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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의 확산 활동은 테러 지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의 새 저서인 '김정일 시대 마지막 날들(The Last Days of Kim Jong Il)'의 표지 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의 새 저서인 '김정일 시대 마지막 날들(The Last Days of Kim Jong Il)'의 표지 사진.
북한이 확산 활동 등을 통해 세계 각지의 비국가 단체들을 지원해 왔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극단주의 세력에 민감한 군사기술 등을 전수한 건 엄연한 테러 지원 활동이란 주장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을 계기로 미국 국무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10월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핵 검증 합의에 따라 테러지원국에서 삭제됐지만, 더 이상 테러를 저지르지 않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판단도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브루스 벡톨 미 텍사스 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김정일 시대 마지막 날들’이라는 제목의 새 저서에서 이 같은 판단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북한이 최근까지도 전세계 비국가 조직들에 무기와 민감한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등 전형적인 테러 지원 활동을 해 왔다는 지적입니다.

벡톨 교수는 2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새 저서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의 테러 지원 활동을 비중있게 다룬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North Korea actively engages in selling expertise or weapons or anything that they can use to anybody who will buy it…”

직접 테러를 저지르지 않더라도, 현금 확보를 위해서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는 북한의 확산 활동이 테러 지원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벡톨 교수는 저서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5개의 비국가 조직을 지목했습니다.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이란의 최정예 혁명수비대, 스리랑카 정부 군에 괴멸된 타밀반군,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북아일랜드 무장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 등 조직의 성격과 국적도 다양합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를 통해 헤즈볼라에 미사일 부품과 화학무기 등을 제공했으며, 헤즈볼라는 이런 경로로 확보한 단거리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이 과정에서 M600 장거리 미사일을 이란과 공동 제작해 시리아와 헤즈볼라에 공급한 정황도 상세히 묘사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이란과 협력해 탄도미사일을 헤즈볼라에 넘기고 시리아가 미사일 공장을 건설하는 데 도움을 준 점은 심각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관계가 북한이 헤즈볼라에 단거리 미사일과 대포를 제공하고 지하시설 건설을 지원하면서 깊어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과 우라늄 농축 계획에 필요한 부품 등 대량살상무기를 구입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중동에서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대항해 테러를 수단으로 삼는 조직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그 밖에 북한이 1997년부터 2009년까지 타밀반군에 쾌속정과 미사일, 대포 등을 지원했고, 알카에다에는 지대공 미사일을 판매했으며, 아일랜드공화국군과는 위조지폐 거래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테러 지원 정황이 분명한만큼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I think North Korea should be on the list of nations who support terrorism because North Korea is a nation…”

한편 벡톨 교수는 새 저서에서 북한의 테러 지원 활동 외에도 북한의 군사력과 전략, 천안함과 연평도 공격, 핵 위협과 핵 공격 시나리오 등을 분석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들에게 안정적으로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사망 직전 당 조직과 안보체계, 확산 네트워크 등을 치밀하게 정비했으며, 현재 북한의 행동과 변화는 철저히 김정일 시대 마지막 3년의 산물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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