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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북한 전기 사정, 빈곤국 평균 못 미쳐'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지난 2005년 위성으로 촬영한 한반도 주변의 밤 사진.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을 보여준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지난 2005년 위성으로 촬영한 한반도 주변의 밤 사진. 북한의 열악한 전력 사정을 보여준다.
북한이 전세계에서 전기 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혔습니다. 상황이 개선되는 속도도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전기공급 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20개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에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북한 주민은 1천8백만 명으로, 인도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에 이어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았습니다.

북한 전체 인구 가운데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도 26%로, 세계평균 83%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저소득국가 평균 32%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북한보다 평균이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과 오세아니아 지역 일부 국가들 뿐이었습니다.

특히 북한 도시 주민들은 37%가 전기를 사용하는 반면, 시골 주민들은 10%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등 도농간 격차가 컸습니다.

이밖에 전기 사용자가 늘어나는 속도도 세계평균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평균은 연간 1.2%를 기록했지만, 북한의 경우 2000년 22%에서 2010년 26%로 10년간 연 평균 0.4% 증가에 그쳤습니다.

세계은행의 이번 보고서는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계획의 3가지 목표에 대한 진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작성됐습니다.

보고서는 전세계 약 12억 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는 시골 주민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은행의 레이첼 카이트 부총재는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카이트 세계은행 부총재] "Without energy, there is no economic growth…"

에너지가 없으면 경제가 성장할 수 없고 기회도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전세계 누구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카이트 부총재는 말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 주민 가운데 난방이나 조리에 석유 같은 액체연료와 천연가스 같은 기체연료 등 비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사람은 9%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세계평균 59%와 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반면, 북한 인구 91%에 해당하는 2천2백20만 명은 나무와 석탄, 동물 배설물 같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고체연료들은 가정 내 공기오염 같은 보건상의 문제나 화재 같은 안전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보고서는 북한의 총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태양에너지와 풍력, 수력 같은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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