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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안 잠정 합의...“코로나로 5억명 빈곤층 전락 위기”


미국 뉴멕시코주 리아 카운티의 석유 시설.
미국 뉴멕시코주 리아 카운티의 석유 시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주요 석유 수출 국가들이 하루 1천만 배럴 감산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올 경제 위기 여파로 약 5억 명이 추가로 빈곤층이 될 것이라는 전망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주요 석유 수출 국가들이 난항 끝에 9일 감산 합의를 도출해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과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가 하루 1천만 배럴씩 원유를 감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9일 긴급화상회의를 열고, 최근 원유가 급락에 따른 감산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산유국들은 10일 새벽 3시까지 9시간에 걸친 회의를 통해, 5월과 6월 두 달간 지금보다 하루 1천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산유국들은 이어 7월부터 올 연말까지는 하루 800만 배럴, 그리고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씩 단계적으로 감산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500만 배럴 감산을 맡고, 나머지 국가들이 각각 할당량을 나눠 총 500만 배럴을 줄이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OPEC+는 회의 후 성명을 통해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가 주요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멕시코는 자국에 할당된 감산량 축소를 요구하면서 합의안 수용을 거부했습니다.

멕시코는 하루 10만 배럴까지 감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OPEC+는 40만 배럴 축소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10일, 사우디가 주최하는 주요 20개국 (G20) 긴급화상회의에서 다시 이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날(9일) 전화 통화로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는 당초 계획대로 10만 배럴만 감산하고, 미국이 멕시코를 위해 25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또 당초 OPEC+는 멕시코에 하루 40만 배럴 감산을 요구했으나 35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멕시코가 원유 감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OPEC+의 감산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9일)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전담 브리핑에서 OPEC+ 국가들이 지금 회의에서 합의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산업이 잘 되고, 석유 산업도 지금보다 더 잘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사우디의 감산을 중재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우디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빈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두 나라가 유가 전쟁을 끝내고 석유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공장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전 세계적인 석유 수요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원유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와 사우디가 계속 석유 증산 경쟁을 펼치면서 세계 유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유가 폭락으로 미국 셰일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셰일 석유는 암석에서 추출하는 석유로 채굴이 까다롭기 때문에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사우디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한동안 갈등이 계속됐습니다.

양측은 현재의 유가 폭락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 지난 6일로 예정됐던 화상회의도 연기한 바 있습니다.

OPEC+가 제시한 하루 1천만 배럴 감산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치 산유량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OPEC은 이들 국가가 각각 하루 1천100만 배럴씩 생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감산량은 OPEC+ 사상 최대의 감산 규모입니다. 또 기간도 2022년까지 장기적 계획을 내놨지만 9일 국제 유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이 기대하는 감산량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즉 1천만 배럴 감산이 일부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덮치면서 원유 수요가 붕괴됐다는 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미친 타격으로 전 세계 원유 수요 감소량이 하루 3천만 배럴 이상은 될 거라는 추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케냐 나이로비의 빈민가에서 어린 아이들이 물을 배급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지난 7일 케냐 나이로비의 빈민가에서 어린 아이들이 물을 배급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올 경제 위기 여파로 약 5억 명이 추가로 빈곤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수많은 사망자를 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약 5억 명이 추가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옥스팜이 전망했습니다.

옥스팜은 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소득과 소비 감소가 빈곤 수준에 미칠 영향을 계산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내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그리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나왔습니다.

옥스팜은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에 근거를 둔 국제구호단체입니다.

보고서는 먼저 현재 급속하게 확산하는 경제 위기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에는 어떤 경우든 1990년 이래 처음으로 국제 빈곤 수준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몇몇 나라는 30년 전처럼 다시 빈곤선으로 내던져지리라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제시하는 빈곤 기준을 가지고 다양한 상황을 다뤘습니다. 세계은행은 하루 $1.90 이하로 생활하는 경우를 극한적인 빈곤 상태로, 그리고 하루 $5.50 미만으로 생활하는 계층은 심각한 빈곤 상태로 규정합니다.

가장 심각한 상황인 수입이 20% 줄어든 상태에서 빈곤층이 최소 약 4억 3천만 명에서 최대 6억1천만여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노동권 보장이 취약하고 비공식 경제권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그날그날 벌어 사는 사람들은 쉴 시간을 가질 수도 생필품을 비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공식 경제권에서 일하는 20억 명 이상이 유급 병가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지난주 현재 상황이 더 나빠지면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만 빈곤층 약 1천100만 명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한편 옥스팜은 이번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칠 영향을 완화할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나 사업체에 현금이나 보조금 지급, 빚 탕감, IMF 지원, 그리고 구호 확충 등입니다. 여기에 부유층, 기업의 특별이익, 투기성 금융 상품 등에 대한 세금 부과 등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빚 탕감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많은 개발도상국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2조5천억 달러를 동원해야 합니다.

옥스팜 보고서는 잘 사는 나라들은 어려운 시기에 그들 자신의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수조 달러를 동원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만일 개발도상국들이 보건, 경제 위기에 맞서 싸울 수 없게 되면, 이 위기가 지속하고 가난한 나라뿐만 아니라 부자 나라 등 모든 나라에 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2030년까지 빈곤을 없앤다는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세계 경제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적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경기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가 8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고무적이나,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 전염병이 사그라지면 세계 경기가 2021년에 부분적으로 회복할 수 있겠지만,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IMF는 오는 13일 자세한 세계 경제 전망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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