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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평양 공기가 서울보다 나빠'


지난 9월 촬영한 평양의 석양. (자료사진)
지난 9월 촬영한 평양의 석양. (자료사진)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환경계획 (UNEP)이 발표한 북한 환경보고서 내용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환경계획이 최근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유엔환경계획이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의 협조를 얻어 2010년부터 올 8월까지 작업해 완성한 것입니다.

총136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북한의 공기, 물, 산림, 토양, 그리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평양의 연평균 아황산가스 농도는 0.009ppm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해 서울의 아황산가스 농도는 0.006 ppm으로, 이 같은 결과는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탁한 것을 의미합니다.

아황산가스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이며, ppm은 백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은 화력발전소와 공장, 가정에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해 황 성분이 다량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평양에서는 석탄 사용으로 먼지도 많이 발생해, 지난 2008년의 경우 제곱미터 면적에 1년간 가라앉는 먼지 양이 200g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1990년대 초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한국 광주광역시의 경우 먼지의 양은 평양의 절반인 1백20g이었습니다.

북한 내 공기 오염의 주범인 석탄 사용량은 갈수록 늘어, 지난 2000년 2천2백만t에서 2007년에는 2천7백만t으로 증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평양 대동강의 경우 2008년 화학적 산소요구량 (COD)이 2.15ppm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대동강의 수질이 한국의 2급수 정도로, 한강 팔당호의 수질에 못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동강의 대장균 숫자는 100ml당 3만6천 마리로 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동강 오염이 심한 것은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한 탓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산림이 지난 20년간 빠른 속도로 황폐화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990년에 8만1천 제곱킬로미터였던 나무숲이 2002년에는 7만5천 제곱킬로미터로 줄었습니다. 이는 1년에 4백80제곱킬로미터씩 산림이 없어졌다는 뜻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림이 이렇게 빠르게 황폐화된 것은 다락밭 개간과 토양침식, 그리고 주민들이 나무를 땔감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는 나무를 때서 난방과 취사를 하는 가정이 2백60만 가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북한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1918~2000년 사이 평균기온이 1.9도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그 결과 평양에서는 인천시 강화도와 함경남도 원산 남쪽까지가 한계선인 감나무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 정부에 구체적인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경제발전에서 환경을 고려하며, 좀더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북한의 환경 실태가 외부에 공개된 것은 2003년 첫 유엔 보고서가 나온 지 9년 만입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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