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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겉으로만 전쟁 위협...내부는 평온


11일 북한 평양에서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춤을 추는 시민들.
11일 북한 평양에서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춤을 추는 시민들.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향해 연일 전쟁 위협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평양에선 김일성 주석의 생일 행사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중적인 행동이 철저하게 계산된 행위라고 보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즈음해 라몬 히메네스 로페스 위원장 등 라틴아메리카 주체사상연구소 대표단과 아나톨리 돌가체흐 위원장 등 러시아 원동지역 김일성.김정일주의 연구협회 대표단, 그리고 중국 단둥의 김일성화 김정일화 온실 대표단 등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도 재일본조선민주여성동맹 대표단 등 친북 재외 한인들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했습니다.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려는 손님들의 입국 소식을 속속 전하면서 잔치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겁니다.

평양주재 `AP통신'도 10일 장문의 기사로 평양이 이상스러울 정도로 조용하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준비 보다는 태양절을 앞두고 거리 단장을 하는 데 더 열성이라고 전했습니다.

평양의 이런 모습은 북한 당국이 계속해서 미국과 한국을 겨냥해 전쟁 위협을 쏟아내고 있는 행동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일 평양주재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들에게 철수를 권고한 북한 당국이 외국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초청한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조태영 한국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북한이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들에 대해 철수할 의향이 있는지를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에 대해서 현재 어떠한 외국 정부도 국제기구도 철수 의사를 밝힌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군 전방 부대들도 일제히 봄철 영농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소식통은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북한 군 전방부대가 영농작업에 들어갔고 1호 전투근무태세가 발령됐던 지난 달보다 근무태세가 느슨해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최고 수위의 위협 발언을 계속하면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북한의 이중적 행동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신범철 박사는 북한의 행동은 정치적 목적이 깔린 철저하게 계산된 행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국방연구원 박사] “북한은 자기들의 명분을 쌓는 거죠, 체제의 수호가 중요하고 자기들은 위대한 체제다, 그렇기 때문에 체제의 행사는 크게 축하를 하고 동시에 한반도 상황은 북한 나름대로는 한국이나 미국이 자기들을 압살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자기들이 잘 대응하고 있다, 이런 차원으로 같이 나가는 거죠.”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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