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란 핵 문제를 놓고 이란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또 유엔의 이란 제재 주장도 철회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얀마 시위 도중 경찰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던 여성이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 유럽인권재판소가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이란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18일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유럽 주요 3개국 외무장관과 회의 후 미국은 이란이 핵 합의를 전면 이행한다면, 이란 핵 합의에 복귀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 주요 3개국이라면 어느 나라들이죠?

기자) 이른바 ‘E3’라고 불리는 영국, 프랑스, 독일입니다. 이날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E3 외무장관의 첫 회담이었는데요. 이들 4개국 외무장관은 회의 후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하면 미국도 똑같이 이행할 것이며, 이란과의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란과 직접 마주 앉아 대화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는데요. 프라이스 대변인은 “만일 유럽연합(EU) 대표단이 ‘P5+1’과 이란이 참여하는 협상에 초대한다면 기꺼이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P5+1은 주요 6개국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가리킵니다. 이들 6개국과 이란은 지난 2015년에 흔히 ‘이란 핵 합의’라고 부르는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이 합의에서 탈퇴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2018년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했고요. 이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했는데요. 미국 정부의 발표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을 뒤집는 것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유럽연합이 미국을 회의에 초청할까요?

기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을 회의에 초청한다는 구상은 유럽연합 쪽에서 먼저 나왔고요. 이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 국무부의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아직 그런 초대장이 발부되진 않았지만 4개국 외무장관 회의 후 곧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유엔에도 이란 문제와 관련해 유화적인 조처를 내놨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또 이날(18일)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서한을 보냈는데요. 유엔이 이란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후 자체적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유엔에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유엔의 지지를 받지 못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이 이미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무기 금수 조처를 포함해 모든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절차를 발동했습니다. 

진행자) ‘스냅백’이 뭔가요?

기자) 네. 2015년 이란과 주요 6개국이 핵 합의를 맺으면서, 이란은 핵무기 활동을 하지 않고, 그 대가로 주요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고 이란이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만일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완화했던 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말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행정부는 이제 다시 유엔과 보폭을 맞추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이날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처도 완화했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 소속 직원들에 대해 업무 외에는 미국 내 여행을 제한하는 등 매우 강력한 조처를 시행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이런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궤변을 늘어놓는 대신에 핵 합의 당사국들인 ‘E3’와 유럽연합은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의 조처는 미국과 E3가 합의를 위반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은 핵 합의 위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죠?

기자) 네. 이란은 핵 합의에서 약속했던 3.67%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까지 올리는 작업에 들어갔고요. 또 오는 23일까지 EU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입니다. 
 

19일 미얀마 양곤 중심가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 시위 중 경찰의 총에 맞았던 여성이 결국 사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있었던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졌던 여성이 19일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먀 뚜웨 뚜웨 카인’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마침 스무 살이 되는 생일에 사망해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꽤 중태였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카인 양은 지난 9일 언니와 함께 시위 현장에 나갔다가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는데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져 그동안 생명유지장치로 연명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그의 가족들은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는 데 동의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경찰이 실탄을 쏜 겁니까?

기자) 네. 당초 카인 양이 고무탄을 맞았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카인 양의 초기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 가운데 의사 1명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실탄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변의 위험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평화적인 시위자에게 실탄으로 총격을 가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카인 양이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벌어진 후 첫 사망자인가요?

기자) 민간인으로서는 첫 사망자입니다. 지난 1일 쿠데타 발생 후 지금까지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얀마 군부는 시위 해산 과정에서 다친 경찰관 1명이 지난 15일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에서는 여전히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등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첫 민간인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는 쿠데타 발생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지난 17일, 양곤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수만 명씩 운집해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그간 미얀마 군부가 주요 도시에 군병력을 투입한 후 시위 규모가 급격히 줄어드는 모양새였는데요. 하지만 전날(16일)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추가 기소하자 수많은 시민이 시위에 동참하며 쿠데타 이후 최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지금 무슨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당초 미얀마 군부는 수치 국가 고문이 불법 휴대통신 기기를 소지했다며 수출입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시위대는 군부가 수치 고문을 다시 장기 구금하려는 술책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군부의 경고에도 시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추가 병력을 투입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두렵지 않다” 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의료진과 공무원, 교사, 철도 분야 파업 등 시민 불복종 운동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에서도 계속 미얀마 사태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는데요. 새로운 조처가 나왔나요?

기자) 네. 미국에 이어서, 영국과 캐나다도 미얀마 군부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영국은 18일, 미얀마 국방부 장관 등 3명에 대한 자산 동결과 영국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고요. 캐나다도 미얀마 군부 주요 지도자 9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두 나라의 조처를 환영하며 “버마 군부는 반드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돌려놓아야  한다” 며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일 모스크바 법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러시아 정부에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군요?

기자) 네. ECHR은 러시아 교도소에 있는 나발니 씨 생명에 위험이 있다면서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지금 징역형을 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으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왔는데요. 지난달 중순 귀국 직후 체포됐고요. 모스크바 법원은 지난 2일 나발니 씨의 징역형을 확정했습니다. 이로써 나발니 씨는 앞으로 2년 6개월 이상 복역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나발니 씨에게 적용한 혐의가 뭡니까?

기자) 네. 집행유예 기간 지켜야 할 규정을 어겼다는 겁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 2014년 사기 혐의로 감찰 기간 5년과 3년 6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요. 법원은 나발니 씨가 이 기간 행방을 신고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집행유예를 취소하고 실형을 살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이 문제에 관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나발니 씨 변호인단 요청에 따른 겁니다. 변호인단은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씨를 충분하게 보호하지 않는다면서 그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ECHR이 이런 변호인단 주장을 인정한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CHR은 변호인단 주장과 러시아 정부 측 설명을 검토한 결과, 나발니 씨 생명에 가해지는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그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ECHR이 과거에도 나발니 씨 관련 문제에 개입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ECHR은 지난 2017년 나발니 씨가 자의적이고 불공평하게 사기와 돈세탁 혐의로 기소됐다면서 그에게 배상하라고 러시아 정부에 요구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가 이번 ECHR  결정에 따라야 합니까?

기자) 원래는 따라야 합니다. 러시아가 ECHR의 근거가 되는 유럽인권협약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국제기구나 국제조약 결정 사항이 러시아 헌법과 충돌할 경우 헌법을 우선시하도록 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이에 근거해 ECHR 결정을 거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ECHR 결정에 러시아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러시아 법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이번 결정은 러시아 사법체계에 대한 미숙한 간섭이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번 ECHR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대통령실도 ECHR 결정이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면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