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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탈북난민들 '북한 핵실험, 큰 실망'


12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한국 서울의 주한미국대사관 주변에서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시위. (자료사진)
12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한국 서울의 주한미국대사관 주변에서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시위. (자료사진)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들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큰 실망과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탈북 난민들의 반응을 들어봤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는 12일 3차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평양 시민들이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들(조선중앙 TV)]

평양 시민들은 마치 각본을 읽듯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 유엔 안보리의 성명을 비난하고, 지도자 김정은을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이런 모습이 한심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미 남부에 사는 40대 탈북 난민 아브라함 씨입니다.

[녹취: 아브라함] “(핵실험에) 무슨 자부심이 무슨 있어요? 다 거짓말이지. 선전하려고 사람들 몇이 우리는 뭐 어쩌구 기리구 그러다가 인터뷰하고 촬영해서 다 각본에 따라 하는 거죠. 그리고 내 보내 놓고 뭐 긍지가 있고 자부심이 있다 하지. 그 사람들이 무슨 희망이 있어요? 오늘 당장 저녁에 집에 가서 먹을 것, 이제 한 달 어떻게 견딜까? 항상 이 생각이지. 아 평양에 산다고 다 잘 살아요? 평양에도 10 퍼센트도 안되는 사람만 좀 살지. 평양시도 참 한심해요, 실지로”

미국 정착 4년째인 아브라함 씨는 북한 당국이 핵실험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며,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브라함] “야 난 제발 (핵실험을) 하지 말았으면 했습니다. 그래도 경제적 지원이라도 좀 받고. 고저 중국하고 경제적으로 협력이나 하고 무역하고 조금씩이라도 개방해서 사람들에게 밝은 물질문화적인 수준을 향상시켜야지 정부가. 저렇게 계속 기리니까니 백성들이 얼매나 고달프겠나 서글프죠. 또 경제 제재가 들어가구. 너무 가슴 아프죠.”

최근 미국 시민이 된 미 동부의 탈북 난민 에스더 씨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분노한다며 매우 격한 감정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에스더 씨] “참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럼 우리 다음 세대라도 행복하게 살 것 아니에요. 북한에서 우리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그거에요. 살든지 죽든지 빨리 빨리 결판내 우리 다음 세대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늘 우리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에요. 아니 그러면 대대손손 계속 저렇게 살 것 아니에요.”

에스더 씨는 설 명절이 돼 고향에 있는 가족 생각이 더욱 간절했는데 3차 핵실험 소식에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분노로 바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착 5년만에 사업으로 성공한 40대 탈북 난민 매리 씨는 국민보다 핵을 먼저 내세우는 지도자가 어리석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리 씨] “핵실험을 하는 자체가 아주 우둔하다고 생각해요. 북한에서는 핵실험을 가지고 세계를 들뜨자고 하는데 나는 그 돈이면 백성들을 먹였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 핵실험을 통해 장군님에게 충성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거예요.”

매리 씨는 이밥이 아니라 강냉이밥에다 토장이라도 제대로 먹었으면 하는 게 북한 주민들이라며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탈북 난민들은 핵실험에 대해 매우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러시아 파견 근로자 출신인 안드레 씨는 북한이 아무리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다 해도 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당국자들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드레 씨] “핵실험에 대해 나는 솔직히 관심 밖입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만들어봤자 북한의 능력이나 결단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봐요. 저들이 스스로 전쟁을 하겠습니까? 어디다 핵과 미사일을 쏘겠습니까? 기껏해야 한국에 한번씩 도발을 하는 것 밖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세계 여론이 거기다 막 굉장하게 떠들어 대니까 북한은 오히려 그걸 이용해서 세계 여론을 집중시키고 유리한 쪽으로 뭔가를 얻어내려고 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레 씨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을 깨우고 각성시키는 노력”을 강화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에스더 씨 등 여러 탈북 난민들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좀 더 확실한 제재를 가해 북한 당국이 민생 우선의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에스더] “자꾸 이렇게 그냥 단순하게 경제적 압박만 하지 말고 좀 확실한 압박을 해서 다시는 저러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한숨) 빨리 북한에 있는 세대들이 자유롭게 살게끔. 좀 어떻게 확실하게 변하게 이런 기회에 못하나요? 미국은 힘이 있잖아요.”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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