은 희천발전소 준공 2달 만인 당시, 평양에서 필요한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게됐다고 선전했다.

지난해 6월 촬영한 북한 희천발전소의 댐. 북한은 희천발전소 준공 2달 만인 당시, 평양에서 필요한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게됐다고 선전했다.

북한이 강성대국의 상징으로 선전한 희천발전소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긴급 방류가 부실공사 후유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자강도에 건설한 희천발전소가 최근 긴급 방류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희천발전소에 발전용수를 공급하는 용림댐의 저수량이 물이 가득찼을 때의 10% 수준에 불과한 상태에서 대규모로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런 상황은 한국의 과학위성인 아리랑 2호가 지난 5월 말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났습니다.

한국정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의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일 희천발전소가 만수량의 10% 수준에서 대규모 방류를 했다면 발전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발전을 하는 측면에서 보면 10%도 못 되는 물의 양에서 대규모로 방류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은 발전을 안 하겠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왜냐하면 수력발전소는 최소 수량이 확보돼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천발전소 공사는 2001년에 시작됐지만 경제난 등 여러가지 이유로 곧바로 공사가 중단된 뒤 오랫동안 사실상 방치됐습니다.

북한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선중앙통신이 2011년 9월 2일 보도한 사진이다.

북한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선중앙통신이 2011년 9월 2일 보도한 사진이다.

그러다가, 2009년 3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희천발전소 공사현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공사가 재개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선전했던 2012년까지 공사를 끝내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국가적 역량이 희천발전소 건설에 집중되기 시작했고, 지난 해 4월 5일에는 성대한 준공식을 벌였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보도] “뜻깊은 태양절을 앞두고 희천발전소가 완공됐습니다.”

북한은 준공식에서, 보통 10년 걸리는 댐과 발전소 건설을 단 3년 만에 마쳤다고 자랑했습니다. 특히 발전소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희천속도’ 라는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희천발전소 건설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며,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정우진 선임연구위원은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실공사의 징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제 완공되고 나서 앞으로 그게 잘 유지가 되느냐가 문제죠. 댐 공사나 이런 것이 부실화되면 어느 정도 하다가 댐에 누수가 있다든지 아니면 기계 같은 데 문제가 생긴다든지..”

한국 군과 정보 관계자들은 희천발전소가 최근 긴급 방류를 실시한 것과 관련해 아직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범람을 우려해 미리 물을 뺀 것인지, 아니면 부실공사로 심각한 누수나 균열이 생겨 비상조치를 취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물이 부족한 갈수기인 지난 달에 홍수 예보나 경보가 없었는데도 비상 방류가 실시된 점을 들어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의 윤재영 책임연구원은 다목적 댐의 경우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방류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목적 댐이 아닌 희천발전소의 용림댐이 전기 생산 이외의 목적으로 물을 방류했다면 한 가지 이유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예를 들어 물을 방류하고 난 뒤에 보수를 해야 된다든가 유지관리 차원에서 다른 급박한 사정이 생겼다든가 그럴 가능성이 있죠.”

윤 연구원은 희천발전소의 상황이 중대한 문제인지 아니면 사소한 일인지를 파악하려면 좀 더 구체적인 자료와 정보, 현장 방문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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