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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코로나, 2차대전 이래 인류 최악 위기”…미, 베네수엘라에 과도정부 구성 촉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 종합해드리고,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한 소식 살펴봅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인류가 맞고 있는 최악의 위기 사태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사회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다국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확산 사태를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인류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유엔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가까운 과거에 있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세계은행(World Bank)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GDP)이 약 2%, 최악의 경우 4% 가까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화되기 전 내놓은 세계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5%입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이날 (31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를 3.3%에서 0.4%로 대폭 낮췄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JP 모건’ 등 다른 여러 국제 금융기관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가 지난 1981년과 1982년, 2008년과 2009년에 경험했던 것보다 더 깊은 경제 불황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질병과 경제적인 문제가 결합하면, 불안정과 소요, 갈등을 더욱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는 정치적인 게임을 제쳐둬야 한다고 구테흐스 총장은 말했습니다. 인류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며,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인 국제적인 공조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저소득 국가들의 신속한 대응과 회복을 돕기 위해 ‘코비드-19 대응회복기금’을 설립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요 20개국(G20)은 앞으로 2주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action plan)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31일, 2차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각국 장관과 총재들은 차기 회의가 열리는 15일까지 실무그룹에 임무를 부여하고 저소득 국가의 채무 문제와 신흥개발도상국의 금융 지원 등을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또 현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극심한 유동성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 확대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습니다.

화상회의에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 사태로 많은 나라가 보건 분야는 물론 가계, 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긴급하고 유례없는 자금 수요에 직면하고 있다며, 세계 금융 안정을 위해 강력하고 전례 없는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4월 1일 오전 현재,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86만 명 이상, 사망자는 4만3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이탈리아는 닷새째 폭발적인 증가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전날에 이어 1일에도 약 4천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지만, 이는 이탈리아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된 이래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12%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이탈리아는 적어도 오는 12일까지는 전국에 대한 봉쇄령을 지속할 방침입니다.

한편 필리핀과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가 또는 지역 봉쇄령을 확대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베트남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가장 늦게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현지 최대 병원에서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집단 감염 우려가 제기되자 1일부터 15일간 전국적인 봉쇄령을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올림픽 대회를 내년으로 연기한 일본의 상황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대형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집단 감염을 제외하고도 확진자가 2천 명을 넘어서면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아베 총리는 현 상황은 전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국가적 재난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긴급사태를 선언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 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도쿄도는 현재 내려져 있는 휴교령을 5월까지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무부가 베네수엘라 정국 해결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방안에서 과도정부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가 과도정부를 구성하면 베네수엘라에 부과한 경제 제재를 해제할 뜻이 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베네수엘라를 위한 민주적 이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 계획이 어렵게 꼬여 있는 베네수엘라 상황을 풀고, 베네수엘라의 더욱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계획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치를 때까지 자신들의 권한을 과도정부 구실을 할 5인 위원회에 넘기도록 했습니다. 5인 위원회는 6개월에서 1년 뒤에 공정한 선거로 차기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뽑을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다스립니다. 위원 5명 가운데 4명은 야권이 장악한 의회가 2/3 이상의 지지로 임명합니다. 나머지 1명은 의회가 선출한 4명이 뽑고, 이 사람이 과도정부 대통령직을 맡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이나 과이도 의장은 과도정부 위원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은 다음 대선에 나갈 수 있다고 폼페오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 최고 군 지도부는 과도정부 집권 기간 존속합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러시아나 쿠바군 등 모든 외국 군대가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등 조건이 충족된 뒤에 모든 제재를 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자신을 과도정부 임시 대통령으로 선포했습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50개 이상 나라가 과이도 의장을 합법적인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저항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해 베네수엘라를 압박해 왔습니다.

미국은 특히 베네수엘라 군부와 마두로 정권을 떼어놓기 위한 외교적, 경제적 압력에 주력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산유국이지만, 미국이 부과한 경제 제재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유입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베네수엘라 보건 체계에 심각한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낮은 유가와 전염병이 가져오는 위험 탓에 마두로 정권과 그의 지지자들이 좀 더 타협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31일 미국이 ‘출구전략’을 통해 제재 해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베네수엘라 특사는 언론에 마두로 체제가 이전보다 무거운 압력 아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마두로 행정부 안에서 진지한 논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방안을 승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방안은 마두로 대통령이 강제로 망명길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만일 마두로 정권이 협력해 제재가 풀어져도 인권 유린이나 마약 매매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오른 베네수엘라 관리들은 제재 해제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재 명단에 오른 집권당 주요 인사들은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동맹 세력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처벌을 배제해주지 않으면 미국 정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습니다.

남미 인권을 다루는 미국 민간조직인 ‘워싱턴중남미연구소(WOLA)’ 소속 데이비드 스밀디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국 정부 제안이 베네수엘라 정부 내 주요 인사들을 설득할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 제안은 그동안 마두로 정권을 경제적, 외교적으로 지지한 쿠바나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승인도 필요합니다.

한편 미국은 지난주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대법원장, 그리고 몇몇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마약매매와 돈세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이런 혐의를 일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지난 28일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비상정부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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